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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나도 "지금, 여기 그리고 나 자신을 사랑하고"부터 이다.

4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공지영 작가가 자신의 책 <그럼에도 불구하고>에서 들려 주는 예수의 일화가 인상적이었다. 나도 다음 일화 속의 그 병자처럼, 남 탓만 하지 않았나 해서, 마음이 찔끔했다.

예수가 어느 날 예루살렘 근처에 있는 한 마을의 연못 가로 간다. 거기에는 주랑, 그러니까 지붕은 있고, 벽은 없는 정자 같은 건물이 다섯 채 있었는데 거기에는 병자들로 가득 차 있었다고 한다. 그곳에 내려오는 전설이 하나 있는데, 이따금씩 주님의 천사가 그 곳에 내려와 물을 출렁거리게 하면 그때 그 연못에 제일 먼저 들어가는 사람은 무슨 병이든 낫는다는 것이었다. 아마도 희망을 잃은 사람들, 의사가 고치지 못한 사람들, 의사에게 가보지도 못한 사람들이 거기 가득히 있었다. 예수는 거기서 한 남자를 지목한다. 그는 이미 38년 동안이나 앓아 누워있었고, 예수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기록은 전하고 있다. 예수가 다가가 그에게 묻는다. "건강해지고 싶으냐?"  그런데 그 자의 대답이 이랬다. "선생님, 물이 출렁거릴 때 저를 물속에 넣어줄 사람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는 동안 다른 이들이 먼저 물에 들어갑니다."

이 일화를 읽고 나는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 나도, 남이 나에게 해주기를 바라며 기다리고만 있었던 것이다. 공 작가 처럼 말이다. "내가 원하는 것은 어쩌면 그냥 남을 탓하고 마치 인생 전체를 바친 희생자의 좌석에 앉아 누군가 나에게 구호품 같은 행운 꾸러미를 던져주는 것이 아니었을까?" 나도 내가 원했던 꿈을 두 번이나 놓쳤다. 그러면서 남 탓만 하다가, 몇 년 전부터 내 길을 찾아 이젠 행복하다.

공지영 작가 처럼, 나도 "지금, 여기 그리고 나 자신을 사랑하고"부터 이다. 공 작가는 '지금, 여기 그리고 나 자신을 사랑'하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지금-여기'보다 먼저 '나 자신'을 사랑하는 일에 우선 순위를 두자고 말했다. '나 자신'을 더 사랑하고, '나 자신'을 더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말이다. 이건 죽는 그날까지 지켜야 하는 명제라고 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우선 거울 앞에서 자기 자신을 정면으로 보기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이렇게 외치라고 한다. "사랑한다. 이 세상에서 가장 예쁘고 소중한 너!"라고. 이게 처음에는 쉽지 않다고 한다. 그래 연습을 하라고  했다.

세상 모든 것을 다 하지 않는다 해도 꼭 해야 하는 이 "자기 자신 사랑하기"가 연습이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아는 이가 많지 않다고 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매일 빼지 않고 꾸준한 연습이 필요한 일이다. 왜냐하면 자본주의는 우리가 스스로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는 정말로 행복해지기를 원하기 보다, 그냥 아무 일도 없기를 바랄 뿐이다. 그건 행복이 아니다. 그래 공지영 작가는 다음과 같이 연습했다고 한다. 나를 사랑한다고 하면서, "나는 건강하고 행복하고 나아지기를 원합니다"를 덧붙였다고 한다. 잘 안되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습했다고 한다. 나도 이젠 아침에 면도 하기 전에, 거울을 정면으로 똑바르게 응시하며 외치는 연습을 할 테다. '사랑한다.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너! 나는 건강하고 행복하고 나아지기를 원한다!' "매일 똑같은 행하면서 결과가 달라지기를 바라는 것은 미친 짓"(아인슈타인)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며칠 전부터 날씨가 포근해 봄이 가까이 온 듯했는데, 오늘 아침은 다시 춥다. 겨울이 봄을 시기하는 것 같다. 그러나 겨울이 봄의 차례라는 것을 잊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서 날이 풀려, 주말 농장에 나가고 싶다. 그래 오늘 아침 시는 박노해 시인을 것을 택했다. 또 이렇게 살고 싶기도 한 것이다. 이 시를 소개한 [먼. 산. 바. 라. 기.]처럼, 나도,"요사이 내 마음도 이렇다. 호미와 신발과 의자로 상징되는 삶을 그리고 있다. 적당한 노동, 그리고 신발과 의자가 뜻하는 동(動)과 정(靜)의 조화로운 삶을 희망한다. 그래서 마음은 늘 전원에서의 삶을 꿈꾼다. 땅과 나무와 풀의 벗들과 가까이서 살고 싶다. 내가 나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바로 이 세 가지다. 호미 하나, 신발 하나, 의자 하나면 넉넉하다."

