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4.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기
(2022년 2월 15일)

어제 약속한 노자 <<도덕경>> 이야기를 오늘은 하지 않는다. 오늘이 음력 1월 15일, 새해 첫 보름으로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정월대보름'이기 때문이다. 정월대보름은 동제(洞祭), 달 집 태우기, 줄다리기, 쥐불놀이, 지신밟기, 부럼 깨기 등 기복행사와 오곡밥과 오색나물을 먹고, 귀 밝이 술을 마시고 땅콩이나 호두 등의 부럼을 깨는 풍습이 있는 날이다. 그 의미는 이렇다. 그리고 오늘부터 22일간 공식적인 대통선거 운동이 시작된다. 우리 사회는 매우 중요한 시기를 보내야 한다. 그리고 잘 되기를 이 대보름날 기도해야 한다.
- 조상들은 농사를 시작하면서 함께 하는 놀이를 통해 풍년을 빌며 이웃 간 화합을 다진다.
- 오곡밥은 말 그대로 5가지 곡식으로 지은 밥인데, 평소 자주 먹지 못하는 음식을 먹으면서, 그 동안 부족했던 영양분을 보충하는 것이다.
- 말린 나물은 겨울에 삶아서 먹으면 여름에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한다.
- 날밤, 호두, 은행, 잣 등을 깨물면서 1년 동안 아무 탈 없이 평안하고 부스럼이 나지 않게 해달라고 빌며, 또한 이를 튼튼히 하려는 방법이다.
나는 어린 시절 친구들과 왜 그런 놀이를 하는지 모르고, 쥐불놀이를 했었다. 나중에 커서 불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불은 죽음과 부활이다. 불은 일년 동안 모든 슬픔과 아픔을 태워준다. 그리고 그 재는 거름이 되어 농사에 보탬이 된다. 그래 큰 행사마다 불꽃(아니 더 정확히는 꽃불)놀이를 한다. 정월대보름에 '달집태우기'를 하며, 조상들은 모든 부정과 악을 불태워 버리며, 내가 살고 있는 '이 곳'을 정화하고 싶었다. 나는 오늘, 이념 갈등으로 어지러운 오늘 우리 상황을 사진 속의 달집에 함께 태우며, 다음 세 가지를 보름달에게 기원하고 싶다. 미래를 위한 국가 아젠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우리 사회의 불평등 해소를 통한 경제 회복/저녁이 있는 삶 속에서 여유와 인문학적, 예술 행위를 통해 정신적 풍요로움을 키울 경쟁이 아닌 협력, 상생의 공동체 재건.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기도 전에 지난 3년 동안 우리 사회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크게 앓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오늘은 3월9일에 치러지는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오늘(15일) 0시를 기점으로 22일간의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역대 최악의 비호감 대선’이라는 평가 아래 야권 단일화와 가족 리스크 등 대선의 주요 화제로 떠오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이 단순한 표 계산을 넘어 코로나19 위기 이후 한국 사회 대전환을 위한 정책적 논의의 장이 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지만, 걱정이다. 대통령 선거 이야기는 시를 공유한 다음 이야기를 이어가고, 블로그로 넘길 생각이다.
어제 수녀 누님에게 전화를 받았다. 대보름날을 위해 나물과 호두 등을 택배로 보냈다 하신다. 그래 오늘 아침 시를 기억하고 공유한다. 사진의 지불에 우리 사회의 리셋에 대한 바람을 비손 한다. 정월대보름에 '달 집 태우기'를 하며, 조상들은 모든 부정과 악을 불태워 버리며, 내가 살고 있는 '이 곳'을 정화하고 싶다. 3월 9일 대통령 선거를 통해.
글이 길어진다. 여기서 멈춘다. 나머지 이어지는 글이 궁금하시면, 나의 블로그로 따라 오시기 바란다.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pakhanpyo.blogspot.com 이다. 최근에는 우리마을대학 홈페이지 블로그에도 글을 올린다. https://www.wmcss.net 이다.
대보름, 환하게 기운 쪽/손택수
대보름 뒷날 택배가 왔다
나물과 부럼과 과일이
부산에서 일산까지 건너왔다
찰밥은 먹었느냐 삐뚤삐뚤한 글씨와 함께
찰밥에 빈속 채우고
찌그러진 사과 한 알 깎는데
사과, 찌그러진 쪽으로 씨앗이 없다
씨앗이 사과를 부풀게 하였구나
씨앗을 먹이기 위해서 사과는
한쪽으로 기우뚱 몸이 무거웠겠구나
씨앗을 놓친 달이 기운다
기운 달이 대보름
젖을 물린다
부산에서 일산까지
택배로 건너온 달,
환하게 기운 쪽에서 울컥
찡한 시장기가 치민다
이번 대통령 공식 선거 운동에 우리가 눈길을 돌려야 할 것은 후보들의 비호감 난타전을 피하고, 팬데믹 이후 한국사회를 어떻게 새롭게 만들어 가야 하는지 고민하는 시간이다. 한 마디로 ‘리셋의 시간’이 되어야 한다. 여러 신문들 중 <한겨레>만이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묻고 있다. 인문 운동가로서 나 자신부터 후보들의 비호감적인 부분을 지적하기 보다, 우리 사회가 코로나 이후 나아가야 할 코로나 극복과 코로나 이후 우리 사회의 미래 청사진을 누가 잘 제시하는지 보고 판단할 생각이다. <한겨레>의 송채경화 기자는 다음과 같이 의제를 세 개로 정하고 전문가 의견들을 소개하였다. 나 자신의 판단을 위해 다시 정리하고, <인문 일기>에 공유한다.
