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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양기(養氣)에 대해 성찰 한다.

3278.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지
(2025년 5월 18일)

1
오늘 아침 사진은 계족산에 맨발 걷기를 갔다가 찍은 거다. 5월의 자연은 하늘과 땅에 기운이 가득 차 있다. 많은 기운을 받았다. 오늘은 지난 11일에 이어, '철학이 깊을수록 삶은 단순하다'는 이야기를 이어간다. 기쁠 때 들뜨지 않고, 슬플 때 무너지지 않는 사람, 그런 사람은 늘 마음 안에 고요한 중심, 자신 만의 철학들을 갖고 있어, 바람이 불어도 뿌리 깊은 나무는 쓰러지지 않는 것처럼, 자신의 중심을 지킬 수 있다. 그리고 그 철학들을 깊게 만드는 거다. 그러면 마음의 근육이 키워진다. 그런 차원에서 동양에서 전해 내려오는 '6 가지 마음 회복력'을 살펴본다. 우연히 페이스북의 광고에서 얻은 6 가지 이다. 늘 고민하던 것들인데, 정리가 된다. 그래 연속해서 생각들을 정리하고 공유한다.  사실 우리들의 삶이 흔들리는 이유는 삶을 지탱하는 그러한 '철학'이 없기 때문이다.
(1) 무위(無爲): 힘을 빼야 흐른다. 억지로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흐르게 두는 것이다. 무위는 게으름이 아니다. 조용히 자기 흐름을 지키는 방식이다. 무리하지 않고, 억지로, 일부러 일상을 흐르게 하지 않는 거다.
(2)  정려(靜廬): 고요한 집중을 하곤 한다. 말없이, 깊이 생각하곤 하는 명상이다. 몸을 멈추고 마음이 뚜렷해 지는 순간의 고요함을 갖곤 한다. 
(3)  지족(知足): 충분함을 아는 지혜이다. 더 갖기 보다 지금 가진 것에 만족하는 거다. '이러면 괜찮다'는 마음으로 지족하는 거다. 
(4)  양기(養氣): 기운을 보존하는 기술이다. 말을 줄이고 에너지를 아끼는 것이다. 과한 인간관계를 다이어트 하고, 불필요한 감정 소비 대신 기(氣, 에너지)를 내 안에 고요히 모으는 시간을 갖는다.
(5)  중용(中庸): 기울지 않기 위한 태도이다. 극단적인 것을 피하고 균형을 지키는 삶을 추구하는 거다.
(6)  안신입명(安身立命): 내 삶의 자리를 받아들이는 힘을 기른다. 몸을 편히 두고,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지금 이 자리가 내 인생이라면 그걸 수용하는 용기를 갖는 거다. 운명을 받아들이고 마냥 버티는 게 아니라 살아내는 거다. 

이 6가지 철학을 좀 더 깊게 사유 해보고, 공유한다. 오늘은  (4)  양기(養氣)에 대해 성찰 한다. 여기서 말하는 '양기'라는 말은 흔히 이렇게 사용된다. 양기(陽氣)는 고대 동양의 '음양(陰陽)학설'에서 나온 용어로, 철학, 한의학, 무속신앙 등에서 쓰인다. 반대말은 음기(陰氣)이다. 햇볕의 따뜻한 기운 혹은 만물이 살아 움직이는 활발한 기운을 말한다. 남성, 빛, 생명, 태양, 낮을 상징한다. 한의학에서는 남성이 양기가 부족하면 소변을 참기 어려워지고 불면증이 나타난다고 하고 여성이 양기가 부족하면 생리 량이 감소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오늘 하려는 '양기'는 다르다. 한문으로 다음과 같다. 양기(養氣). 이 말의 사전적 정의는 '심신의 기력이나 원기를 기름'을 말한다. 유가(儒家)에서, 맹자가 주장한 정신 수양법으로, 호연(浩然)의 기,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르는 일을 이르고 또한 도가(道家)에서 몸과 마음을 닦는 일'이다.