세 가지 선물 / 박노해

나에게 선물하고 싶은 것은
단 세 가지

풀무로 달궈 만든 단순한 호미 하나
두 발에 꼭 맞는 단단한 신발 하나
편안하고 오래된 단아한 의자 하나

나는 그 호미로 내가 먹을 걸 일구리라
그 신발을 신고 발목이 시리도록 길을 걷고
그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고 저녁노을을 보고

때로 멀리서 찾아오는 벗들과 담소하며
더 많은 시간을 침묵하며 미소 지으리라

그리하여 상처 많은 내 인생에
단 한 마디를 선물하리니
이만하면 넉넉하다

공지영 책으로 되 돌아온다. 그녀는 "사랑에 빠진 척하면 진짜로 쉽게 사랑에 빠지게 된다"고 말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래 나는 매일 샤워를 하고, 속옷을 갈아 입는다. '지금, 여기 나 자신을'을 사랑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나의 문제는 청소를 잘 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먹는 것은 가급적 대충 먹지 않는다. 식당도 서비스가 시원치 않으면 안 간다. 그러나 공지영 작가처럼, 나도 마음과 나라는 존재의 어려움은 놔두고 육체와 내 공간을 아름답게 하는 일을 먼저 시작했다. 왜냐하면 육체는 마음의 집이기 때문이다.

공지영 작가는 "한 번 뿐인 내 인생 이런 식으로 살다가 죽기는 싫다"고도 말했다. 그건 누구나 마찬가지 일 것이다. 공 작가는 '"나는 나 자신으로 아름다울 뿐이다"라 생각하기 시작하면서 모든 것이 변했다고 한다. 세상에는 장미도 있고 채송화도 잇다. 어느 것이 아름다운지 누가 말할 수 있는가? 공지영은 이런 방황을 하다가 만난 사람이 스캇 펙 박사라고 하며, 그의  <아직도 가야 할 길>의 시작 부분을 소개했다.

"삶은 고해다. 또한 삶은 문제의 연속이다. 삶이 힘든 것은 문제를 직면하고 해결하는 과정이 고통스러워서 이다.  하지만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이 모든 과정 속에 삶의 의미가 있다. 문제란 사라지지 않는다. 문제는 부딪쳐서 해결하지 않으면 그대로 남아 영혼의 성장과 발전에 영원히 장애가 된다. 다른 사람이 우리를 대신해 문제를 해결해주기 바라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는 것이다. (..) 삶이란 온통 개인적인 선택과 결정의 연속임을 알아야 한다. 완전히 이것을 받아들일 수 있으면 자유로워진다.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한, 각자는 영원히 희생자로 남을 뿐이다."

내가 평소에 생각하던 내용과 같다. 세상에 문제 없는 사람은 없다. 프랑스어에 '샤깽 아 사 메르드(chacun a sa merde)'란 말이 있다. '사람은 다 자신만의 문제[자신의 똥]를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몇 일전 아침 글쓰기에 썼던 교집합 없는 사건은 없다는 말이 생각난다. 문제는 나에게 온 사건 중에 내가 빠져 있는 채로 이루어진 건 없다는 것이다. 어떤 사건도 내 안에 있는 세포와의 상호작용이 없이 일어나는 일은 없다. 그 문제를 대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이어지는 글은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blogspot.com 으로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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