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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 산책

'유좌지기'와 '계영배'

7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둘, 생각 하나

첫번 째 잔은 평상시 기울어져 있으나 적당히 물을 채우면 반듯하게 된다.

"이 그릇은 속이 비면 기울어지고, 알맞게 물이 차면 바로 서고, 가득차면 엎질러집니다. 항상 곁에 두고 보는 그릇이라 하여, '유좌지기(宥坐之器)'라고 합니다." (춘추시대 제나라 환공)  '유좌지기'는 자리의 곁에 두는 그릇이란 뜻이다.  늘 자리에 옆에 적어놓고 스스로 경계하는 문구인 '좌우명(座右銘)'도 '자리의 오른쪽에 써 놓은 문구'라는 뜻에서 생긴 말이다.

공자는 제자들에게 "총명하면서도 어리석음을 지키고, 천하에 공을 세우고도 겸양하며, 용맹을 펼치고도 검약하며, 부유하면서도 겸손함을 지켜야 한다"며 이 '유좌지기'의 의미를 가져야한다고 했다.

두번 째 잔은 오늘 점심 시간에 직접 보았다. 한국에서 조선시대 후기 실학자인 하백원은 '계영배(戒盈杯)'를 만들었다. 그 잔도 '가득참을 경계하는 잔'이란 뜻이다.

이 잔은 술을 부으면 70%까지 채울 때는 술이 그대로 있지만, 그 이상을 넘으면 술이 없어진다. 조선 후기의 거상 임상옥은 이 잔을 늘 곁에 두고 인간의 과욕을 경계하였다고 한다. 우리의 마음도 마찬가지이다. 스스로 절제하지 않으면, 인간의 마음은 오만함과 과욕으로 가득차기 십상이다.

내 마음에 탐욕과 오만이 일어나려하면, 나는 이 '유좌지기'와 '계영배'를 기억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