'호연지기'란 
- 하늘과 땅 사이에 가득 찬 넓고 큰 원기 
- '도'에 뿌리를 박고 공명정대하여 조금도 부끄러울 바 없는 도덕적 용기 
- 사물에 해방되어 자유스럽고 유쾌한 마음, 호기(浩氣)라고도 한다. 
이 호연지기, 뿌듯한 마음은 누구나 자신의 내면에 자기 자신을 객관 화하여 타인과 자신을 공정하게 판단하는 하늘이 부여한 양심과 만날 때 나온다. 양심이란 깊은 마음속에서 혈구지도(絜矩之道)를 실천하라고 명령(天命)하고 계시는 하느님의 마음이며, 이 양심이 자신을 칭찬해주니 당연히 뿌듯한 것이다.

”너희는 그저 ’예‘할 것은 ’예‘하고 ’아니오‘할 것은 ’아니오‘라고만 하여라. 그 이상의 말은 악(惡)에서 나오는 것이다." (마태오, 5:37) 속마음을 속이지 말고, 맞는 것은 맞았다, 틀린 것은 틀렸다고 분명히 선언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이상의 말‘은 ’자기를 속이는 것‘이다. 그러니까 성의(誠意, 생각이 성실하다)란 ”자신의 속마음에 싹튼 생각을 잘 살펴보아, 악한 생각은 제거하고 선한 생각은 실천하기를 ’진심‘으로 하는 것’이다. 신독(愼獨)이 여기서 나온다. 홀로 있을 때에도 어긋남이 없도록 언행을 삼간다. 항상 뿌듯하고 보람찰 것, 즉 자겸(自謙, 겸손하여 자기를 낮춤)의 상태로 산다. 간단하다 선인 줄 알면, 실천하고, 악인 줄 알면, 그것을 진심으로 제거해가는 것이다. ‘뿌듯한 마음’이 있어야 맹자가 말한 호연지기(浩然之氣)가 생긴다. 

2
맹자는 인간을 '사단(四端)'이라고 하는 도덕적 가능성을 가진 존재로 파악한다. 그래서 그에게 있어서 인간의 사명은 이 사단을 계속 쌓고 키우고 충실히 하여 개인과 국가를 도적적으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그의 전체 철학 체계는 이것을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확장시키기 위하여 조직된 이론 체계에 다름 아니다. 이 도덕적 가능성이 쌓이고 또 쌓여 충실히 발전하면 우주의 영역까지 확장될 수 있는데, 그 최고의 경지를 "호연지기(浩然之氣, 사람의 마음에 차 있는 너르고 크고 올바른 기운)"라 부른다. 여기서는 희미한 가능성으로 있는 인간의 본질을 '확충'하는 것이 목적이고, 그 확충 작업을 수행하는 관건의 방법이 바로 "학(學)", 즉 배움이라는 거다.

제자 공손추가 맹자에게 물었다. "스승님의 장점은 무엇입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내 장점은 말을 알고 호연지기를 잘 기르는 것이다." 공손추가 다시 물었다. "말을 안다는 게 어떤 건가요?" 그러자 맹자는 "부동심(不動心)을 가지려면 지언(知言)의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했다. 이 말은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의 뜻을 구분할 줄 아는 것을 뜻한다. 맹자에 의하면, 사람의 말에는 4가지 병이 있다"고 했다. 첫째는 한쪽으로 치우친 피사(詖辭), 둘째는 외곬에 빠져 판단을 잃은 음사(淫辭), 셋째는 바른 길을 벗어난 사사(邪辭), 넷째는 궁한 나머지 책임을 벗으려는 둔사(遁辭)라고 했다. 

