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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 산책

우리들 삶에 '소금'을 치다. (2-14)

우리들 삶에 '소금'을 치다. (2-14)


아름다움은 아름답게 하는 것이고, 더러움은 더럽게 하는 것이다. 아름다움 별거 아니다. 함부로 하고, 제멋대로 하는 건 아름다움의 정반대이다. 쉽게 할 수 있는 것을, 천천히 어렵게 하는 것이 아름다움이다. 아름다움이 윤리와 떨어질 수 없는 건 희생이 따르기 때문이다. 욕 한 번하고, 쉽게 할 수 있는 것을 한번 꿀꺽 삼키고 참을 수 있는 것이 아름다움이다. 아름다움은 입술을 깨물고 참는데서 나온다. 손님이 나가자 마자 문을 꽝 닫아버리거나, 친구 차에서 내리자마자 문 닫고 가버리는 것은 아름답지 못하다. 그건 예절이 아니기 때문이다. 떠나는 사람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서 있는 그 짧은 순간은 아름다운 인간의 시간이다. 아름답게 살려면 아름다움을 믿어야 한다. 우리 주변은 그냥 일하고, 여유가 있으면, 남 생각 좀 해 주는 게 전부다.

스마트폰은 손가락 터치 한 번으로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온갖 세계를 보여준다. 어제 스마트폰에서 본 것들을 모았다. 우리는 홍수처럼 밀려 드는 정보들의 가치 판단 기준이 무엇이며, 어떤 정보들을 선별해 조합할 것인 가에 대해 스스로 고민해야 한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서로 상관 없어 보이는 수많은 정보들을 의미 있는 단위로 배열하는 기술을 그리스어로 '테크네(techne)'라고 불렀다. '테크네'는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위해 정보들을 일관된 전략으로 묶는 행위라고 말할 수 있다. 여기서 전략이란 최적화된 정보의 전략이다.  한 번 지나가면 되돌릴 수 없는 유한한 시간 속에서 존재하는 인간에게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자신의 유일무이한 삶을 위한 전략과 기술이다. 인간은 이 전략과 기술을 통해 자기 자신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 우리가 그런 사람이나 작품을 보면서 감동하는 이유는 우리 심연에 존재하는 그 위대함을 자극 받기 때문이다.

문제는 테크네가 예술적인 감수성을 지닌 사람들의 깊은 관찰을 통해 탄생한다는 점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질적인 것들을 연결했다. 우리는 그들을 '예술가'라고 부른다. 예술가처럼 사는 사람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런 인간을 나는 '위대한 개인'이라 부른다. 문학작품이나 예술 작품들은 이 위대한 개인들의 은유적 표현이다. 그래 그런 작품들이나 사람들을 만나면, 우리는 감동 받는다. 우리는 자신의 인생을 예술 작품이 될 수 있게 하여야 한다. 

"자기 인생을 예술 작품으로 완성해 나가는 것이 (...) 내 보기에는 도덕적 경험의 중심이요, 도덕을 향한 의지의 중심이다." 미셸 푸코는 고대 그리스식 삶의 기술을 이렇게 요약했다. 쉽게 말하면, 어느 날 문뜩 끌을 손에 쥐고서 어지러운 카오스를 다듬어 균형 잡힌 형체를 만드는 것이다. 물론 지금의 비참한 상황을 바꿀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스타일을 바꿀 수 있다는 거다. 그게 요즈음 내가 고민하는 '라이프 디자인'이 아닐까?

아름다움에 예민해지는 것, 아름다움을 창조하고 만드는 것은 삶의 기술이다. 평생 계속해 나갈 훈련이며 매일 더 쉬워지고 재밌어지는 변화 과정이다. 아름다움을 향한 여정은 자기 몸을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에서 시작한다. 온갖 결점과 문제가 있는 그 몸, 영혼과 정신을 담은 그 몸이 나 자신이다. 나는 작은 부위를 단순히 합친 것 이상의 존재이다. 살고, 웃고 숨 쉬며 세상을 멋진 아이디어와 행동으로 풍성하게 채울 수 있는 유기체이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안과 밖의 교차점에 있다. 나의 "안'이 '밖'으로 분출되는 그곳에 있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시들지 않는다. 내가 나 자신에게서 그 아름다움을 끊임없이 새롭게 길어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름다워지고 싶다면 배워야 한다. 우리들의 인생이 우주가 될 수 있으려면 배우려는 열망과 만들고자 하는 의지와 용기에 달려 있다. 하루아침에 해결되지 않을 개인적인 여러 위기에 놓여있다 하더라도 극복하기 위해서는 아름다움을 향해 고개를 돌려서 삶의 예술가나 조각가 되겠다는 또 다른 차원의 용기가 필요하다.

우리 언론은 아름다움을 보기 전에 사적인 가십 거리를 찾았다. 원래 기욤 시즈롱의 오랜 파트너는 가브리엘라 파파다기스였다. 로랑스 푸르니에 보드리도는 올림픽 출전을 위해 캐나다 국적을 바꾸었고, 전 파트너가 니콜라이 쇠뢴센이었다. 그러나 서로 간의 믿음으로 공연하는 모습은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1년의 끊임없는 믿음을 봉인한 격렬한 키스가 그걸 말해준다.
음악 : 영화 <고래>의 사운드 트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