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근자감'이란 말을 아십니까? '근거 없는 자신감'을 뜻한다는 군요. 살아가는 처지가 비루할지라도, 영혼은 높아 보이는 시인의 기상이 느껴집니다. 어젠 이런 흥미로운 문장을 만났지요. "남 보란 듯이 말고, 나 보란 듯이 살자."(소설가 백영옥) 자존감을 확인하는 방법 중에 자신의 내적 기준에 따라 스스로 만족감을 찾는 법도 있답니다. 입추이니, 조금만 더 견디면서, 난 어떤 비명(碑銘)을 할까 생각합니다.
해바라기의 비명(碑銘)/함형수(1914∼1946)
나의 무덤 앞에는 그 차거운 비(碑)돌을 세우지 말라. 나의 무덤 주위에는 그 노오란 해바라기를 심어 달라.
그리고 해바라기의 긴 줄거리 사이로 끝없는 보리밭을 보여달라.
노오란 해바라기는 늘 태양같이 태양같이 하던 화려한 나의 사랑이라고 생각하라.
푸른 보리밭 사이로 하늘을 쏘는 노고지리가 있거든 아직도 날아오르는 나의 꿈이라고 생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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