지언(知言), 남의 말을 잘 알아들으려면, 문해력이 필요하다. 그 문해력은 학습하려는, 아니 공부하려는 의지와 능력에 선행되어야 한다. 아트앤북 대표이며 인문학 연구자인 황산은 "대학 학력 중심 올드 엘리트 시대는 저물고, 4C 역량 갖춘 뉴 엘리트가 미래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도 전적으로 동의한다. 최근 우리 뉴스를 덮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거의 서울대 *대 출신이다. 학벌과 학력이 한 사람의 인생을 좌우하는 학력사회는 이미 종언을 고했다. 명문 대학과 특정 전공의 엘리트들이 사회의 주류를 차지해온 그간의 흐름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들은 거짓말을 잘 한다. 상황에 따라 자신의 소신을 뒤집는다. 그러니 신뢰를 잃는 거다. 기회주의자에게는 소신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우린 모르는 게 너무 많아/김형영

밤이면 돋아나는
별들은 알지
별이 하나 둘 돋아나는 걸
별들은 알지,
밤은 무섭고
희망은 내일,
내일은 무슨 일이 생길까
밤은 알지만

내일은 언제나 날이 새고,

반짝이는 별들은
저희끼리 반짝이며
날은 날이고
새는 새라고,
희망은 언제나
날이 새는 거라고
별은 별들끼리
알지, 밤마다
낄낄거리며
내가 모르는 사실을
내가 모르는 사실을

3
'잊지 말고, 조장도 말 것'이라는 '물망 물조장'이란 말을 나는 좋아한다. 이 말은 '필유사언이물정(必有事焉而勿正) 심물망 물조장(心勿忘 勿助長)'이란 말에서 나온 거다. '반드시 해야 할 일을 할 뿐 바로 잡으려고 하지 말며, 마음으로 잊지도 않되 조장하지도 말 것'이라는 뜻이다. 맹자 이야기이다. 맹자는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르는 법을 설명하면서 '알묘조장(揠苗助長)'이니, '발묘조장(拔苗助長)'이란 말을 하였다.

중국 춘추시대 송나라에 성격이 급한 농부가 있었다. 그는 이른 봄부터 밭에 나와 부지런히 씨를 뿌리며 한 해 농사가 잘되기를 소원했다. 그런데 매일같이 밭에 나와 살펴봐도 곡식 싹이 잘 자라는 것 같지 않았다. 농부는 안타까운 나머지 싹이 빨리 자라도록 돕고 싶어 싹 한 포기를 잡아당겼다. 싹의 키가 확실히 커 보였다. 이윽고 밭의 모든 싹을 다 잡아당기고는 집에 돌아와 가족들에게 자랑스레 말했다. “오늘 내가 곡식이 잘 자라도록 도와주느라 너무 피곤하다.” 놀란 아들이 날이 밝자 마자 밭으로 뛰어가 보니 밭의 싹이 모두 시들거나 말라비틀어져 있었다.

빨리 자라도록 도와준다며 싹을 잡아 뽑는 어리석은 농부의 이 이야기에서 ‘알묘조장’(苗助長) 또는 ‘발묘조장’(拔苗助長)이란 고사성어가 나왔다. ‘바람직하지 않은 일을 더 심해지도록 부추긴다’는 뜻의 ‘조장’(助長)이란 단어도 여기서 유래했다.

당장의 결과가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본래 목표를 버려서도 안 되고, 빨리 결과를 보려고 성급하게 굴거나 무리수를 둬 목표 자체를 해치는 일은 더더욱 안 된다.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일은 없다. 스스로 노력하되 서두르지 않고 인내를 가지고 순리를 쫓는 자세가 중요하다. 극단을 지양하고 중용의 도리를 견지하는 것이다. 

<<중용>>에 "연비어약(鳶飛魚躍)'이란 말이 있다. '솔개가 하늘을 날고, 물고기가 연못에서 뛰어 오른다'는 <<시경>>의 구절이다. 세상 만물이 자연법칙을 따라 저마다 삶을 영위하는 것이 천도(天道)라는 중용의 가르침이다.

