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지
(2023년 9월 17일)
어제는 빗 길을 뚫고, 오고 가는 4 시간을 즐겁게 운전하여, 친구 딸의 결혼식에 다녀왔다. 내가 본 가장 인상적인 결혼식의 모습이었다. 비가 오는 것이 귀찮음이 아니라, 세상에 가장 멋진 결혼식이 되었다. 오며 가며, 나는 "난득호도(難得糊塗), 흘휴시복(吃虧是福)"을 되뇌었다. 그 뜻은 '어리숙하게 보이기가 가장 어렵고, 손해 보는 것이 곧 복이'라는 거다.
"흘휴시복"이라는 글자에는 다음과 같이 덧붙여진다. "밑지는 게 복'이라는 말이다.
"찼다는 것은 장차 비게 될 징조이고
비었음은 이제 차게 될 조짐이다.
내가 손해를 보았으면 누군가 이익을 보았을 것이다.
이에 내 마음이 가라앉아 평안할 것이니
그 자체로서 복 받은 것이 아니겠는가?
살다 보면, 입장이 바꾸게 마련이다. 서로 베풀면서 함께 더불어 살아가자는 의미이다. 이득을 보는 사람은 즐겁고, 손해 보는 사람은 마음이 편하다. 서로 윈-윈이다. 조금 손해를 봐서 어리석게 보인다면 어리석게 보이는 것이 복을 부르는 것이다. 당장 손해를 보는 듯 보여도 멀리 보면 손해 랄 것도 없다. 비워야 얻을 수 있고 비워 두어야 비로소 채울 수 있다. 지는 것이 나중에 이기는 것이다. 싹쓸이나 궤멸을 추구 하다 가는 역풍을 맞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어리석음을 선택하여 양보하고 촌스러움, 겸허함 등의 태도는 화를 피하고, 복을 향해 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손해를 보는 것이 복이다는 하나의 삶의 지혜이다.
그리고 빗 속을 운전하며, "'항용유회(亢龍有悔)"이라는 말을 떠올렸다. <<주역>>에서 하는 말로, '하늘 끝까지 올라가서 내려올 줄 모르는 용은 반드시 후회할 때가 있다'는 말이다. <<주역>>에서는 만물의 변화가 아래에서부터, 내면에서부터 생긴다고 말한다. 높이 올라간 자가 조심하고 겸퇴(謙退)할 줄 모르면 반드시 패가망신 하게 됨을 비유한 말이다. 끝까지 날아오른 용은 내려올 일 밖에 남아 있지 않다. 높은 자리에 있을지라도 민심을 잃고, 현인을 낮은 지위에 두기 때문에 그 보좌를 받을 수 없게 된다. 이렇게 되면 무엇을 해도 뉘우칠 일 밖에 없게 된다. 최근에 발탁되는 현 정권의 장관들에게 하는 경고이다.
"항용(亢龍)"에 대한 공자의 해석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빠르게 높이 올라가면 존귀하나 지위가 없고, 너무 교만하여 민심을 잃게 되며, 남을 무시하므로 보필도 받을 수 없으므로 "항용"에 이르면 후회하기 십상이니 이것이 '항룡유회'라는 거다. 여기서 "항(亢)"은 '높이 오른다는 뜻이다. 따라서 보름달보다는 열 나흘 달이 좋고, 활짝 핀 꽃보다는 몽우리일 때가 더 가치 있으며, 완전 중앙이 아닌 미앙궁(未央宮)이 더 여유가 있다. 새길 일이다. 물극즉반(物極則反), 만물이 극에 이르면 기우는 법이다. 보름달이 된 달은 조만간 작아져 초생달이 된다. 만조의 바다는 썰물로 갯벌을 드러낸다. 나라가 융성하면 쇄국의 운명을 겪는다. 생의 성숙한 노년은 죽음의 쇠락을 맞게 된다. 차고 넘치면 좋은 건만은 아니다. 왕성한 풀들은 낫을 맞게 된다. 가득 차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다 성장한 연륜은 쇠락을 맞게 된다. 만월의 달은 더 커질 수 없고 자연 줄어든다.
이름대로 살아야겠다/박노해
휘청, 내가 무너지는 날이면
내 마음의 백척간두에 서는 날이면
지구의 벼랑 끝에서 아득히
누군가 호명하는 내 이름의 메아리
이름대로 살아야겠다
이름은
일러냄
내가 이르러야만 할 길로
나를 불러일으켜 내는 것
가장 순수한 염원과
간절한 기원을 담아
내 이름이 여기 이 땅에
한 생의 사명으로 호명呼名되었으니
일생 동안
내가 가장 많이 들은 말
내가 가장 많이 부른 말
내 이름
이름을 배반하지 말아야겠다
이름을 빼앗기지 말아야겠다
오늘도 누군가 호명하는
우주의 긴 메아리
너를 부른다
나를 부른다
이름대로 살아야겠다
이름 따라 걸어야겠다
좀 더 길지만, 원문을 읽으시려면,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pakhanpyo.blogspot.com 로 가면 된다.
#인문운동가박한표 #우리마을대학 #복합와문화공간뱅샾62 #이름대로_살아야겠다 #박노해 #난득호도 #흘휴시복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잘 익은 상처에선 꽃향기가 난다. (1) | 2025.09.21 |
|---|---|
| 중위연령이 높아지면 혁신과 유연성, 생산성의 하락이 따라온다. (1) | 2025.09.20 |
| 12가지 인생의 법칙(12 rules for life) (1) (1) | 2025.09.20 |
| 대화를 잃은 사람들의 공통점은 책이나 좀 긴 글들을 읽지 않고, 또 쓰기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0) | 2025.09.20 |
| 너무 많이 소유하여 삶이 편안하면 방심(放心)하게 된다. (2) | 2025.09.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