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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논증이나 논변에 빠지는 사람보다 이야기 하는 사람의 영혼이 한 뼘 더 높다."

4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매주 월요일은 이야기를 공유하기로 했다. 오늘 아침은 세계적인 사이클 선수 랜스 암스트롱(Lance Armstrong) 이야기이다. "논증이나 논변에 빠지는 사람보다 이야기 하는 사람의 영혼이 한 뼘 더 높다."(최진석) 특히 계절이 바뀔 때는 시나 소설을 읽어야 한다. 시나 소설은 어렵거나 추상적인 게 아니다. 현재 살아가는 우리 이야기를 다양한 방식으로 재현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재현은 누구나 알고 있는 상투적 방식이 아니라, 새로운 해석이 담겨 있어 '생각'하게 만드는 것뿐이다. 그날이 그날처럼 살아가면서, 낯선 생각은 우리에게 복잡하거나 어렵게 느껴진다. 자기가 의존하고 있는 상투적 생각 안에 머무는 데 확신을 갖고 또 그것이 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소설이 한가롭고 쓸모없게 여겨지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는 진정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 걸까? 뭘 원하는지 알고 있을까? 어쩌면 이 질문이야말로 우리가 이런 질문들에 대면을 피하기 때문에 점점 더 어려워지는, 낯선 생각일지도 모른다. 나는 그 질문을 하는 것이 '문학'이라고 생각한다. 소설가 은희경에게서 배운 내용이다.

외국의 어느 자전거 경매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그날따라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저마다 좋은 자전거를 적당한 값에 사기위해 분주한 모습들 이었다. 그런데 어른들이 주 고객인 그 경매장 맨 앞자리에 한 소년이 앉아 있었고, 소년의 손에는 5달러짜리 지폐 한 장이 들려 있었다.소년은 아침 일찍 나온 듯 초조한 얼굴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드디어 경매가 시작되었고, 소년은 볼 것도 없다는 듯 제일 먼저 손을 번쩍 들고 "5달러요!" 하고 외쳤다.  그러나 곧 옆에서 누군가 "20달러!" 하고 외쳤고, 그 20달러를 부른 사람에게 첫번째 자전거는 낙찰되었다.

두번째, 세번째, 네번째도 마찬가지 였다. 5달러는 어림도 없이 15달러나 20달러, 어떤 것은 그 이상의 가격에 팔려 나가는 것이었다. 보다 못한 경매사는 안타까운 마음에 슬쩍 말했다. "꼬마야, 자전거를 사고 싶거든 20달러나 30달러쯤 값을 부르거라."  "하지만 아저씨, 제가 가진 돈이라곤 전부 이것뿐이에요." "그 돈으론 절대로 자전거를 살 수 없단다. 가서 부모님께 돈을 더 달라고 하려무나." "안돼요! 우리 아빤 실직 당했고, 엄만 아파서 돈을 보태 주실 수가 없어요. 하나밖에 없는 동생한테 꼭 자전거를 사가겠다고 약속했단 말이에요." 소년은 아쉬운 듯 고개를 떨구었다.

경매는 계속되었고 소년은 자전거를 사지 못했다. 하지만 여전히 제일 먼저 5달러를 외쳤고, 어느새 주변 사람들이 하나둘씩 소년을 주목하게 되었다. 드디어 그 날의 마지막 자전거는 그 날 나온 상품 중 가장 좋은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그 경매를 고대했었다. "자, 최종 경매에 들어갑니다. 이 제품을 사실 분은 값을 불러 주십시오." 경매가 시작되었다.소년은 풀 죽은 얼굴로 앉아 있었지만 역시 손을 들고 5달러를 외쳤습니다. 아주 힘없고 작은 목소리였습니다. 순간 경매가 모두 끝난 듯 경매장 안이 조용해졌습니다. 아무도 다른 값을 부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5달러요. 더 없습니까? 다섯을 셀 동안 아무도 없으면 이 자전거는 어린 신사의 것이 됩니다." 사람들은 모두 팔짱을 낀 채 경매사와 소년을 주목하고 있었다. "5… 4… 3… 2… 1." "와~아!!" 마침내 소년에게 자전거가 낙찰되었다는 경매사의 말이 떨어졌고, 소년은 손에 쥔 꼬깃꼬깃한 5달러짜리 지폐 한 장을 경매사 앞에 내 놓았다. 순간 그 곳에 모인 사람들이 자리에서 모두 일어나 소년을 향해 일제히 박수를 치는 것이었다.  훗날 이 자전거를 받게 된 동생은 형의 마음을 알았었는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자전거를 탔다고 한다. 이 동생이 바로 사이클을 타고 알프스산맥과 피레네산맥을 넘으면서 프랑스 도로를 일주하는 <투르 드 프랑스> 대회에서 최초로 6연패를 달성한 사이클 선수 "랜스 암스트롱"이다. 이 랜스 암스트롱하면 라이벌이라 말이 떠오른다. 오늘 아침 시를 공유하고, 이야기를 이어간다.

그는 모릅니다/원태연

그를 처음 만난 날
내 앞에 앉아있는 그를 보면서
가슴 떨림에 고른 호흡하기 어려웠다는 걸
커피잔들 때 바들바들 떠는 부끄러운 손 보이고 싶지않아
일부러 마시기 편한 쉐이크로 주문했다는 걸
그렇게 태연한척 차분한 모습 보이려
무척이나 노력했던 나를 그는 모릅니다

그를 두번째 만난 날
들뜬 기분에 약속시간 보다 30분먼저 도착한 나
우산을 접으며 입구로 들어오는 그를 보면서
주님께 짧은 감사기도 드렸다는 걸
그날 그가 너무나 멋있어 보인다고 참 근사하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차마 말하지 못했던 나를 그는 모릅니다

(…)

그를 다섯 번째 만난 날
내게 줄 선물을 준비하느라고 늦게 온 거면서
괜히 내 눈치만 보던 그
그런 그가 너무 귀여워 꼭 안아주고 싶었지만
택시기사 아저씨 눈때문에 그저 창밖만 바라봤다는 걸
눈가에 눈물이 이만큼 고였다는 걸 그는 모릅니다

이어지는 이야기와 시 전문은 블로그로 옮긴다. https://pakhanpyo.tistory.com 을 새롭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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