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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오늘은 벌써 토요일이다. 와인 이야기를 하는 날이다. 오늘 아침에는 곧 이어질 추석 연휴에 마시기 좋은 칠레 와인을 소개한다. 그리고 공동구매를 제안한다.
오늘 아침 와인 사진의 라벨을 보면, 7가지 정보가 나온다.
(1) 와인 이름이다. PANUL(파눌). 이 정보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이 와인 이름만 기억하면 정확한 와인을 선택하지 못한다. 사람들은 이 큰 글씨로 된 와인 이름을 많이 기억한다.
(2) 등급이다. RESERVA. 칠레 와인은 크게 세 가지 등급이 표기된다. 아무 등급 표시가 없으면 우리는 버라이어틀(Varietal), 그 다음은 레제르바(RESERVA) 그리고 그 다음 그란 레제르바(GRAN RESERVA)라 부른다. 칠레의 이 와인 등급은 스페인만큼 엄격하지 않다. 와인 숙성의 정도를 말한다.
(3) '병입'을 어디서 했느냐 문제이다. ESTATE BOTTLED. 이 말은 양조장에서 병입했다는 말이다.
(4) 포도품종이다. 왼쪽 와인은 Carmenre(까르메네르), 오른쪽 와인은 Syrah(시라)이다. 이 두 포도 품종에 대해서는 좀 뒤에 이야기 한다.
(5) 와인 산지를 말한다. DO Colchagua Valley(콜차구아 밸리)이다. 칠레의 주요 와인 산지도 뒤에서 이야기 한다.
(6) 빈티지를 말한다. 2018년이다. 이 말은 2018년 봄에 포도를 수확해 바로 양조했다는 말이다. 그러면서 와인의 탄생연도이다. 남반구 지역은 3월 포도를 수확하고, 우리처럼 북반구 지역은 9월에 포도수확을 한다.
(7) 와인 생산국가이다. Chile(칠레)라는 말이다.
이렇게 와인 라벨을 읽을 줄 알면, 자기 원하는 와인을 마시지 않고도 선택할 수 있다. 라벨은 와인의 이력서이다. 이 두 와인의 특성을 말하면, 왼쪽에 있는 와인은 칠레만 있는 포도품종으로 만든 것이다. 거의 Merlot(메를로)와 비슷하다. 그러나 안데스 산맥의 얼음이 녹은 물을 빨아 들여 훨씬 더 향미가 진하다. 그러나 바디(입안에 와인이 느껴지는 밀도)는 미디엄 수준이다. 한국의 나물 반찬들과 어울린다.
오른쪽에 있는 와인은 한국의 맵고 짜며, 양념이 진한 한국 요리들과 잘 어울리는 syrah(시라) 품종이다. 비린 생선과도 어울린다. 이 포도품종은 호주에 가서 잘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호주에서는 Shiraz(쉬라즈)라 부른다. 그 외의 나라에서는 syrah(시라)라고 한다. 같은 포도 품종이다.
이번 추석 연휴를 위해 가성비 좋은 이 두 와인을 공동 구매 제안한다. 구매 방법은 다음과 같다.
• 두 병을 함께 구매하시면 55,000원 (각 병은 30,000원)
• 택배비는 별도 약 5,000원
• 구매 방법: 010-8599-1662(박한표)로 문자 메시지 또는 댓글로 주문
• 입금계좌: 302-1408-0527-21(농협, 박한표)
오늘 아침 소개하는 두 와인의 포도 품종에 대해 좀 긴 설명을 한다. 왼쪽의 까르메네르(Carmenere)는 오늘날 칠레를 대표하는 포도품종이다. 우리에게 생소한 이유는 이 포도품종이 사라진 것으로 생각되었다가 재발견 된지 지 20여 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은 그냥 메를로 품종인 줄 알았다. 이 포도품종 와인은 부드럽고 산미가 적다. 부드럽다 못해 기름기처럼 미끈거리는 점성이 느껴질 정도이다. 그래 마시기에 편안하다. 1880년대에 미국에서 유럽으로 넘어간 포도 해충, 포도나무의 에이즈라 불리는, '필록세라'가 유럽의 포도밭에 퍼지면서 까르메네르가 사라졌다. 필록세라는 일종의 진딧물로 나무 뿌리에 붙어있다가 나무가 빨아들이는 물을 먹는다. 그래 나무들이 다 고사했다. 즉 말라 죽었다. 그러나 필록세라의 피해를 보지 않은 칠레에서 까르메네르 품종은 살아남았다. 이 와인은 피망이나 식물성 풍미를 강하게 풍긴다. 그러나 단점은 좀 단조롭다. 추석 연휴에 즐기는 각종 전들이나, 스파이시한 나물 요리들, 더 나아가 양념을 많이 넣은 한국식 불고기와 잘 어울린다.
