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 삶에 '소금'을 치다. (2-5)

언젠가 이런 글을 페이스북에서 읽은 적이 있다. 미국의 어떤 도시에서 한 사람이 자신의 죽음을 예감했다. 그런데 그에게는 그의 재산을 물려줄 상속자가 없었다. 그는 죽기 전 변호사에게 자신이 죽으면 새벽 4시에 장례를 치러 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유서 한 통을 남기고는 장례식이 끝나면 참석한 사람들 앞에서 뜯어 읽어 달라고 부탁했다.
새벽 4시에 치러진 장례식에는 불과 네 사람만 참석하였다. 고인에게는 많은 친구들과 지인들이 있었지만 이미 죽은 친구의 장례에 참석하기 위해 새벽 일찍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은 정말 귀찮고 쉽지 않았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벽 4시에 달려와 준 네 사람은 진정 그의 죽음을 애도했고 장례식을 경건하게 치렀다.
드디어 변호사는 유서를 뜯어 읽었다. “나의 전 재산 4천만 달러(한화 480억원)를 장례식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고루 나누어 주시기 바랍니다.” 이것이 유서의 내용 이었다. 장례식에 참석한 네 사람은 각각 천만 달러(120억원)씩 되는 많은 유산을 받았다.
그 많은 유산을 엉겁결에 받은 네 친구들은 처음엔 당황했지만 그의 유산이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사회에 환원하여 고인의 이름을 딴 도서관과 고아원 등을 건립하여 친구에게 보답하였다.
우리는 흔히 4 종류의 친구가 있다고 한다.
- 첫째, 꽃과 같은 친구(花友, 화우), 즉 꽃이 피어서 예쁠 때는 그 아름다움에 찬사를 아끼지 않지만 꽃이 지고 나면 과감히 버리듯 자기 좋을 때만 찾아오는 친구를 말한다.
- 둘째, 저울과 같은 친구(秤友, 칭우), 저울이 무게에 따라 이쪽으로 저쪽으로 기울듯이 자신에게 이익이 있는지 없는 지를 따져 이익이 큰 쪽으로만 움직이는 친구이다.
- 셋째, 산과 같은 친구(산우, 山友), 산처럼 온갖 새와 짐승의 안식처이며 멀리 보거나 가까이 가거나 늘 그 자리에서 반겨주고, 생각만 해도 편안하고 마음 든든한 친구가 바로 산과 같은 친구이다.
- 넷째, 땅과 같은 친구(지우, 地友), 땅이 생명의 싹을 틔워 주고 곡식을 길러내며 누구에게도 조건 없이 기쁜 마음으로 은혜를 베풀어주듯, 한결같은 마음으로 지지해주고 격려해주는 친구이다.
오랫동안 가깝게 사귄 벗을 우리는 친구(親舊)라 한다. 친(親)은 친할 친이고, 구(舊)는 예부터 친하게 지내온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우리 말로는 '벗'이라 한다. 한자어로는 붕(朋)이라는 말이 있는데, '함께 공부한 벗'을 말한다. 반면 우(友)는 뜻을 함께 하는 동지(同志)로 붕 이외의 친구를 말한다. 어쨌든 사랑하는 사람보다 친구가 필요할 때가 있다. 아픈 이야기 힘든 이야기들을 허물 없이 그리고 서슴없이 마음을 터 놓을 수 있는 친구, 이런 이야기나 저런 이야기 그리고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며 위로하고 위로 받을 수 있는 친구, 나의 속내를 가식 없이 들어내도 괜찮은 편안한 친구가 필요할 때가 있다.
나는 손수건 같은 친구를 꿈꾼다. 그런 친구를 만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런 친구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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