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1951-60년대 태어난 나와 같은 60대는 한국 전쟁 이후 10여년 간 이어진 베이비붐 세대로 고도 경제 개발 시기를 경험했고,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 그러나 이 시기의 여성들은 실제 남성들에 비해 '목소리'가 없었다. 내 누나 두 분도, 남동생들을 위해, 학업을 포기해야 했다. 이 세대 대부분의 여성들은 청소년기에 배움의 기회가, 청년기에는 사회 진출의 기회가 부족했고, 중·장년 때는 주로 가사노동과 육아에 매달려야 했다. 실제로는 내가 살던 시골 고향의 남자 친구들도 그랬다. 작업을 잡은 경우도 주로 3D 노동이었다.
이제 그들의 '반란'이 시작되었다. 나도 그렇게 느낀다. 많은 분들이 제2의 인생을 시작하려 한다. 요즈음 유행하는 말로 그 세대들도 소위 '혼여행(혼자 하는 여행)'을 시작했다. 여기서 문제는 스마트폰을 잘 이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 내가 꿈꾸는 유성마을대학(YMC, Youseong Micro College)에서 디지털 리터러시 강의를 만들어, 그들에게 스마트폰 이용법을 배우게 하고 싶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자식들에게 안부 전하기, 스마트폰으로 승차권을 구입하기, 여행 중에는 인터넷으로 현지 승차공유 플랫폼이나 호텔 플랫폼을 이용하는 법 등을 익히는 것이다. 게다가 외국 여행을 다니는 데 필요한 외국어와 국제 매너를 배울 기회도 만들고 싶다. 그리고 이 세대들이 퇴직 후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으니 경제 교육도 받을 기회를 만들고 싶다. 경제적 독립으로 자식들로부터 얽매이지 않게 하고 싶은 것이다.
특히 60대 여성들은 엄마, 아내가 아닌 한 인생을 시작하고 싶어 한다. 그동안 부엌에서 삶의 대부분을 보냈다면 이제 배우고, 즐기고, 누리는 한 명의 인간으로 활기찬 노후를 보내고 싶어 한다. 60대 인구가 최근 10년 사이에 크게 증가한 통계가 나왔다. 국가 총인구에서 60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10년 전 8,15%에서 현재 12,5%로 그 비중이 높아졌다. 그리고 '혼자인' 나에게 매우 흥미로운 통계도 하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60대는 전 생애 연령대에서 처음으로 여성 인구가 남성 인구보다 많아지는 시기라 한다. 이후 70대-90대 구간에서도 여성인구가 남성 인구보다 많다. 평균수명이 남성보다 길다 보니 홀로 긴 노년기를 보내야 한다.
그래 60대 이상의 여성들을 위한 '자아 찾기' 프로그램이 많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줌을 배우며 건강도 되찾고, 골프, 단전호흡 그리고 수영 등의 운동 동호회들을 통해 인간관계를 넓히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산업화 시기에 중등 교육을 받지 못하고 곧장 공장에 일하러 가야 했기 때문에, 늘 어려워 하는 길거리의 영어 간판들을 읽을 수 있도록 간단한 영어나 프랑스어를 배우는 강좌도 필요하다. 한정란 한국노년학회 회장(한서대 교수)의 말을 소개한다. 이제 "자신의 인생에서 주인공이 되어 뭔가를 할 수 있었던 적이 한번도 없었던 이들이 인생 후반기 30년을 준비하는 60대가 되면 자신의 정체성을 다시 찾게 된다. 가정이란 굴레에서 벗어나 그동안 갖고 싶었지만 여건 때문에 억눌려 왔던 것을 곰곰이 생각하며 내면을 잘 관찰하는 때"가 되어야 한다.
주변을 둘러보면, 제2의 인생을 찾는 여성들의 사회 활동이 실제로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한 분야에 푹 빠져 열중하는 '덕질'도 더 이상 젊은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예를 들면,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에게 푹 빠져 공연을 보러 다니는 팬클럽 활동을 하는 등 다양한 취미활동들을 한다. 요즈음 트로트 전성시대도 이런 흐름 속에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이해하면 된다. 그렇지만 아직도 현실에선 가사노동과 돌봄 노동에 치여 이 시기를 보내는 이가 더 많다. 상당수 60대 여성이 소위 '할마(할머니+엄마)'로 성인기 자녀의 엄마 노릇과 손주 할머니 노릇을 이중으로 수행하고 있다.
그와 달리 능동적으로 활동하는 60대를 우리는 '뉴 시스티(New sixty),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라고 부른다. 그들은 적극적으로 새 파트너를 찾으며 혼자에서 둘로, 인생의 2막을 여는 이들도 있다. 앞으로 20-30년 남은 인생을 혼자보다 반려자와 함께하면 더 행복할 것이란 생각이다. 특히 아이가 독립하고 홀로 남으니 남은 20-30년간 함께할 반려자를 찾는 것이다. 이들이 주로 찾는 상대는 인생에 대한 관점이 비슷하고 남녀 간의 열정보다 대화가 잘 되는 사람이다. 아니면 깊게 엮이는 건 싫은데 살아온 이야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도란도란 말할 상대를 찾고 싶어 한다.
실제로 이 시기의 '이성교제'는 애인 같은 친구, 친구 같은 애인의 역할을 하며 삶의 활력소가 될 수 있다. 실제 대부분의 60대들은 일상에서 자신의 모습과 정제성을 '일하는 존재', '홀로 남겨진 존재'로 인식한다. 그러나 이성 교제 후 '내 편이 생기고 이전 결혼 생활에 대해 보상받는 느낌을 받음' 등으로 정제성이 변한다고 주장하는 연구가 있다. 오늘 아침 글은 한겨레 신문 김미향 기자의 심층보도("여행, 덕질, 소개팅… 예순, 부엌에서 나와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이", 2020년 2월 8일자)를 읽고 정리한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김기자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김기자는 나에게 여러 가지 통찰을 주었다.
우리 60대들을 위해, 오늘 아침 공유하는 시처럼, 나는 인문운동가로서 나의 "별 키우기"를 다짐한다. 특히 정신적인 측면에서 자유와 독립의 인문정신을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라는 '매일 아침' 글쓰기로 우리 60대들에게 응원하며, 영혼의 근육을 키워주고 싶다. 그리고 나는 유성마을대학의 이름으로 60대를 위한 강좌들과 다양한 취미 커뮤니티를 계속 만들어 갈 것을 다짐한다. 오늘 아침 사진은 대전 시민 천문대에서 별자리 공부를 할 때 찍은 것이다.
별 키우기/문정희
나만의
별 하나를 키우고 싶다
밤마다 홀로 기대고
울 수 있는 별
내 가슴속 가장
깊은 벼랑에 매달아 두고 싶다
사시사철 눈부시게 파득이게 하고 싶다
울지 마라, 바람 부는 날도
별이 떠 있으면
슬픔도 향기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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