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오늘 글이에요.
사진 하나, 문장 하나
삶이란 나 아닌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이다.
연탄 한 장/안도현
또 다른 말도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부터 이름해 봄까지
조선 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며 언덕길을 오르는 거라네,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연탄은, 일단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을 퍼먹으면서도 몰랐네.
온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게 두려워
여태컷 나는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지 못하였네.
생각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눈 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어느 이른 아침에
나 아닌 그 누가 마음 놓고 걸어갈
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었네, 나는
지인 페북에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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