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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 산책

나이가 들면 지혜로워진다는 말은 수정되어야 한다.

9년 전 오늘 글입니다.

박수소리 시대정신 (2016/12/17)

이런 저런 생각들이 지금까지 이어진다.

1. 박정희 정권이 추진했던 경제 개발은 자본가 계급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다. 왜냐하면 당시 자본가 계급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새마을 운동'이라는 이름 아래 농촌의 인력을 값싸게 자본가 계층에게 공급하려는 것이었다.

2. 농촌의 현실을 긍휼히 여겨 시작된 정책이 아니라는 것을 사람들은 너무 모른다. 자본가 계급에게 값싼 노동력의 지속적인 공급을 하기 위해 국민들에게 농촌을 근대화하려 한다고 속였다.

3. 결과적으로 이농현상이 시작되었고, 그들이 도시 빈공층이 되었고, 농촌의 아름다운 공동체는 파괴되었으며, 삶의 가치에 대한 성찰이 사라지고, 가치 체계가 전도되며 물질만능주의를 낳았다

4. 덕분에 경제는 비약적으로 발전하였지만, 분배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정의가 실종되었다. 경제발전으로 발생된 잉여가치가 자본가에게만 집중되었기 때문이다. 이들이 시회의 기득권 세력으로 자리 잡고, 온갖 패악과 부패를 저지르며 보수 꼴통 세력으로 지금까지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5. 그러면서 우리 사회는 '정의없는 세상'이 되었다. 추운데 진하게 화장을 하고 나온 나이드신 어른들때문에 하루종일 우울했다. 정치의 목적은 정의 구현이고, 경제의 목적은 공정한 분배에 있다. 그런데 부는 특권계층에 몰려 있고, 나머지 사람들은 먹고 사느라 힘들다. 이건 정의가 아니다. 경제 성장은 정의를 추구하다 부산물로 얻어질 때에만 건전한 건데, 정의를 희생하고 얻어지는 성장만을 추구하는 나라는 망한다.

6. 한국의 노인들은 '수구세력의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치부되지만, 독재자 박정희를 영웅시하는 노인들이 사실은 땀을려 가난을 벗어난 자신의 젊은 시절을 은밀히 애도하고 있다는 점을 우리는 인정해야 한다.

7. 나이가 들면 지혜로워진다는 말은 수정되어야 한다. 자신을 비우고 성찰하지 못하는 노년은 추하고 고독하다. 나이가 들면 자기 직관과 경험을 과신하면서 편협해진다. 2016년 한국 사회의 노인들을 보자. 그들의 정치적 완고함과 맹목성이 심각하다. 무지에서 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무지보다 더 무서운 것이 알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들은 누구 말을 들으려고도 안 하고, 책이나 기사를 읽으려고도 하지 않는다. 압축 성장기를 거쳐온 우리 사회 노인들은 책을 안 읽었고, 그런 습관이 들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8. 채현국 노인은 우리 사회의 노인들이 부실하다고 말한다. 첫 째 우리 사회의 노인들은 시대적 상황 때문에 교육이 부실하다. 식민지와 전쟁으로 인해 생존의 문제가 더 컸기 때문에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교육을 받을 기회가 적었다는 것이다. 두번 째는 우리 사회의 노인들의 삶은 비겁해야야만 목숨을 지킬 수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가끔씩 비겁한 짓에 대한 창피함을 모르는 노인들을 만난다.  노인의 품위는 고사하고, 좀 염치가 없는 노인들을 보게 된다. 세번 째는 우리 사회의 노인들은 야비하게 남의 사정을 안 돌봐야 편하게 살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보다 못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외면하며, 줄서기에 연연하고, 눈치만 보는 노인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