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知性)이란 책이나 글을 읽고, 말하고 쓰는 일에서 나온다. 글이나 책을 만나 읽고 타자와 접속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나를 창조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은 고전평론가 고미숙이 강의하는 글쓰기 실전 강의를 책과 유튜브로 듣고 정리한 후, 공유한다.
고미숙은 글쓰기의 시작은 발원(發願)과 집중(執中)이라 했다. 글을 쓰려면 내공(內攻)이 필요하다. 내공은 욕망과 능력의 함수이다.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욕망이라면, 그것을 지속하는 힘이 능력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말하는 내공은 중국 권 법의 용어로 내가(內家)의 공부(功夫)를 줄인 말이다. 이는 곧 내적으로 쌓은 힘을 뜻한다. 사실 산다는 것은 온갖 고난을 겪는 거다. 피할 수 없을 바에 야 부딪혀서 겪어 버리는 게 낫다. 그래 인생을 잘 살아가려면 누구든 자율성과 능동성을 발휘하는 길을 반드시 확보해야 된다. 그래야 자유로운 사람으로 자신의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다. 그런 길 중에 글쓰기가 가장 보편적이다. 글쓰기에서 발원은 생각의 편린들을 모으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하나의 주제가 압축되며 발원(發願, 간절한 바람)이 일어난다. 그런 다음 집중하는 거다. 집중하면, 일상과 세계를 재발견하게 된다. 요약하면 간절히 발원하기는 주제를 화두처럼 늘 갖고 다니는 것이다. 그리고 항심을 갖고 집중하며 삶의 현장을 놓치지 않는 거다.
그런 다음 글 쓸 내용들의 질서를 부여하는 거다. 산만하게 흩어진 생각의 조각들에 리듬을 부여하는 거다. 질서를 줄 때 그 기준을 봄-여름-가을-겨울로 순환하는 자연의 질서를 따르는 것이다. 우리 존재가 이 리듬 안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를 학교 다닐 적에는 기승전결(起承轉結)이라 불렀다. 봄은 기(起)이다. 일어나는 기운이다. 글의 처음에는 스프링(용수철)같은 봄의 기운이 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승(承)은 기에서 제기한 문제를 펼치고, 가을의 결실처럼, 전(轉)은 말 그대로 전환이 일어나야 하고, 결(結)은 전제 논지를 압축하면서 응축해야 한다 겨울이 되면 만물이 씨앗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다. 이게 리듬을 타는 거다.
봄-여름-가을-겨울, 기승전결, 발단-전개-절정-대단원 등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정리가 된다. 글쓰기 뿐만 아니라, 삶도 마찬가지로 리듬을 타야 한다. 세상 만사가 시작, 중간, 변화, 마무리로 전개되어야 하는 것과 같다. 이렇게 리듬을 타면 엔트로피 법칙(사물들은 늘 무질서를 향해 달려간다)에 저항해서 방심하지 않고 정신 차릴 수 있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blogspot.com 으로 옮긴다. 공부가 필요하시거나 좋으신 분들을 위한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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