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내가 좋아하는 헤라클레스는 그냥 죽음을 기다리지 않았다. 자신의 죽음을 맞이하였다.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웰-다잉(Well-dying)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헤라클레스는 장작더미에 올라 불타 죽는 것으로 '떠밀리는' 죽음이 아니라,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다. 나는 가을을 그냥 기다리지 않았다. 가을을 맞이하러, "함열(咸悅, 다같이 기쁜 마을)"로 기차여행을 했다. 역에서 내려, 허균과 맛의 무릉도원 <도문대작> 함라, 세부잣 집 이야기가 있는 "함라마을"까지 걸었다. 하늘은 높았고, 들판의 곡식들은 갈무리에 바빴다. 가을은 갈무리이다. 이젠 가야할 시간이 많지 않다. 그렇지만 즐겁게 가자고 한다. 아무 생각 없이 걸었다. 그래 머리가 맑은 아침이다.
길 위에서의 생각/류시화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나 집을 떠나 길 위에 서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
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갔다
어떤 자는 울면서 웃을 날을 그리워하고
웃는 자는 또 웃음 끝에 다가올 울음을 두려워한다
나 길가에 피어난 풀에게 묻는다
나는 무엇을 위해서 살았으며
또 무엇을 위해 살지 않았는가를
살아 있는 자는 죽을 것을 염려하고
죽어가는 자는 더 살지 못했음을 아쉬워한다
자유가 없는 자는 자유를 그리워하고
어떤 나그네는 자유에 지쳐 길에서 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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