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요즈음은 아침이 무섭다. 어제의 일이 생각 안 난다. 그러나 술꾼은 복기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모든 때는 아름답기 때문이다. 나무는 어린 싹이 돋을 때 아름답다. 벌써 짙어진 녹음이 그 때를 기억할까?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른다/박우현
이십대에는
서른이 두려웠다
서른이 되면 죽는 줄 알았다
이윽고 서른이 되었고 싱겁게 난 살아 있었다
마흔이 되니
그때가 그리 아름다운 나이였다.
삼십대에는
마흔이 무서웠다
마흔이 되면 세상 끝나는 줄 알았다
이윽고 마흔이 되었고 난 슬프게 멀쩡했다
쉰이 되니
그때가 그리 아름다운 나이였다.
예순이 되면 쉰이 그러리라
일흔이 되면 예순이 그러리라.
죽음 앞에서
모든 그때는 절정이다
모든 나이는 아름답다
다만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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