4
사람은 정(精), 기(氣) 신(神)으로 이루어져 있다. 세 가지가 비슷비슷한 말로 정신(精神), 정기(精氣)라는 말처럼 서로 어울려 인간의 정신 작용을 뜻한다. 그러나 약간의 뉘앙스(미묘한 차이)는 있다.
▪ 정(精)이 '정력(精力)'이라고 할 때처럼 성인(成人)의 활동력을 지탱해 주는 기본적인 요인으로 몸이고,
▪ 기(氣)가 '기운(氣運)'이나 '원기(元氣)'라고 할 때처럼 사람을 건강하고 힘차게 살아가게 하는 힘, 에너지라면,
▪ 신(神)은 '신난다'고 할 때처럼 사람에게 활기와 흥을 돋워 주는 힘으로 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에너지가 '기'이고, 그 에너지의 활동은 '정'이고, 그 결과로써 '신'을 얻는 데, 그 때 우리는 '신바람이 난다'고 하는 것 같다. 여기서 말하는 '신'이란 그리스어의 '프시케(psyche)'나 그리스 철학에서 말하는 '다이몬(daimon)'이나 프랑스 철학자 베르그송(Henri Bergson)이 말하는 '엘랑 비탈(elan vital)'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말할 수 있다.

좀 더 부연 설명을 한다. '정(精)'은 몸을 말하며, 정력이란 말처럼, 우리의 활동력을 말한다. '신(神)'은 마음으로 우리가 말하는 정신이다. 정신력이란 말할 때 '신'이다. 이 '정'과 '신'에 '기(氣)'가 들어갈 때 우리는 생명체가 된다. 정리하면, 사람은 '마음이 가면 기운이 모이고, 기운이 가는 곳으로 혈이 따라 가며 서로 다 소통하게 한다. 한 마디로 막히지 않고 흐름이 좋게 한다. 기(氣)는 어디서 오는가?  호흡, 즉 '숨 쉬기'이다. 들숨과 날숨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 숨을 잘 쉬는 것이다. 기가 막히면 병이고, 나가버리면 몸은 시체가 되고, 정신은 귀신이 된다. '기통 차다'는 말도 기가 소통이 잘 된다는 말이다. 그러니 들숨과 날숨을 잘 조절해야 한다. 사람이라는 생명체는 '기'의 작용이 매우 중요하다.

다시 말하면, 마음이 가면 기운이 모이고, 기운이 가는 곳으로 혈(穴)이 따라 간다. 사람의 몸은 한 마디로 ‘생명체’ 이다. 생명체는 '정(精)', 기(氣)',  '신(神)' 세 가지로 돼 있다. '정(精)’은 몸뚱아리, ‘신(神)’은 마음(정신)이다. 여기에 ‘기(氣)’가 들어갈 때 생명체가 된다. 동의보감에서 이를 ‘삼보(三寶)’라고 불렀다.  '기(氣)'는 호흡이다. 숨 쉬는 거다. ‘기’가 막히면 병이고, 나가버리면 몸은 시체가 되며, 정신은 귀신이 된다. 그래서 기의 작용이 무척 중요하다.  

