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오늘 글입니다.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지
(2024년 2월 22일)
운명을 바꾸고 싶다면, <<주역>>을 읽는 거다. <<주역>>은 인간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신비의 세계를 알아내려는 책은 아니다. <<주역>>은 자기 힘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을 능동적으로 바꾸라는, 매우 확실하고 실천 가능한 메시지를 준다. 나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나의 생각과 행동이다. 운명을 바꾸길 원한다면 생각과 행동을 바꾸어야 한다. 생각과 행동이 바뀌지 않는 한 운명도 바꾸지 않는다.
<<주역>>에는 괘사 64개, 효사 386개 등 모두 450개의 판단이 나온다. 이것들은 예외 없이 '상황에 대한 설명'과 '그에 대한 길흉 판단'의 두 가지 구분으로 나뉜다. 어제 우리가 살펴 본, <쾌괘>의 九五와 上六의 효사를 예로 들어 본다. ''X'이면 'Y'이다'라는 구조이다. 九五에 나오는 "비름나물을 뜯듯이 결단할 바를 쉽게 결단하되 중용의 길을 행하면(X), 허물이 없을 것(Y)"이다. 上六에 나오는 "부르짖어도 쓸모가 없으니(X), 마침내 흉함이 있을 것이다(Y). 여기서 (X)는 상황에 대한 설명이고, (Y)는 길흉 판단이다. (X)에는 옛날 일화나 자연 현상 혹은 그 괘 안에서 특정한 상황 등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야기의 형식은 다르지만 공통점은 모두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이다. (Y)는 (X)처럼 생각하거나 행동하면 그 결과가 어떨 것인지에 대한 판단을 담고 있다. 예를 들면, 길하다(吉), 흉하다(凶), 뉘우칠 것이다(悔), 어려울 것이다(吝), 허물이 있을 것이다(有咎), 허물이 없을 것이다(無咎) 등이다.
- 길하다, 흉하다는 말은, 제비 뽑아서 운이 좋거나 나쁘다고 하는 것과 전혀 다르다. <<주역>>에 이유 없이 길하거나 흉한 사태는 없다. 어떤 상황에서 적절하게 생각하고 행동하고 반응하면 길하고, 그러지 못하고 무리하거나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흉하다는 거다.
- 뉘우침(悔)과 어려움(吝), 이를 합쳐서 '회인(悔吝)'이라 한다. 이것은 길흉으로 가는 징검다리이다. 뉘우침이 있을 것이란 말은 흉한 상황을 돌이켜 뉘우칠 수 있다면 길(吉)해 질 수 있다는 말이다. 흉함은 뉘우침을 거쳐 길함으로 갈 수 있다. 어려워질 것이라는 말은 길한 상황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 어려움에 빠져 결국 흉 해질 것이라는 말이다. 길함은 어려움을 거쳐 흉함으로 갈 수 있다.
<<주역>>에서 길하거나 흉하다는 효(爻)보다 뉘우침이 있거나 어려워질 것이라는 대목, 혹은 위태로울 것이라는 대목에 인간적인 고뇌가 더 많이 담겨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뉘우침, 어려움, 위태로움은 대체로 이루어지기 어려운 욕망을 추구하거나 정당하지 않은 방법을 동원할 때 생긴다. 그럴 줄 알면서도 미망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것이 인간이다. 길함과 흉함, 뉘우침과 어려움의 관계를 다음 도표로 표현할 수 있다.
길함(吉) → 어려움(吝) → 흉함(凶) → 뉘우침(悔) → 길함(吉)
중략 (…) 관심 있으신 분은 블로그로 오세요.
<<주역>>에는 450개의 조건문, 즉 450개의 "만약에 ...이라면"이 있는 거다. 이 정도라면 인생에서 만날 수 있는 거의 모든 조건문이 다 들어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길흉을 직접 바꿀 수는 없지만, 전제 조건에 해당하는 내용은 스스로 바꿀 수 있다. 전제 조건은 곧 우리의 생각과 행동이기 때문이다. 길흉의 결과를 바꾸고 싶다면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어야 한다. <<운명의 앞에서 주역을 일가>>를 저자 이상수의 주장을 공유하며, 나 자신도 본격적으로 <<주역>>을 읽기에 앞서 큰 도움을 받고 있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환절기에 여름 장마처럼 몇일 동안 비가 내린다. 분명한 것은 "이 비 그치면/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서러운 풀빛이 짙어"올 것이다. 비는 그 철을 돕거나 재촉하는 촉매제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봄비에 만물이 더 잘 보일 것이다. 비는 그 철을 돕거나 재촉하는 촉매제와 같은 것이다. 봄은 '보기' 때문에 봄이라는 이가 있다. 그러니까 이 봄 비가 그치면, 세상 만물이 더 잘 보일 것이다. 새싹을 기르는 봄비는 꽃의 부모라고 한다. 봄비를 꽃을 재촉하는 비란 뜻의 '최화우(催花雨)'라고도 한다.시인들은 봄비를 좋아하는가 보다. 시의 제목이 '봄비'인 시가 수두룩하다. 오늘은 이수복 시인의 <봄비>를 공유한다. 사진은 비를 맞으며 동네에서 찍은 것이다.
봄비/이수복
이 비 그치면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오것다.
푸르른 보리밭길
맑은 하늘에
종달새만 무에라고 지껄이것다.
이 비 그치면
시새워 벙글어질 고운 꽃밭 속
처녀애들 짝하여 새로이 서고
임 앞에 타오르는
향연香煙과 같이
땅에선 또 아지랭이 타오르것다.
다른 글들은 네이버에서 '우리마을대학협동조합'를 치시면, 그 곳의 출판부에서 볼 수 있다. 아니면,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blog.naver.com/pakhan-pyo 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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