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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중산층이 두터운 사회

1542.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2021년 2월 18일: 중산층이 두터운 사회로 목표를 바꿔야 한다.

 

 

오늘은 24절기 중 두 번째인 우수(雨水)이다. 우수는 눈이 녹아서 비가 된다는 뜻으로 겨울이 끝나가는 시점이며, 초록이 싹트는 시기이다. 이번 추위만 이기만 봄이 성큼 다가 올 거다. 나는 믿는다. 오늘 아침부터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를 두 개의 버전으로 공유할 생각이다. 일단 공개적인 장소는 짧은 글만 올릴 생각이다. 그 이유는 인생은 수고하는 일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수고하지 않고 얻는 것은 그 가치를 잘 모른다. 사람은 누구나 편안한 삶을 살기를 원한다. 고통을 싫어하고, 기쁨만 가득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고통이 없고 기쁨만 있다면, 우리의 내면은 절대 여물 수 없다. 쉽게 얻으면, 그거 소중한 줄 모른다. 아침에 공유하는 시도 일부만 공개할 생각이다. 그 시집을 사거나, 그 시를 찾아 보는 수고를 하자는 것이다.

 

나는 10여 개의 단체 카톡이 있다. 내가 만든 것은 아니고, 아침마다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를 썼더니 초대를 받은 것이다. 어차피 쓴 글을 여러 사람과 공유하는 것은 인문운동가로서 하고 싶은 일이다. 모든 메시지를 읽지 않지만, 감(感)을 작동시켜 한 두 개의 글을 읽는다. 개인적으로 링크한 기사는 안 여는 경향인데, 어제는 박태웅이라는 분의 기사 제목이 끌려 열었다가, 그 글을 여러 번 읽었다. 평소 내가 생각했던 것과 매우 일치하는 글이었다. 가장 인상적인 것부터 여러 번에 걸쳐 함께 공유한다. 멋진 담론들이다. 그 중 오늘은 한 가지만 공유한다.

 

중산층이 두터운 사회로 목표를 바꿔야 한다. GDP만 따지는 성장 일변도의 시대는 갔다. GDP는 늘고 있지만, 부는 한쪽으로 쏠리고 있다. 직업의 유동성이 높아져 직장이 있는 사람도 매일 매일이 살얼음판인데, 사회적 안전판은 미비해 문밖이 지옥이다. 노인이 되어 일을 하지 못하게 되면 그만 살 길이 없어 세계최고의 노인 자살률을 기록하는 나라다.

 

블로그 세계일보 논설위원이신 <배연국의 행복편지>에서 얻은 "또 다른 충고들"이란 시이다. 다시 말하지만, 삶의 주인공인 자기가 애써 얻은 것만이 진정한 가치를 지닌다. 비록 느린 달팽이일지라도 분명히 자신의 속도와 자신의 방향대로 움직이고 있다. 나의 잣대로 함부로 충고하지 말자는 것이다. 그냥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보는 것이 때론 상대를 돕는 최선의 길일 수 있다. 동의한다. 오지랖을 줄이는 하루였으면 한다.

 

 

또 다른 충고들/장 루슬로(프랑스 시인)

 

다친 달팽이를 보거든

도우려 하지 말라.

스스로 궁지에서 벗어날 것이다.

성급한 도움이 그를 화나게 하거나

다치게 할 수 있다.

하늘의 여러 별자리 가운데서

제자리를 벗어난 별을 보거든

별에게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라

더 빨리 흐르라고

강물의 등을 떠밀지 말라.

강물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중산층이 두터운 사회로 목표를 바꿔야 한다. "경제 발전의 어느 단계까지는 양적 성장이 필요하다. 최소한의 볼륨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사춘기의 어느 시점까지 키가 커야 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때는 체중을 좀 불려 놓아도 결국 그게 키로 가는 때다. 그런데, 서른살이 넘어서도 아침 저녁으로 키를 재고 있다면 어떨까? 정신나간 사람 취급을 받을 것이다. 나이에 맞는 지표가 필요하다. 더 이상 키가 자라지 않는 어른이 되면 허리둘레를 재고, 혈당과 고혈압을 재고, 최대산소섭취능력(VO2max)을 재는게 맞다." 너무 좋은 비유이다.

 

"사회도 마찬가지다. 중진국에서 이제 선진국의 문턱으로 들어선다면 GDP 하나만을 재고 있어서는 안 된다. 이제는 볼륨이 일순위가 될 순 없고 되어서도 안되기 때문이다. 사회의 건강을 재는 역사적으로 입증된 가장 훌륭한 척도는 그 사회의 중산층 비중이다. 허리가 튼튼한 사회가 늘 가장 건강했다. 국정의 최고 지표로서 아주 훌륭하다." 실제로 '부익부 빈익빈'으로 우리 사회는 불평등 지수가 나빠지고 있다.

 

우선 중산층 두터운 사회를 목표로 하고, 다른 정책들을 줄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박태웅 칼러니스트에 의하면, "현재 정부의 경제정책들은 개발도상국 시대의 태도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듯 보인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은 정보를 소개하였다.

 

"지난해말 발표한 2021년도 기획재정부의 경제정책을 보면", "BIG3 성장동력화를 통한 제조강국 진입, 110조원 규모의 공공/민자/기업투자프로젝트, 철저한 대내외 리스크 관리를 통한 안정적 경제 운영 등" 낯익은 캐치프레이즈들이 문구를 바꿔가며 나열되어 있다는 것이다. 나는 그런 정보를 잘 모른다. 무슨 말인지도 잘 모른다.

 

박태웅 한빛 미디어 이사회 이사장은 저출산 5대 핵심과제를 가지고 설명을 한다. ‘부부 육아휴직 활성화, 영아수당 신설, 첫 만남꾸러미, 공공보육 확충, 다자녀 지원 확대’. 이 또한 낯익는 캐치프레이즈이다. 최근 몇년간 열심히 해왔던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은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 "‘똑같은 일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면 미친 사람’이라고 한 건 아인슈타인이다. 저 출산시대가 온 것은 우리 사회가 그만큼 살기가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GDP는 늘고 있지만, 부는 한쪽으로 쏠리고 있다. 직업의 유동성이 높아져 직장이 있는 사람도 매일 매일이 살얼음판인데, 사회적 안전판은 미비해 문밖이 지옥이다. 노인이 되어 일을 하지 못하게 되면 그만 살 길이 없어 세계최고의 노인 자살률을 기록하는 나라다. 이런 각박한 판에 무슨 용기로 애를 낳겠는가?" 적절한 질문이다.

 

박 이사장은 장기적인 해법으로, "중산층이 두터운 사회, 서민이 살만 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 강조하였다. 너무 장기적이라고? 수십년을 쌓인 문제를 한번에 풀려고 하는게 더 큰 문제가 될 때가 있다. 이 일이 그렇다. 선진국이 된다는 것은 더 이상 몸집만 불려서는 안되는 때가 되었다는 것을 자각하는 것이다. 시기에 맞는 국정지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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