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오늘 아침은 코로나-19로 외부 일정이 다 취소되어 시간이 많다. 그래 좀 긴 사유를 해 본다. 나는 인문운동가로서 ‘위대한 개인’이 모여 ‘위대한 사회’가 된다고 주장하며, 어떻게 국가와 사회로부터 개인을 되찾을까 고민해 오고 있었다. 지난 글들은 https://pakhanpyo.blogspot.com 을 누르시면 보실 수 있다.
마루야마 겐지는 약한 자, 약자의 위치에서 사람들을 바라본다고 한다. 거기서 보이는 인간의 모습을 보고,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그린다고 한다. 우리는 이외로 타인을 잘 주시하지 않는다. 특히 도시에 사는 사람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사람을 보지 않는 습관에 빠져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난 도시 사람이 아니다. 난 도시에 나가면 다른 사람들을 너무 본다. 다른 이들을 보다 보면, 살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에게서 큰 감동을 받는다. 이제부턴 그들에게 더 따뜻한 시선을 보내고, 무언가를 돕거나 무언가를 좀 서비스하자. 그걸 글로 풀어내면, 작가이고, 그걸 몸으로 일상에서 실천하면 인문운동가이다. 그런 사람들을 보며, ‘살아야 할 가치가 내게도 있는가’라는 질문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그 인물을 통해서 그럼에도 가치가 있다고 말하는 것, 그 쪽을 향하는 것이 문학이라고 본다.
오늘 아침 공유하는 시는 이준관 시인의 <쪼그만 풀꽃>이다. 이 시를 소개한 시인 반칠환의 덧붙임도 좋다. "너무 미안해 할 것 없어요. 우리는 이게 좋은 걸요. 줄기를 높게 세우지 않으니 바람에 부러지지 않죠. 꽃송이가 크지 않으니 빗방울에 찢기지 않아요. 무심히 걷다가 한번쯤 밟아도 괜찮아요. 황소를 무동 태운 적도 있어요. 농부가 밟고 지나가도 별꽃은 외려 폭죽처럼 번지죠. 쟁기로 갈아엎어도 봄까치꽃 밭둑에 자욱하죠. 허기진 노루 눈과 마주친들 구슬붕이가 평정을 잃은 적 없죠. 보듬고 안아주지 마셔요. 길들면 연약해져요. 우리는 크지도, 화려하지도, 높지도 않아서 아무도 숭배하지 않죠. 누구도 누구를 우러르지 않는 높이 없는 사원을 꿈꾸어요. 당신도 털썩 앉아 봐요. 낮아서 충분히 높은 걸요."
쪼그만 풀꽃/이준관
목련처럼 크고 화려한 꽃보다
별꽃이라든지 봄까치꽃이라든지 구슬붕이꽃 같은
쪼그만 꽃에 더 눈길이 간다
겸허하게 허리를 굽혀 바라보아야
비로소 보이는 꽃
하마터면 밟을 뻔해서
미안한 마음으로 바라보아야
비로소 보이는 꽃
앉아서 보듬어주고 싶어도
너무 너무 작아서
보듬어줄 수 없고
나비도 차마 앉지 못하고
팔랑팔랑 날갯짓만 하다 가는 꽃
눈으로나마
보듬어주고 안아주고 싶어서
자꾸만 눈길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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