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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 산책

"사물의 변화를 천명에 맡긴 채, 도의 근본을 지키는 것이다"

"덕충부"의 시작은 왕태(장자에 나오는 불구자 제1호)라는 인물이 나온다. 형벌로 발 하나가 잘린 그는 물론 가공의 인물이다. 상계라는 사람이 이런 질문을 한다. 왕태가 어찌하여 공자의 본고장인 노나라에서마저 공자와 맞먹을 정도로 명성이 높고, 특별히 말로 가르치지도 않는데 찾아간 사람들이 모두 많이 배웠다고 하는, 불언지교(不言之敎)라는 것이 정말 있는 가란 질문이다. 그리고 그 다음 질문은 몸이 불구이나 마음이 온전하다는 것이 있을 수 있느냐 하는 문제이다. 일반적으로 라틴 속담처럼 '건전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라는 것이 정석인데, 이 사람은 오히려 '불건전한 육체에 초건전한 정신'인 셈이니, 이게 어찌 된 것이냐는 문제이다.

공자의 대답은 한마디로 "그는 성인(聖人)"이라는 것이다. 상계가 사람을 외모로 판가름하는 데 반해, 공자는 사람의 속을 본 것이다. 왕태야말로 자기 뿐만 아니라 세상 사람들이 모두 따라야 할 위대한 성인이라 못박는다. 나는 이 글을 읽다가 사자성어를 하나 개인적으로 만들었다. 성인이 되려면 "용심수종(用心守宗)"헤야 한다. 이 말을 풀이하면, 마음  씀(용심用心)이란, 수종(守宗)하는 것이다. '수종'이란 "命物之化(명물지화) 而守其宗也(이수기종야)"에서 따온 것이다. 성인은 "사물의 변화를 천명에 맡긴 채, 도의 근본을 지키는 것이다"  '도의 근본'을 '종(宗)'이라 한다. '으뜸'이란 말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나는 종교(宗敎)을 '으뜸가는 가르침'이라 풀이한다.

공자가 왕태를 성인의 경지에 있는 이유를 열거 한다. 왕태가 용심(마음 씀)을 이렇게 한다는 것이기도 하다.
1. 그는 생사(삶과 죽음)에 초연하다. 우리는 이를 '생사초월'로 읽었다.
2. 사물의 본성을 있는 그대로 꿰뚫어 보아 설령 천지개벽 같은 상황이 닥쳐온다 하더라도 꿈쩍하지 않는 의연하고 의젓한 사람이다. 우리는 이를 태연자약'으로 읽었다.
3. 審乎無假(심호무가) 而不與物遷(이불여물천)  그는 거짓이 없는 경지를 꿰뚫어 보고, 사물의 변화에도 결코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다. 여기서 무가(無假)는 '거짓이 없는 것'으로  완벽한 경지, 궁극 실체의 경지를 뜻한다. 우리는 '불여물천'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것으로 읽었다.
4. 변화을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다. 우리는 이를 '명물지화(命物之化)'로 읽었다.
오강남은 간디가 말한 진리파지(眞理把持)를 실현한 사람, 궁극적으로 여실(如實), 진여(眞如), 실상(實相), 살재(實在), 타타타(Tathata)를 실현한 사람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이런 사람은 세상에 두려울 것이 없는 사람일 뿐만 아니라 모든 것을 하나의 입장에서 보아 만물에 경계가 사라지므로, 그야말로 거칠 것이 없이 자유롭게 살아가는 사람이다. 본문의 표현을 쓰면 "마음을 노닐게 하는", "유심(遊心)"할 줄 아는 사람이다. 이런 마음이 제1편 소요유의 주제이다. "노닌다"는 것은 "마음의 문제"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런 사람은 "발 하나 떨어져 나간 것쯤은 흙덩어리 하나 떨어져 나간 것"으로 밖에 여기지 않는다. 이번 한 주동안은 용심(마음 씀)의 기술을 고민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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