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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토요일에 만나는 와인 이야기-헝가리 토카이 와인

1796. 인문운동가의 인문 일기
(2021년 10월 30일)

지난 주에는 조정래 작가의 인터뷰를 읽으며, 우리 시대의 장,노년 세대를 이해하게 되었다. 특히 나의 누나들과 매형들을 다시 보듬을 생각이다. 우리 사회는 1960-70-80년대 30년에 걸친 세대들이 가장 불행하다. 그러니 1940년 후반에서 50년대 초반에 우리 사회에 태어나신 분들이 여기에 속한다.

1950년 UN에서 점 찍은 최 빈국이 아프리카 콩고와 대한민국이었다. 국민소득 80불에 불과했는데, 개발도상국 가운데 유일하게 선진국에 진입했다. 그러나 그 기간 동안 죽도록 일하며 노동력을 제공한 장,노년 세대들 가운데 노후 준비가 되어 있는 이들이 10%도 안 된다. 그들의 삶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그들이 일군 물질을 토대로 급진적 발전을 꾀할 수 있었는데, 그들은 일만 하다 보니 정서 생활을 못해 기본 교양이 안돼 있다. 어찌 보면 "의식의 불구자"가 됐다. 그들을 비웃지 말고, 부족함을 대화로 채워주고, IT 교육도 친절하게 안내해주고, 젊은 세대는 접근하고, 늙은 세대는 포용하고, 고정되어버린 퇴보를 인정하고 알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장, 노년 세대들은 세상을 끊임없이 변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이현주 목사의 인터뷰에서는 '이기지 말고 지라"는 말에 주목했다. 그는 '이제 네가 이겼으니 네 마음대로 해라'하고 깨끗이 항복하는 게 예수가 들어가는 '좁은 문'이고, '죽음으로써 사는 방법'이라고 했다. 어떻게 하는 게 마음을 잘 쓰는 길일까? 그의 멋진 다음 대답이 위안을 준다. 그는 "한 가지 생각, 한 가지 관점에 목매지 말고, 이리도 생각해보고, 저리도 보라"고 했다. '저 놈은 원수'같아도 다르게 생각해보라는 것이다. 모세는 "한 대 맞으면 한대만 때려라"고 했고, 예수는 "맞으면 똑같이 때리지 말고, 다른 식으로 해보라"고 했듯이 내가 관점을 달리하면, 세상도 달라 보인다는 것이다. 그렇게 마음 먹으니 마음이 편하다. 그리고 자신의 부족을 인정하면 여유와 여백이 생긴다. 오늘 공유하는 시처럼, "빈들"이지만, 그 곳에는 "빈들을 가득 채우고 있는" 누군가가 있기 때문이다.

빈들/고진하

늦가을 바람에
마른 수숫대만 서걱이는 빈들입니다
희망이 없는 빈들입니다
사람이 없는 빈들입니다
내일이 없는 빈들입니다
아니, 그런데
당신은 누구입니까
아무도 들려 하지 않는 빈들
빈들을 가득 채우고 있는 당신은

오늘은 토요일이라 와인 이야기를 하는 말이다. 이번 토요일은 헝가리 와인 여행을 한다. 다음 사진은 헝가리 귀부와인, <토카이 아스주(Tokay Aszu)>이다.


와인은 하늘의 별 수만큼 그 종류가 많다. 그 중에 디저트 와인으로 마시는 스위트한 와인의 세계는 처음으로 그 맛을 보는 사람들에게 대단한 충격을 준다. 그냥 단 것만이 아니다. 꿀물 같은 깊은 맛으로, 와인 용어를 사용하면 ‘풀 바디(Full body)’하다. 그 중에 하나가 귀부와인이다.

포도를 나무에 오래 매달아 놓고, 포도껍질에 곰팡이가 끼면 포도열매의 수분이 증발하여, 포도껍질이 수축되므로 건포도와 같이 당분이 농축된다. 이때 포도껍질에 낀 곰팡이를 '보트리티스 시네리아(Botrytis Cinerera)'라고 하고, 이 현상을 프랑스어로는 ‘Pourriture noble(뿌리튀르 노블)’, 영어로는 ‘Noble rot(노블 롯)’, 일본에서 ‘귀부(貴腐)’라 불렀다. 그래서 우리도 ‘귀부 병’이라 부른다. 그 내용을 잘 모르면, 귀부란 말 자체가 영어가 아닐까 하며 혼동한다. 귀부라는 말을 풀이하면, ‘귀하게 썩었다’는 말이다.


