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은퇴하신 한 교수님이 자기 아파트에서 매월 둘째 주 토요일 오후마다 <아파트인문학콘서트>를 여신다. 우중에 그 곳에 가다가, 난 장미와 찔레꽃을 만났다. 어제 강의 제목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기공요법"이었다. 기가 막히면 죽고, 기가 통하면 산단다. "기가 막혀"보단 "기똥찬" 오월이었으면 해요.
장미와 찔레/반칠환
경복궁 맞은편 육군 병원엔 울타리로 넝쿨장미를 심어놓았습니다. 조경사의 실수일까요. 장난일까요. 붉고 탐스런 넝쿨장미가 만발한 오월, 그 틈에 수줍게 내민 작고 흰 입술들을 보고서야 그 중 한 포기가 찔레인 줄을 알았습니다. 그토록 오랜 세월, 얼크러설크러졌으면 슬쩍 붉은 듯 흰 듯 잡종 장미를 내밀 법도 하건만 틀림없이 제가 피워야 할 빛깔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꽃잎은 진 지 오래되었지만, 찔레넝쿨 가시가 아프게 살을 파고듭니다. 여럿 중에 너 홀로 빛깔이 달라도 너는 네 말을 할 수 있겠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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