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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 산책

촛불집회 장소는 환대의 장소이다.

9년 전 오늘 글입니다.

박수소리 시대정신 (2016/12/24)

우리가 주말에 촛불집회를 가는 이유는 단지 대통령 하나 갈아치우자라고 가는 것이 아니다. 세습권력들과 그들에게 빌붙어 충성해온 직업정치인, 관료, 언론, 각종 전문가들로 구성된 지배체제를 탄핵하기 위해서이다. 썩어문드러진 구체제를 제대로 청산하고 정말로 인간다운 삶이 가능한 세상을 보고 싶다는 것이다.

촛불집회 장소는 환대의 장소이다. 모르는 사람끼리도 서로 배려하며 사람을 어떻게 대하여야 하는 지를 아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나는 거기서 "새마을 운동 대신 '옛마을 운동' 하자."고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 박정희의 새마을 정신을 잘 들여다 보면, 황금물신주의를 조장했고, 농촌 공동체를 와해시킨 원흉이기 때문이란다. 사람들이 정을 나누며, 서로 돕고 살던 '옛마을의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새로운 제도나 법을 만들어 민중의 민주적 열망이 지속적인 생명을 갖도록 하여야 한다고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대의민주주의를 개선해야 한다.
소위 정경유착, 즉 정치가 금권에 의해서 유린 농락되는 고리를 끊어야 한다.
윤리적 기초를 수호해야 할 언론, 학계, 사법부 그리고 검찰의 부패를 막을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주권자 운동이라는 역사의 물길이 막히지 않도록 몇 가지 선거제도는 고쳐야 한다. 예컨대, 가장 시급한 것이 대선의 결선투표제 도입이다.

우리는 주권자로 직접 나서서 기성 정치권이 나라의 기틀을 세우도록 계속 강제하여야 한다.

그리고 '우리 안의 최순실'에 대한 성찰과 함께 그것을 도려내는 아픔을 가져야 한다.  잘 아다시피 최순실게이트의 본질은 권력을 동원해 청탁하고 이권을 챙긴 구태이다. 청탁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고질적 병폐이다. 부패의 뿌리를 우리 스스로 끊어야 한다. 내 안에 있는 탐욕을 뽑아내는 자기 정화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비민주적으로 공격하는 일을 조심해야 한다.

올해 병신년이 "내 밖의 최순실'을 추방하는 한 해였다면, 다가오는 정유년은 "내 안의 최순실"을 몰아내는 새해가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