날씨가 여름에는 덥고 건조하며 가을에 따뜻하고 습하면 포도에 귀부 병이 잘 걸린다. 또는 오전에 안개가 끼고, 오후에 태양이 비치면 그 습기 때문에 포도가 귀부 병이 걸린다. 이 병이 걸리면, 포도가 못쓰게 되지 않고 다른 형식으로 포도에게 좋은 영향을 준다. 포도 과즙의 수분이 없어지면서 포도들이 건포도처럼 된다. 이 포도 들로부터 엄청나게 농축된 달콤한 포도즙을 얻게 된다. 이 포도즙으로 발효하여 와인을 만들면 그 자체로 꿀 같은 달콤함과 강한 향기를 지닌 와인이 된다. 이러한 와인들로 유명한 것이 프랑스 보르도 지방의 <쏘테른느(Sauternes)>, 독일의 <트로겐베렌아우스레제>와 헝가리의 <토카이>다.

헝가리하면 오랜 전통을 지닌 와인 생산국이었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공산국가가 되면서 그 명성을 이어오지 못했다. 그러다가 1980년대 말부터 외국 자본을 들여와 지역별로 개성 있는 와인을 만들고 있다. 이러한 헝가리하면 세계적 명품 와인인 <토카이>가 제일 먼저 생각난다.

<토카이>는 귀부 병에 걸린 포도로 만든 달콤한 맛의 화이트와인이다. 색은 엷은 황금빛을 낸다. <토카이>를 만드는 포도품종은 청포도로 푸르민트(Furmint), 리슬링(Riesling) 등이다. 기록에 의하면, 헝가리는 독일에서 귀부 병에 걸린 포도로 <트로겐베렌아우스레제>를 만들기 100년 전, 또 프랑스 보르도 지방의 <쏘테른느>이 제조되기 200년 전에 이미 <토카이>를 만들기 시작한 것으로 되어 있다.


토카이는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서북 방향으로 산악지대인 카르파테스(Carpates)에 못 미쳐 티사(Tisza)강과 보드로그(Bodrog)강이 합류하는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이 지역에서 나오는 와인을 <토카이>라고 하는 것이다. <토카이>에도 몇 가지의 품질등급이 있다. 뒤로 갈수록 고급으로 친다.

① <토카이 사모로드니(Szamorodni)>: 보통 품질의 <토카이>이다.


② <토카이 아스주(Aszu)>: 귀부 병에 걸린 포도를 수확하여 일주일 정도 소쿠리에 담아 보관했다가 당분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그 즙을 받아 발효시켜 만든 와인과 일반 와인을 혼합하여 만든다. 혼합된 와인은 140 리터짜리 나무통에 채워지는데 20 리터짜리 푸톤(Putton, 헝가리어로는 Puttonyos, 푸토뇨쉬 -포도 수확 때 밭에서 수확한 포도를 담아 운반하는 일종의 등짐 바구니)으로 귀부 병에 걸린 포도로 만든 와인을 몇 번이나 섞느냐에 따라 7단계로 나누어진다.

예를 들어 1 푸톤은 일반 포도로 만든 와인 120 리터에 귀부 병에 걸린 포도로 만든 와인을 20 리터를 혼합한 것을 말한다. 7 푸톤은 귀부 병에 걸린 포도로 만든 와인만을 채운 것이다. 푸톤의 숫자는 병목 부근에 별도로 부착된 넥 라벨에 표시되어 있다. 그리고 혼합된 와인은 습기가 있는 지하 저장고에서 2차 발효를 일으키는데, 보통은 수개월, 어떤 경우에는 수년간이 걸린다. 숙성기간은 푸톤의 수에 2년을 더한다. 예를 들어 3 푸톤이면 숙성기간이 5년 정도 숙성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③ 토카이 에센시아(Essencia)


④ 토카이 에센스(Essence)
<토카이>는 세계에서 가장 오랜 기간을 저장해 마실 수 있는 와인이다. 이 와인은‘왕들의 와인이며 와인 중의 왕(vinum regum rex vinum)’으로 유명하다. 이 말은 프랑스의 루이 15세가 자신의 정부였던 마담 드 뽕빠두르(Mme de Pompadour)와 함께 마시던 술자리에서 <토카이>를 권하면서 “마담, 이 와인은 왕들의 와인이며, 와인의 왕이다.‘라고 말한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토카이>는 전설적인 명성을 지닌 와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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