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오늘 글이에요.

사진 하나, 생각 하나
김훈은 <남한산성> 100쇄 출간 인터뷰에서 ‘북한이 주적이냐 아니냐’ 따위를 묻는 말을 ‘몽롱하고 관념적인 말’이라고 했다. 그런데 ‘몽롱한 말’은 몽롱한 말로 그치지 않는다. 몽롱한 말은 뒤집어보면 집요한 말이고 탐욕에 찬 말이다.
왜냐하면 남과 북의 대치 위에 구축한 우리의 수구 기득권 체제는 북한이 남한에 주적으로, 위협으로, 공포로 남아 있어야만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외부의 공포를 이용해 내부를 잡도리하고 현재의 지위와 권세를 영생토록 누리는 것, 그것이 수구세력의 말이 노리는 목표이기 때문이다.
이런 말의 위력에 짓눌려 남북 민중의 고통은 늘어지고 깊어졌다. 지금 벌어지는 말들의 싸움은 한반도 구성원 전체가 고통에서 벗어날 길을 찾아가는 말과, 허리가 끊어진 반도의 고통 위에서 기득권의 성을 쌓고 지키는 말 사이에서 벌어지는 싸움이다. 우리는 그 말이 나온 배경을 감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말은 삶과 따로 떨어져 있지 않아야 한다.
'인문운동가의 인문 산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당신의 치킨 인생, 시킬 것인가 튀길것인가? (1) | 2025.07.11 |
|---|---|
| 양생주(養生主): 생명을 북돋는 일'이다. (0) | 2025.07.10 |
| 시 읽다 (15) (1) | 2025.07.09 |
| 고독의 만족감과 외로움의 목마름 (0) | 2025.07.09 |
| 고독은 스스로와 마주하는 시간이다. (6) | 2025.07.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