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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에세이

사진 하나, 생각 하나

유발 하라리가 전작 《사피엔스》에서 던진 질문 가운데 가장 주요한 질문은 ‘아프리카에 살던 별 볼일 없던 영장류 호모 사피엔스는 어떻게 이 행성을 지배하게 되었나?’이다.

하라리는 인간의 역사를 ‘인지혁명’ ‘농업혁명’ ‘과학혁명’이라는 세 가지 혁명의 틀로 바라보면서, 집단신화를 믿는 독특한 능력을 가진 덕분에 인간이 이 행성을 정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즉 나의 상상만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상상 속에 함께 존재하는 상호주관적 실재인 법, 돈, 신, 국가 등을 믿는 능력 덕분에 인간은 대규모로 유연하게 협력할 수 있었고, 이는 사피엔스의 성공 비결이라는 것이다.

하라리에 따르면, 우선 종교와 이념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21세기 신기술들은 이러한 허구들의 힘을 더욱 성장시킬 것이므로, 우리가 미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예수 그리스도, 프랑스 공화국, 애플사에 관한 이야기들이 어떻게 그렇게 막강한 힘을 얻었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또한 “우리가 미래를 이해하고 싶다면, 게놈을 해독하고 통계수치를 처리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우리는 세계에 의미를 부여하는 허구들도 해독해야 한다."

사피엔스가 어디로 갈지를 결정하는 데도 사람들이 지어내고 믿는 이야기들이 큰 역할을 할 것이다.

<호모 사피엔스>책은 이렇게 끝난다.

''우리는 머지않아 스스로의 욕망 자체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아마도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진정한 질문은 ‘우리는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가?’가 아니라 ‘우리는 무엇을 원하고 싶은가?’일 것이다. 이 질문이 섬뜩하게 느껴지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 이 문제를 깊이 고민해보지 않은 사람일 것이다."

인본주의는 인간의 욕망만이 세계에 의미를 부여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신기술의 홍수에 직면한 우리에게 어떤 마음의 능력을 개발할지 욕망에 따라 선택하여 우수한 인간 모델인 '호모 데우스'를 만들어 내라고 요구한다.

앞으로의 세계는 정보의 흐름(데이터의 흐름)을 중심으로 돌아갈 거라고 한다. 호모 데우스(기술을 이용하여 업그래이드된 모델)로 업그레이드하라고 한다.  그러려면, 상상해보라한다.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는 과거에서 해방되어 다른 미래를 상상해보는 것이라고 유발 하라리는 강조한다.

김명주
잘 번역했다. 박수!

2017년 7월 14일자 <조선 비즈>(김지수 기자)의 인터뷰를 덧붙인다.

책을 두 번 읽었더니 저자의 인터뷰가 정리가 된다. 그러니 아는만큼 보이는 것이다. 알아차린다는 것은 경험과 추론이 동시에 이루어져 한다. 그래서 두 번째는 마음에 닿는 문장들을 워딩하면서 읽었다. 눈이 붉어지도록.

# 기술에 마음 뺏기면 유투브에서 개, 고양이만 보게 될 것이다." 그러니 자신의 콘텐츠를 채우기 위해서는 독서하고, 상상하고, 글을써야 한다. 자신을 표현하며, 욕망을 키워나가야 한다.
# 1년에 2개월은 디지털 디토스한다.
# 하루에 2시간씩 명상한다. 명상으로 집중력과 상상력을 끌어올린다.
# 한 가지 사실로 여러 미래를 예상해 볼 뿐이다.

# 미래 예측
1) 생명공학, 인공지능 덕분에, 인간은 신으로 업그레이드된다. 인간이 신으로 진화하고 있다.
2) 생물학적 계급 탄생하면, 미래는 가장 가혹한 불평등 사회가 될 것이다. [동의한다. 그래서 다양한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

인터뷰

1. <호모 데우스>에서 '호모'는 사람, '데우스'는 신이라는 라틴어이다.  이 책은 인류가 어떻게 스스로를 신적인 지위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는가를 다루고 있다. 여기서 '신이 된다'는 것은 '궁극적으로 신만이 가진 생명 창조와 파괴의 능력을 인간이 갖게 된다'는 것이다

2. 인공지능과 생명 공학이라는기술의 힘을 얻게 된 인간이 이 기술들로 어떤 삶을 갖게 될까? 아직은 잘 모르지만, 인공지능이 수십억의 사람을 실직으로 내몰고, 쓸모 없는 계급을 탄생시킬 거라는 건 예측할 수 있다.

3. AI는 독재정권을 출현시킬 수도 있다. [왜? 쓸모 없는 계급의 정치적 욕구 때문일 것 같다. 산업혁명 이후 새로운 프롤레타리아 계급의 욕망 때문에 공산주의가 태어난 것처럼.]

4. 개인은 자신의 선택권보다 데이터 알고리즘의 통제를 더 신뢰하게 될 수도 있다. [자신이 마음을 읽는 방법을 모른다면, 그렇게 될 것이다. 기업이나 시장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우리들의 욕망까지 조작할 수 있으니, 그들로부터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5. 생명공학은 경제적 불평등 계급보다 더 비참한 방법으로 생물학적 불평등 계급을 양산하게 될 것이다. 준비하지 않는다면, 역사상 인간이 만든 사회 중 가장 불평등한 사회를 창조하게 될지도 모른다. [기본소득 제도와 디지털 구현에서 소외받지 않도록, 가상 세계에만 머물지 말고, 현실에서 자신의 콘텐츠를 채우고, 다른 사람들과 더 따뜻하게 협력할 수 있는 마음의 자세(유연한 사고)를 만들어야 한다.] [하라리는] 생명공학의 힘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소수 엘리트가 생물학적으로 차별화된 계급으로 등장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6. 혼돈, 변화, 무지에서 벗어나기 위한 정보나 기술을 습득하기보다, 균형이나 유연성을 훈련하는 게 더 나을 것이다. [명상이나 종교가 여전히 유효하다. 마음의 균형과 유연성을 위하여]