사람의 몸 안에는 '기'가 가득 차 있어 힘이나 활동과 관련된 말에는 으레 '기(氣)'자가 들어간다. 몸이 약해지면 '기력(氣力)이 다했다'고 하고, 꼼짝 못하는 상황이면, '기(氣)를 못 편다'고 말한다. 그리고 기가 끊어지면 숨이 막히게 되어 정신을 잃게 되는데, 이것을 기절(氣絶)이라 한다. 건강한 생활을 하려면, '기'가 온몸에 가득해야 한다. '기'가 잘 흐르지 않고 답답한 상태가 되면 '기분(氣分)'이 우울 해진다. 반대로 기가 충만하면 '사기(士氣)가 하늘을 찌르고 피곤한 기운이 사라지면 '원기(元氣)'를 회복하게 된다. 그러다가 지나치게 '기'가 높으면 '기고만장(氣高萬丈)'하게 된다. '기가 만 길이나 높아졌다'는 뜻이다. 인간의 기운을 받으면 '인기(人氣)가 올라간다. '인기'란 사람의 '기'이다. 그러므로 '인기'가 없어지는 것은 사람들의 관심이 사라진 것이다. 한편 기를 모으는 것이 '기합(氣合)'이다. 정신이 해이해져 '기'가 흐트러졌을 때 정신을 하나로 모으라 고 '기합'을 받는다. '기합'을 단순히 체벌로 생각하지 않고 정신 통일 훈련이라 생각하면 즐겁게 '기합' 받을 수 있다. 사람의 몸 안에는 '기'가 가득 차 있어 힘이나 활동과 관련된 말에는 으레 '기'자가 들어간다. 몸이 약해지면 '기력(氣力)이 다했다'고 하고, 꼼짝 못하는 상황이면, '기(氣)를 못 편다'고 말한다. 그리고 기가 끊어지면 숨이 막히게 되어 정신을 잃게 되는데, 이것을 기절(氣絶)이라 한다. 건강한 생활을 하려면, '기'가 온몸에 가득해야 한다. '기'가 잘 흐르지 않고 답답한 상태가 되면 '기분(氣分)'이 우울 해진다. 반대로 기가 충만하면 '사기(士氣)가 하늘을 찌르고 피곤한 기운이 사라지면 '원기(元氣)'를 회복하게 된다. 그러다가 지나치게 '기'가 높으면 '기고만장(氣高萬丈)'하게 된다. '기가 만 길이나 높아졌다'는 뜻이다. 인간의 기운을 받으면 '인기(人氣)가 올라간다. '인기'란 사람의 '기'이다. 그러므로 '인기'가 없어지는 것은 사람들의 관심이 사라진 것이다. 한편 기를 모으는 것이 '기합(氣合)'이다. 정신이 해이해져 '기'가 흐트러졌을 때 정신을 하나로 모으라 고 '기합'을 받는다. '기합'을 단순히 체벌로 생각하지 않고 정신 통일 훈련이라 생각하면 즐겁게 '기합' 받을 수 있다. 

5
'심신의 기력이나 원기를 기르는 "양기(養氣)" 이야기를 하려 다가 먼 길을 돌아 왔다. 그러니까 '정', '기', '신'은 기본적으로 생명, 욕망, 신체가 작동하는 기본 원리라고 할 수 있다. 이 세 가지가 있어야 우리가 살아간다고 하는 거다. 문제는 '정'과 '기'는 이해하는데, '신', 즉 삶의 방향을 소홀히 한다. 이미 행복, 성공, 이런 것들의 방향이 정해져서 '정'과 '기'를 그쪽으로 쓰면 된다고 믿는다. 그러니까 가장 중요한 것이 '신'이다. '신'은 우리들의 삶의 방향이다. 사람이 방향이 없이 살 수 없는데, 이 부분은 보이지도 않고 티도 안 나고, 내가 무슨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도 모르는 체, 우리가 캄캄한 암흑 상태에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그러니까 오늘 하고 싶은 말은 '사람은 기운으로 산다'는 거다. '기운'이란 말의 정의는 '하늘과 땅 사이에 가득 찬, 만물이 나고 자라는 힘의 근원"이라고 한다. 일상 생활에서는 '기운이 없다'는 말처럼, '사람이나 동물이 활동하거나 일을 하는 데 필요한 힘'을 말한다. '기운'에는 한자가 없다. 다만 기(氣)에서 왔을 것으로 본다. '기운'은 비슷한 뜻인 '힘'보다 더 근원적인 것을 부르는 말 같다. 영어로 '기'는 'energy'로, '힘'은' force'가 된다.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인 기운이 외부에 밀거나 당기는 힘으로 바뀌는 것이다. 그 힘을 나는 '신바람'이라고 생각한다. 

<<동의보감>>에서 말하는 정은 질료(質料)라 한다. 질료가  있어야 우리가 그걸 가지고 변형을 한다. 그게 신장에서 만들어진다 한다. '정'은 우리 안에 액체로 이루어진 모든 것을 말한다. 사람을 만들고, 문명을 건설하고, 이 세상의 모든 진리를 탐구하는 것이 정이라는 질료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 다음 이 질료를 움직이는 엔진이 '기'이다. 그걸 주관하는 장기가 폐라 한다. 폐로 호흡을 하기 때문이다. 
 