글이 길어질 것 같아, 여기서 멈춘다. 나머지 이어지는 글이 궁금하시면, 나의 블로그로 따라 오시기 바란다.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pakhanpyo.blogspot.com 이다. 최근에는 우리마을대학 홈페이지 블로그에도 글을 올린다. https://www.wmcss.net 이다.
첫 째, 팬데믹 이후 우리 사회는 ‘리셋의 시간’이 되어야 한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지난 19대 대선은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을 계기로 한 ‘적폐청산’이 주된 의제였다면, 이번 대선에서 각 주자들은 3년째 이어지는 코로나19로 심화된 양극화 해결방안과 한국 사회를 ‘새로운 질서’로 이끌 대전환의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그런데 후보들이 이러한 ‘미래 전환’에 필요한 비전을 놓고 경쟁하는 대선이 아니라 여전히 후보 자격을 논하는 과거에 머무르고 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공유한다.
① “코로나19 위기를 거치면서 확인한 것은 기존의 낡은 제도와 관행을 리셋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대선은 이를 본격화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김윤철 경희대 교수)
② “현재 당면한 위기는 한 나라 단위의 수준이 아니라 전 지구적인 수준에서 엄청난 대전환이 일어나는 시대인데 한국이 선진국의 위치에서 이런 문제를 대면해보는 건 처음”이라며 “키워드는 ‘미래 전환’”이어야 한다. (서복경 더가능연구소 대표도)
③ “‘어떤 나라를 만들 것인가’에 대해 국민들에게 판단의 기회를 제공하고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내는 과정으로서의 선거가 아니라, 후보 자질 시비가 주된 논란이 되면서 선거의 의미가 많이 퇴색됐다.”(지병근 조선대 교수)
④ “대선은 그 자체로 ‘공론의 장터’가 서는 것인데, 이번 대선에서는 후보 개인을 향한 논란이 커지면서, 논쟁이 사라지는 선거가 되고 있다.”(박원호 서울대 교수)
두 번째, 갈라진 민심을 통합해야 한다. 이번 대선의 또다른 특징은 세대/진영/젠더 등 사분오열된 민심이다. 어느 쪽이 당선되든 양당 체제의 한계로 국정 운영에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후보들이 지금부터 ‘통합’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지도자의 ‘선의’에 기댄 통합형 인재 등용보다는 선거제도 개혁 등 제도를 통한 국회의 다원적 구성을 이끄는 데 대선 후보들이 앞장서 나서야 한다. 갈라치기를 통해 당선이 되고 난 뒤 선심 쓰듯 상대편에 손을 내밀기보다는 선거 과정에서 위기 상황을 공유하고 적극적으로 합의에 나서야 한다. 여러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공유한다.
① “(갈라치기 전략을) 심각하게 사용하고 난 다음에는 후유증이 남을 수밖에 없다”며 “시작부터 의회 권력과 대통령 권력의 충돌이 심각할 것”이다. (박원호)
② “국민의힘이 집권을 하더라도 제1당의 협력을 받지 않고서는 국정을 끌고 갈 수가 없다. 민주당도 역시 종래의 방식으로는 안 된다”며 “양쪽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현재의 다수결 민주주의보다는 다원적인 협의제 민주주의 방식으로 전환이 돼야 한다.”(유재일)
③ “대선 후보들이 화합의 인재 등용을 얘기하지만 누가 거기 들어가서 허수아비 노릇을 하겠느냐”며 “제대로 된 합의제 정치를 이끌어 나가려면 제도를 바꿔야 하고 그 제도의 출발점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통한 선거법 개혁”이다."(지병근)
세 번째로 한국사회의 대전환을 준비해야 한다. 전세계적 의제로 떠오른 기후위기와 이에 따른 산업구조 개편 논의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조적 변화를 준비해야 하는 시점에서 대선 후보들이 미세하고 구체적인 공약에만 집중하는 것은 이번 대선의 한계이다. 그리고 새로운 산업 구조로의 대전환과 함께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복지’의 개념도 이에 맞춰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
① “소득과 자산 격차가 심해지면서 나타난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한 복지와 함께 미래지향적인 성장도 여전히 중요하다”며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과 동시에 사회 타협적인 공정 성장이 이뤄져야 한다.”(유재일)
② “녹색 에너지부터 탄소중립 등 신산업으로의 이전이 진행되고 있고 플랫폼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변화한 현실에 적응하면서 신산업을 성장동력으로 키워내려는 접근이 필요하다.”(김윤철)
③ “큰 비전을 제시하면 선거공학적으로 불리하기 때문에 후보들이 이를 피하고 있다”며 “탈모약 얘기를 할지언정 건강보험 체계는 얘기하지 않는다.”(박원호)
④ “코로나 위기 극복이나 경제 성장, 양극화 해결과 정치 개혁 등 한국이 처해 있는 위기에 대해선 형식적으로 한두마디로 끝나고 만다.”“국가의 개혁이나 정책 과제를 소홀히 다루면서 대선을 통해 민주주의가 진전되는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지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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