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다(34): 사실 우리가 자연에서 가장 신경 쓰지 않는 부분이 하늘이다. 돼지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볼 수 없는 동물이다. 평생 눈앞의 먹이를 위해 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끔은 땅이라는 ‘일상’에서 벗어나 하늘이라는 ‘이상’을 마주하는 시간은 필요하다.
구름의 문장/복효근
울지 않는 전화기를 몇 번이나 들춰보고
기척 없는 앞마당을 자꾸만 흘깃거리다가
소주병을 꺼내려다 만다
법구경 몇 페이지를 펼쳐보다가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말에 잠깐 멈칫거리다가
겨우 한 줄 써본다
'나는 나로써 나다'
애써 다독이는데
문득 댓돌 틈에 핀 괭이밥풀꽃 한 송이에
울컥
꽃은 너였다가 또 너였다가 또 너였다가
수많은 너였다가
한 줄 다시 써본다
'나는 너로써 나다'
서쪽 하늘엔 구름 한 무더기 모였다 흩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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