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들어줄 귀만 있다면 모든 사람은 이야기다.

1년 전 오늘 글입니다.

#인문운동가_박한표 #우리마을대학 #복합와인문화공간뱅샾62 #소쩍새_울다 #이면우 #더닝_크루거_효과 #진짜_안다는_것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지
(2024년 6월 5일)

지난 주말에 '더닝 크루거 효과(Dunning–Kruger effect)'라는 말을 접했다. 이 말은 인지 편향의 하나로, 능력이 없는 사람이 잘못된 판단을 내려 잘못된 결론에 도달하지만, 능력이 없기 때문에 자신의 실수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다시 말하면, 능력이 없는 사람이 과잉 자신감과 우월감으로 자신의 실력을 실제보다 높게 평가하는 반면, 능력이 있는 사람은 오히려 자신의 실력을 과소 평가하여 열등감을 가지게 되는 효과이다.

이 말은 코넬 대학의 저스틴 크루커(Justine Kruger)와 데이비드 더닝(David Dunning)가 1999년에 제안한 것이다. 그들은 언어적인 능력, 논리적 결론을 내릴 줄 아는 능력 그리고 유머를 구사하는 감각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했다. 테스트 결과 나쁜 성적이 나온 사람일수록 자신의 능력을 훨씬 더 과대평가 했다. 자신에 대한 평가와 실제 능력 사이의 차이가 뚜렷했다.  이와 반대로 테스트에서 성적이 잘 나온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다분했다. 세 성적이 나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자신보다 더 나은 능력을 가졌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며, 자신이 얼마나 나쁜 결과를 냈는지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이처럼 능력이 없는 사람이 잘못된 결정을 내려 부정적인 결과가 나타나도 능력이 없어 스스로의 오류를 알지 못하는 현상을  심리학에서 두 교수의 이름을 따서  "더닝-크루거 효과'라고 부른다. 그 실험 결과를 보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는 거다.
•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한다.
• 다른 사람의 진정한 능력을 알아보지 못한다.
•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생긴 곤경을 알아보지 못한다.
• 훈련을 통해 능력이 매우 나아지고 난 후 에야, 이전의 능력 부족을 알아보고 인정한다.
더닝 크루거 효과를 우리나라 속담으로 치면 “빈 수레가 요란하다” 또는 “무식하면 용감하다”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이제 막 말을 깨우친 아기가 하루 종일 옹알옹알 거리 듯 오히려 지식이 없을수록 잘난 체를 하고 근거 없는 논리를 펼치기 마련이다. 말 대신 꾸준히 실력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노자 <<도덕경>> 제71장의 시작이  "지부자상(知不知上) 不知知病(부지지병)"이다. 이는 '알지 못한다는 것을 아는 것이 가장 훌륭하다. 알지 못하면서 안다고 하는 것은 병이다'로 풀이 된다. 이 71장은 <<도덕경>>중에서 가장 짤막한 장 중 하나다. 총 28자로 구성되어 있는 짧은 장이지만 그것이 함축하고 있는 뜻은 280자 아니 2800자 이상이다. 간단하게 이 장의 메시지는 '모르면 모른다고 하라'는 거다. '알지만 모른다고 하는 것이 진짜 아는 것'일 수 있기 때문이라는 거다.

공자의 <<논어>>의 <위정편>에도 "아는 것은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는 것, 이것이 진짜 아는 것(知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이라 말이 나온다. 공자의 제자인 자로가 모르는 일에 대하여 아는 척하는 것을 보고, 제자를 깨우치기 위해 공자가 한 말이라 한다. 노자는 내가 모르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는 것에서 더 나아가 알면서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이 진짜 아는 것이란 수준에 도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세상 모든 단어에는 사람이 산다면서 <사람 사전>을 쓴 카피라이터 정철은 '이야기'를 이렇게 정의한다. "사람은 이야기다. 들어줄 귀만 있다면 모든 사람은 이야기다. 지금 그대 곁으로 이야기가 지나가고 있다." 이야기들은 아무리 들어도 늘 새롭다. 왜냐하면 이야기들 속에는 인간 본질에 대한 성찰들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전달이 끝나자마자 효과가 소멸되는 '정보'와 달리 , 이야기는 그 의미를 최종적으로 유보하기 때문에 계속 살아 남는다. '모르는 것'이 남아 있어 '아는 것'을 부추기기 때문에 이야기는 계속 살아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아는 것'이 많아질수록 '모르는 것'이 제곱으로 많아진다는 것이다.  '아는 것이 무엇이냐'는 제자 안회의 물음에 공자는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아는 것을 안다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아는 것이다." 그러니까 '아는 것'은 '모르는 것'을 아는 것이다. 안다고 생각하면 모르는 것이다. 문제는  '모르는 것'에 있지 않고, '모르는 것'을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잘 모르겠다. 소쩍새만 운다.

소쩍새 울다/이면우

저 새는 어제의 인연을 못 잊어 우는 거다
아니다, 새들은 새 만남을 위해 운다
우리 이렇게 살다가, 누구 하나 먼저 가면 잊자고
서둘러 잊고 새로 시작해야 한다고, 아니다 아니다
중년 내외 두런두런 속말 주고 받던 호숫가 외딴 오두막
조팝나무 흰 등 넌지시 조선문 창호지 밝히던 밤
잊는다 소쩍 못 잊는다 소소쩍 문풍지 떨던 밤.

풀 버전은 네이버에서 '우리마을대학협동조합'를 치시면, 그 곳의 출판부에서 볼 수 있다. 아니면,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blog.naver.com/pakhan-pyo 또는 https://pakhanpyo.blogspot.com 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