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오늘 아침도 일요일마다 만나는 짧지만 긴 여운의 글들을 공유한다. 이런 글들은 책을 한 권 읽은 것과 갖다고 본다. 이런 글들은 나태하게 반복되는 깊은 잠에서 우리들을 깨어나도록 자극을 준다. 그리고 내 영혼에 물을 주며, 근육을 키워준다. 한 주간 모은 것들 중 매주 일요일 아침에 몇 가지 공유한다. 지난 글들은 https://pakhanpyo.blogspot.com 을 누르시면 보실 수 있다.
어제는 거의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정되었던 농장 일을 여럿이 함께 하였다. 번듯한 텐트도 치고, 큰 통에 물을 가득 채웠다. 혼자 하면, 힘든 일이지만, 여럿이 같이 하면 즐겁고 쉽다. 오늘 아침 사진은 물을 받으러 오고 가다가, 봄비에 젖고 있는 이팝 나무를 찍은 것이다. 고봉에 그득하던 밥이 물에 흐르는 것 같아 슬펐다. 오후에는 고향 친구들과 탁구 운동을 하고, 정기적인 행사인 옻 순 먹기를 했다. 고향 친구들은 짧게 말해도 말귀를 알아들어 좋다. 오늘 시는 봄비가 내리는 어제의 모습을 잘 그려준다.
봄/황인숙
온종일 비는 쟁여논 말씀을 풀고
나무들의 귀는 물이 오른다
나무들은 전신이 귀가 되어
채 발음되지 않은
자음의 잔뿌리도 놓치지 않는다
발가락 사이에서 졸졸거리며 작은 개울은
이파리 끝에서 떨어질 이응을 기다리고
각질들은 세례수를 부풀어
기쁘게 흘러 넘친다
그리고 나무로부터 한 발 물러나
고막이 터질 듯한 고요함 속에서
작은 거품들이 눈을 트는 것을 본다
첫 뻐꾸기 젖은 몸을 털고
떨리는 목소리를 가다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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