요약하면, 신장에서는 남성의 정액이나 여성의 생리 혈 같은 원초적 질료가 구성이 되고, 폐에서는 호흡을 통해서 이걸 계속 순환을 시켜야만 우리는 살아 있는 거다. 순환이 중요하다. 그런데 이렇게만 해서는 살 수 없다. 이 질료와 에너지를 어떤 방향으로 쓸 것인가 중요하다. 그 방향이 없이 살면, '정'과 '기'를 그냥 자기도 모르는 방식으로 막 쓴다. 우린 이걸 맹목(盲目, 이성을 잃어 적절한 분별이나 판단을 못하는 일)이라 한다. 맹목은 있는 그대로의 순수함이 아니고, 다 파괴로 이어지게 되어 있다.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이게 '신'이다. 그건 심장이 주관한다고 한다. "신'이 정해지면, 우리는 '신명'을 얻을 수 있다. 그때 우리는 하루 살아내는 기적이 생긴다.

사람은 오장육부가 있다. 오장(간, 심장, 폐, 비장, 신장)은 음의 장부이다. 가득 채우려는 성질이 있다. 반면 육부(담낭, 소장, 위장, 대장, 방광, 삼초)는 양의 장부로 비워내야 편안하다. 채워 있으면 오히려 병이 된다. 예컨대, 위장이 차 있으면 시체가 되고, 대장이 차 있으면 변비가 되고, 담낭이 차 있으면 담석증이 된다. 그래서 오장이 채워지면 육부가 비워지고, 육부가 비워내면 그 힘으로 오장이 채워진다. 신비롭다. 이렇게 흐름이 발생하며 에너지가 만들어 진다. 내 몸을 알고 사랑해야 한다. 그 흐름을 위해.

흐름이 막히면 몸이 말을 한다. 우리 신체의 언어는 통증이다. 이런 말이 있다. 통즉불통(通卽不痛), 이 말은 기혈이 통하면 아프지 않고, 아프면 기혈이 통하지 않는 말이다. 몸이 어딘가 막히면 통증으로 말한다. 그래도 그 말을 못 알아 들으면 마비가 온다. 마비도 몸의 언어이다. 몸 뿐만 아니라, 세상 사는 이치도 마찬가지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도 막히면 통증이 오고, 그래도 안 풀리면 마비가 온다.

내 몸의 흐름을 좋게 하려면, 먹고 마시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자연의 원리에 따라 밤에 먹지 말아야 한다. 자연의 원리에 따르면, 오전 5시부터 7시 까지는 내 생명의 기운이 대장으로 간다. 이때 일어나서 대변을 배출해야 한다. 오전 7시부터 9시까지는 경맥(혈)의 순환이 위로 간다. 이때는 아침 식사를 해야 한다. 아침을 거르면 하루 종일 허하다. 그럼 간식을 더 찾게 되고 저녁을 많이 먹게 된다. 저녁 식사는 오후 7시 이전에 마쳐야 한다. 그리고 9시 이후에는 먹지 말아야 한다. 이때 먹으면 음식이 장내에 축적되어 아침까지 간다. 결국 살이 찌고 비만이 온다. 저녁을 7시에 그리고 그 다음날 아침을 8시 경 먹으면 13시간 정도 간헐적 단식을 하게 되는 것이다.

기(氣)를 기르려면, 즉 몸의 에너지를 키우려면, 단전을 하거나 하루에 30분 이상 걷기를 하는 것이 좋다. 적어도 하루 세 차례 이상 괄약근을 수축하면 아랫배에 힘이 들어간다. 그 자리가 단전(丹田)이다. 사람이 한 그루 나무라면 단전을 그 뿌리에 해당한다. 여자의 자궁도 남자의 정기도 거기에 있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것처럼, 단전을 잘 지키고 잘 키워야 건강한 사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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