오른 쪽에 있는 시라(Syrah, 호주에서는 쉬라즈(Shiraz)라 한다)의 특징은 "털털하고 씩씩하면서도 부담 없는 터프가이" 같다. 이 품종으로 만든 와인의 처음 맛은 다소 거칠지만 곧 입에 달라붙는 느낌을 준다. 그리고 검은 빛을 띨 정도로 색깔이 진하고, 맛과 향 또한 강하고 진하며 탄닌이 풍부한 맛과 특히 후추와 같은 매콤하고, 가죽 냄새가 나기도 하는 등 무척 야생적인 맛을 가진 와인이 나온다. 알코올 도수가 높다. 요즈음 한국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 이 포도품종 와인이 점점 인기가 높아가고 있다. 스파시한 맛(후추 냄새)때문에, 우리가 흔히 먹는 일상의 음식들, 특히 맵고 짠 한국 음식과 가장 잘 어울린다. 이 포도품종은 프랑스의 꼬뜨 뒤 론느(Côte du Rhône)의 북부 지방에서 많이 생산되며,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쉬라즈(Shiraz)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호주의 레드 와인 대표 품종이 되었고 좀 더 과일향이 풍부한 편이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쉬라즈는 이 나라 레드 와인의 기본으로서 세계적인 명성의 와인을 이 포도품종으로 만들어 내고 있다. 짙고 검붉은 색을 띠며 탄닌이 풍부하다. 그리고 향은 제비꽃 향이다. 일설에 의하면, 이 포도나무를 프랑스에서 얻어가던 농부가 이름을 잊어 먹어서 이렇게 바뀌었다고 한다.
칠레의 국토는 남북이 길고 동서는 아주 좁은 편이다. 남북의 길이는 4335㎞, 폭은 평균 184㎞에 달한다. 가장 좁은 곳은 90㎞에 불과하다. 따라서 기후가 극명하게 대비된다. 북쪽은 세계에서 가장 메마른 아타카마(Atacama) 사막이 페루와 국경을 이루고, 중부가 지중해성 기후의 영향으로 땅이 비옥해 칠레 와인의 대부분이 이곳에서 생산되고 있다. 남쪽은 호수, 화산, 수목 등으로 매혹적인 자연환경이며 최남단에는 남극대륙의 협만과 눈으로 대 장관을 이루고 있다.
칠레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특이한 지형 조건을 가지고 있다. 즉, 동쪽으로는 해발 7000m급의 안데스 산맥, 서쪽으로는 태평양, 남쪽으로는 혹한의 남극 지대, 북쪽으로는 건조한 아타카마 사막으로 둘러싸여 있어 외부 병충해가 침범할 수 없는 자연적인 보호막이 형성되어 있다. 따라서 19세기 초에 프랑스로부터 들여온 포도품종들이 그 고유한 특성을 잘 간직한 채 남아 있다.
칠레의 중부 지역이 칠레 와인의 산지이다. 이 지역은 남위 35°~38°에 해당한다. 따라서 일조량이 넉넉하며 안데스 산맥의 얼음 녹은 물이 풍부한 지하수가 되어 관개에 의한 배수 기능, 척박한 땅 그리고 무려 15°~20°C에 이르는 일교차 등이 포도의 품질과 당분의 함량, 색깔 및 탄닌의 생성에 큰 영향을 끼치고 적정한 산도를 유지시켜주는 것이다. 또한 남쪽의 기후가 포도 속의 탄닌을 보다 부드럽게 해주어 북반구의 와인보다 한결 부드러워 쉽게 마실 수 있게 한다. 그리고 중부 지방에는 칠레의 수도인 산티아고(Santiago)가 자리하고 있어 이곳을 중심으로 포도의 재배에 적합한 여러 요소들, 즉 기후, 토양, 수자원, 유통의 네트워크 등이 잘 갖추어져 있다.
1995년부터 새롭게 제정된 칠레 와인 법에 따라 칠레는 일종의 원산지 호칭제도인 DO(Denominaciónes de Origen)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이 법률에 따라 5개의 권역(Región)이 포도의 산지로 지정되어 있다. 그 중에 가장 중요한 와인의 산지가 중앙계곡(Valle Central)이다. 이 곳이 칠레 와인의 라벨에서 가장 흔히 눈에 띄는 지역이다. 이 권역은 다시 13개의 지역(Subregión)으로 나뉜다. 이 13개의 지역 중에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지역은 다음과 같은 4개의 지역이다.
- 마이포 밸리(Maipo Valley),
- 마울레 밸리(Maule Valley),
- 라펠 밸리(Rapel Valley): 까차포알(Cachapoal)과 꼴차구아(Colchagua),
- 꾸리꼬 밸리(Curico Valley).
좋은 추석 연휴인데, 코로나-19로 이동을 자제해달라고 하니, 속상하다. 오늘 소개 드리는 와인과 함께 가족들끼리 즐거운 추석이 되었으면 한다. 오늘 아침 시는 계속 이어지는 천양희 시인의 것이다. 딱 요즈음 시기에 어울리는 시이다. 코로나-19로 몸살을 앓고 있는 <너에게 부침>이란 시이다. 다른 글들을 만나려면,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blogspot.com 을 누르시면 보실 수 있다.
너에게 부침/천양희
미안하다. 다시 할 말이 없어
오늘이 어제 같이 변한 게 없다
날씨는 흐리고 안개 속이다.
독감을 앓고 나도 정신이 안 든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 것일까
삶이 몸살 같다. 항상
내가 세상에게 앙탈을 해본다.
병 주고 약 주고 하지 말라고
이제 좀 안녕해해지자고
우린 서로
기를 쓰며 기막히게 살았다
벼랑 끝에 매달리기
하루 이틀 사흘
세상 헤엄치기
일년 이년 삼년
생각만으로도 점점 붉어지는 눈시울
저녁의 길은
제자리를 잃고 헤매네
무엇을 말이라 할 수 있으리
걸어가면 어디에 처음 같은 우리가 있을까
돌아가면서 나 묻고 있네
꿈도 짐도 내려놓고
하루는 텅텅 빈 채 일찍 저물어
상한 몸을 가두네
미안하다. 다시 할 말이 없어
오늘은 이 눈이 어두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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