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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늘 응원해 주시던 아버지, 늘 가슴으로 모든 고통을 받아 주시던 어머니에게 카네이션을 바친다.

5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오늘은 어버이날이다. 나는 늘 이런 생각을 한다. 부모는 나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 처럼 여기고 나의 기쁨은 자신의 기쁨처럼 여긴다. 세상 어디에도 찾을 수 없는 마음이다. 내가 아플 때 사람들은 나를 동정하지만, 자신들의 손해를 감수하고 나를 도와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부모는 다르다. 내가 아플 때 연민을 느낄 뿐만 아니라. 내 아픔을 자신이 짊어지고 그 아픔을 덜어주려 한다. 내가 기쁠 때, 더 기뻐하는 존재는 부모이다. 어버이날은 우리에게 그런 심성이 있는지 스스로에게 묻는 날이다. 왜냐하면 누구든지 시간이 지나면 자신도 부모가 되기 때문이다. 어른이 되기 때문이다. 어른을 다른 말로 하면, '위대한 개인'이다. 어버이날 아침에, 나는 어른 짓을 잘 하는지 나를 되돌아보아야 한다.

그리고 어버이 날이면,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조각이 생각난다. 성모 마리아와 어린 예수를 묘사하고 있다. '피에타'라는 말은 이탈리아어 로 슬픔, 비탄이라는 뜻이다. 하늘 나라에 계신 어머니를 생각하며 또 오늘 아침에 자세히 들여다본다. 지난 글들은 https://pakhanpyo.blogspot.com 을 누르시면 보실 수 있다.

우리 인간은 어머니의 자비(慈悲)를 통해서 세상에 태어났고, 자비를 확인하고 타인에게 베품으로써 정신적으로 영적으로 다시 태어난다. 자비를 영어로는 컴페션(compassion)이라 한다. 컴패션은 타인의 고통을 나의 고통으로 느끼는 감수성이자 능력이다. 컴페션은 다른 사람의 고통(passion)을 자신도 함께(com)느껴, 그 고통을 덜어주려고 애쓰는 행동이다. 더 나아가 다른 사람에게 고통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리 배려하는 마음과 행동이다. 그리고 패션(passion)은 자신이 하고 싶은 욕망을 채우는 감정이 아니라, 자신의 애간장을 태우는 고통이다. 패션은 타인의 고통을 보고 자신의 일처럼 고통스러워 할 뿐만 아니라, 그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바치려는 거룩한 행위이다.

너무 무겁다. 그래 오늘 아침 공유하는 시는 하상욱 시인의 것이다. 그의 시 대부분은 짧다. 그러나 여러  번 읽으면 뭉클한 무엇인가 남는다. 오늘 오후에는 딸을 데리고 산소에 다녀올 생각이다. 그리고 작년에 적어 두었던 일화 하나도 함께 공유한다.

어버이날의 단상/하상욱

엄마는 해낼게
얼마든 해낼게

아파도 괜찮아
아빤 또 괜찮아

“상욱 씨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예요?”
“저에게 가족은 ‘영어’ 같아요”
“왜?”
“마음에 있는 게 표현이 안 돼”

거지가 들려준 교훈

백화점 입구에 거지 한 명이 구걸하고 있었다. 그는 예순 살 정도의 노인이었다. 어깨까지 내려오는 흰머리는 헝크러져 있었으며 심지어는 지난 밤 길바닥에서 누워 잤는지 잡초가 붙어 있기까지 했다. 그래도 그는 얼굴에 미소를 띠고 두 손을 앞으로 펼치어 구걸을 하고 있었다.

어느 날, 여섯 살 정도의 한 어린이가 거지에게 다가와 옷자락을 잡아 당겼다. 거지가 손을 내려다보니 예쁜 꼬마 아이가 조그마한 손을 내밀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거지가 허리를 굽혀 그것을 받아들였다.

거지 손바닥에는 1유로(EURO)짜리 동전 하나가 놓여 있었다. 거지는 얼굴 가득히 주름을 만들어 가며 환하게 웃었다. 그리고는 무엇인가 주머니에서 꺼내, 돌아서려는 아이에게 쥐어 주었다. 아이는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하며 저만치서 기다리고 있는 엄마에게 아장아장 뛰어갔다. 그런데 아이의 엄마가 깜짝 놀랐다. 딸의 손에는 1유로짜리 동전 2개가 쥐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엄마는 거지에게 다가와서 말했다.

"우리 아이가 드린 것도 겨우 1유로짜리 하나인데 그걸 도로 돌려 주셨더군요. 오히려 당신의 1유로를 더 보태서 말이에요. 이러면 안 될 것 같아 다시 가져 왔어요,"  아이의 엄마는 동전을 그의 손에 올려놓았다. 그러자 거지는 그 동전을 다시 아이 엄마에게 건네며 이렇게 말했다.

"그건 간단하게 생각하여 주세요. 아이에게 누군가를 도우면 자신이 준 것보다 더 많은 걸 돌려받는다는 것을 가르쳐주고 싶었거든요"

동전 한 닢이 아쉬운 그였지만 해맑은 어린아이 앞에서는 어른이고 싶었던 것이다. '내 앞에 있는 낯선 이가 곧 신이다'라는 관념적인 '언술'보다, 스스로 어른이 되는, 위대한 개인이 되는 실천을 다짐하는 아침이다.

늘 응원해 주시던 아버지, 늘 가슴으로 모든 고통을 받아 주시던 어머니에게 카네이션을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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