7. 인간이 선택권을 AI에게 완전히 넘겨버리기 전에 적당한 규제가 필요한가? 아니다 규제할 필요는 없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규제가 오히려 데이터의 흐름을 저해한다.] 그러나 그것을 시장이나 기업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 대중이 함께 접근해야 한다. 이 말은 좋은 규제를 만들기 위해서 정부와 대중이 신기술을 이해하고, 산업계와 함께 협력해서 방안을 끌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8. 기술에 통제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목적 달성을 위해 기술을 부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지만, 사용 목적 자체를 기술에 명령받는 건 안 될 일이다. 그러려면 항상 물어야 한다. [질문을 하여야 한다. 답을 찾으려고만 하지 말고] 에컨대, "내 삶의 목적은 무엇인가?" "내가 삶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런 질문을 하지 않으면,  기술이 우리의 생[삶]을 납치하면, 우리는 기술의 노예가 된다. 기술이 우리 마음을 통제하는 쉬운 예가, 페이스북이나 유투브가 보여주는 개, 고양이 사진만 보다 몇 시간이 훌쩍 간다. 시간 낭비한다. 예를 들면, 컴퓨터를 사용할 때도, 내가 사용 목적을 정확히 인지하고 원하는 정보만 얻고 나올 수 있어야 한다. [기술의 편리함을 이용할 뿐이다.] [질문하여야 한다. 그래서 인문학이 필요한 것이다. 왜냐하면 인문학은 답을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질문하는 능력을 키워준다.]

9. [미래가 걱정되는가?] [우리는] 현실성 없는 우려도 있지만, 정작 우려해야 할 것에 대해서 태평한 경우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지능과 의식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개발한 것은 문제 해결 능력 중 지능에 관한 것이다. 고통이나 쾌락을 느끼는 감정과 의식 부분은 인공 지능에서 전혀 개발되지 않고 있다. [그래서 감성 지능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예술을 알아야 한다.]

10 AI는 인류 소수에게는 힘을 주지만, 다수에게는 힘을 뺏을 수 있다. 가령 섬유 노동이나 통역, 기자라는 직업은 컴퓨터가 감정 없이도 처리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감정이 개입되어야 하는 일자리는 살아남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성직자이다.]

11. 인공지능과 생명공학이 합쳐서 충분히 19세기 산업혁명과 같은 [우리의 미래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경제 전반이 바뀔 확률이 높다. 산업혁명 당시에 뒤처졌던 중국, 한국 등이 산업강대국들에 침략당했던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4차산업 혁명을 우리는 충분히 받아들여 한다.

12. 21세기의 시장 경제가 위험하다. 왜? 경제시스템에서 대중이 필요 없어졌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노동하고 전쟁할 대중이 필요했기에 정부는 교육, 의료, 보건, 복지를 제공했지만, 21세기는 생산도 전쟁도 로봇이나 드론이 그것을 대체할 수 있다. 21세기 엘리트들은 대중을 위해 의료나 복지에 투자할 필요가 없어진다. 소수 엘리트 자본가의 힘을 통제하는 것은 인류의 중요한 숙제이다. [그래서 '위대한 개인'이 필요하다. 그런 '위대한 개인'이 '위대한 사회'를 만든다.]

13. AI가 잉여계급을 만들것이다. [그러니 기본소득이 필요하다.] AI는 대규모 실직과 경제 위기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지만, 그 위기의 양상은 나라마다 다르다.

14. 테러리즘은 상상력 때문에 나온다. 테러리즘은 인간의 상상력을 나쁜 방식으로 사용해서 더 힘을 얻는 방식이다. 그 힘에 대해 우리가 괴민반응하고 있다. 사실은 테러보다 땅꽁 알러지나 추락으로 죽은 사람이 더 많다. 한편으로는 알카예다나 IS보다 맥도날드나 코카콜라가 더 위험하다. 그것 때문에 죽는 사람이 더 많다.

15. 점점 더 기술이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작은 성취의 기쁨을 앗아간다면, 우리 인간은 과연 어디서 기쁨을 누리고 행복을 찾아야 할까? 행복은 어려운 문제이다. 인류가 한 번도 해결해 보지 못한 문제다. 역사상 인류는 새로운 기술과 행정과 제도로 힘을 얻었지만, 그 힘을 행복으로 바꾸는 방법에는 힘을 얻지 못했다. [자신의 높아진 힘을 행복으로 바꾼 방법을 찾아 보자.] 정말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고 비참하게 하는지, 그 깊은 근원을 우리는 아직도 모른다. [각자 다르다.] 배고픔도, 질병도 없고, 돈도 많은 사람이 불행한 삶을 사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AI가 수많은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해도, 인간의 행복은 별개의 문제인 듯하다.

16. [좋은 책을 쓰려면, 질문을 하고 그 답을 찾는 일련의 행위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자본주의는 어떻게 메인 시스템이 되었나?"라고 질문하고, 그 큰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광범위한 책을 읽어야 한다. 주의해야 할 것은 그렇게 광범위한 지식의 팩트나 디테일을 점검하다보면, 애초에 구상하던 큰 그림을 못 보고 정보의 바다에 빠져 익사하기 쉽다는 것이다. [질문의 큰 흐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명상을 통해, 집중과 정신적 균형을 얻든다. [정신적 균형이라는 말이 인상적이다. 다른 말로 하면 '마음 공부'같다.]

구글에서 사진 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