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난 단풍만 보면 이 구절이 생각난다. "위학일익(僞學日益), 위도일손(爲道日損)"( <도덕경> 48장). "배움의 목표는 날마다 새로운 것을 채우는 것이다. 도의 목표는 날마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버리는 것이다." 도에 힘쓰는 사람은 날마다 덜어낸다. 여기서 도가 사람이 살아가는 길이라면, 나이 들면서 조금씩 버리고 덜어내는 것이 사람 답게 잘 사는 길이라는 말로 들린다. 비우고 덜어내 텅 빈 고요함에 이르면, 늘 물 흐르듯 일상이 자연스러워진다. 그런 사람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낼 뿐 포장하지 않으며, 순리에 따를 뿐 자기 주관이나 욕심을 고집하지 않는다. 그 결과 그의 모든 행위는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항상 자유롭고 여유롭다. 샘이 자꾸 비워야 맑고 깨끗한 물이 샘 솟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만약 비우지 않고, 가득 채우고 있으면 그 샘은 썩어간다. "단풍 드는 날", 와인 아카데미 회원들과 어제 그런 오후를 난 즐겼다.
단풍 드는 날/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가 아는 순간부터
나무가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
제가 키워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방하착: 내려놓다, 마음을 비우다라는 뜻의 불교용어
#인문운동가박한표 #대전문화연대 #사진하나시하나 #도종환 #와인비스트로뱅샾62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철학, 즉 인문 운동이란 삶의 정신적 우회라는 말이 멋지다. (0) | 2025.10.26 |
|---|---|
| 숭고함의 의미는 '셀 수 없는/경계가 없는'이다. (0) | 2025.10.26 |
| 수월한 침묵과 자멸적 용기의 갈림길, 그 앞에 움츠러든 한 소시민을 둘러싼 세계 (1) | 2025.10.24 |
| 영혼에 암이 걸린 사람들이 많다. (0) | 2025.10.24 |
| 도가 전수되는 9단계의 과정 (0) | 2025.10.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