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고향을 한자로 이렇게 쓴다. 故鄕. 古鄕, 이게 아니다. 고향은 단지 단순히 자기가 태어나서 자란, 오랜 시간 전의 동네가 아니다. 故자는 '연고'이고, '근거'이고, '원래'이고, '본래'를 의미한다. '까닭'이자 '연유'다. 그러니까 고향은 나의 까닭이다. 거기서는 내가 '일반명사'로 이탈하지 않고, '고유명사'로 살았던 곳이다. 반면, '나'들이 '타자'들의 거대한 공간에서 또 다른 '타자'로 동화되어 가는 곳이 타향他鄕이다. 어제 추석을 위해 그런 고향에 왔다. 모든 식구들이 모여 막걸리 큰 통을 다 비웠다. 그래 늦은 차례를 지내고 산소까지 다녀왔다. 이젠 다 떠나고, 난 저녁에 있을 고향 친구 계모임을 기다리고 있다.
밤/오탁번
할아버지 산소 가는 길
밤나무 밑에는
알밤도 송이밤도
소도록이 떨어져 있다
밤송이를 까면
밤 하나하나에도
다 앉음앉음이 있어
쭉정밤 회오리밤 쌍동밤
생애의 모습 저마다 또렷하다
한가위 보름달을
손전등 삼아
하느님도
내 생애의 껍질을 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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