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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 산책

"적정 심리학"

정신과 의사 정혜신의 『당신이 옳다』라는 책을 보면, 그녀는 "적정 심리학"라는 말을 한다. 상대방의 존재 자체로 진입하면, 거의 모두가 치유된다고 한다. 예컨대, 태극기 할아버지도 그의 존재에 집중했을 때 할아버지는 드디어 세상이 아닌 나의 얘기를 꺼내고, 과거 상처들을 토해 내며 사과까지 한다고 한다. 그건 상황에 휩쓸리지 않고, '충고, 조언, 평가, 판단'하지 않고, 그 할아버지의 가슴으로 직접 진입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무작정 들어 주기만 하는 경청이나 무작정 호응만 해주는 공감이 아니라, '적정 처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발이 가려운데 구두를 긁지만 말고, 가려운 맨살을 만져 주는 것이다. 여기서 맨살이란 존재 자체이다. 아픈 이의 마음과 감정이다. 몇 시간이나 얘기를 들어줘도 말하는 사람도 경청한 사람도 개운치 않는 것은 과녁이 정확치 않아서 이다. 사건이나 상황 자체에 휘둘려 존재 자체에 들어가지 못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