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내일의 어제다, 오늘은."

4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오늘 아침 공유하는 사진의 먹구름 같은 '신천지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라는 종교단체를 나는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 오늘 아침은 TMI(To Much Information)같지만 인문운동가로서 대구와 청도의 대량 코로나 19 감염 사태를 자세히 살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아직도 일부 집단들은 자신들의 이익에 취해, 공공장소에서 집회를 한다고 하니 문제를 삼고 싶은 것이다.

전우용 역사학자의 지적대로, 물론 신천지 신도들이 감염될 걸 알면서 집회에 참여하진 않았을 거다. 그러나 문제는 사후에도 공공의 안녕보다 자기들의 집단 이익을 앞세우는 것이 큰 문제이다. 사적인 이익도 중요하지만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이 공공의 장소도 같이 가꾸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전광훈씨 및 그 동조자들의 집회 강행도 신천지 교도들과 같은 이유에서 커다란 문제이다. 죽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는 전 광훈씨의 문제는 다른 이에게 감염시켜 죽인다는 사실을 잊고 있는 것이다.

이젠 대구와 청도 이야기를 좀 해 본다. 발원지인 중국 우한과 직항편도 없고 서울과도 멀리 떨어진 대구와 청도가 코로나19에 폭격을 맞으리라 어느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관련 기사들을 많이 읽어 본 후,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신천지의 교주라는 이만희씨 형의 장례식이 신천지 대량 감염의 진원지 역할을 했으며 코로나19의 숙주가 배양돼 전국으로 퍼트린 곳이 대구 신천지라고 본다. 코로나19 초기 확산에 잘 대처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지금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것은 신천지 때문이라고 나는 본다.

어제인 2월 21일 오후 9시30분 현재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209명이다. 이 중 140명이 대구 신천지와 관련돼 있다. 그리고 청도 대남병원 간호사 등 의료진 5명을 포함해 15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그리고 2명의 사망자도 청도대남병원 환자라는 사실은 이만희 총회장 장례식과 코로나 확산의 연관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신천지가 대구와 경북지방에 코로나19 폭탄을 터트렸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신천지 신도들이 지난달 말부터 이달 중순까지 청도를 방문한 것이다. 청도군자원봉사센터에 따르면, 지난 2월 11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대구신천지 신자 10명이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의 고향 경북 청도군 현리마을 노인 26명에게 이·미용 자원봉사 활동을 했다.

청도군 현리 마을은 신천지 총회장(교주)라 하는 이만희씨의 고향이다. 청도는 이만희씨 부모의 선산과 친인척이 살고 있는 곳으로 신천지 신도들에겐 3대 성지로, 신천지 신도들에겐 순례지로 꼽힌다. 나머지 두 곳은 신천지 총회본부가 있는 경기도 과천과 계룡산 국사봉이다. 평소에도 성지 방문이라며 청도를 자주 찾는 신천지인들이 지난 1월 31일부터 2월 2일까지 이만희씨의 친형 장례식에 대거 참석했다는 것이다. 장례식은 시골 병원에 지나지 않은 청도 대남병원이었다.

이만희 총회장의 장례식 참석 여부는 신천지인들이 쉬쉬하는 바람에 아직까지 파악되지 않고 있으나 신천지의 전국 12개 지파 간부들이 참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장례식에는 신천지 중국 현지 신도들도 참석했거나, 중국 현지를 방문한 신도들이 다수 갔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 우한에 신천지 교회가 있었다는 보도도 나온다. 이 장례식장에서 대량 감염 사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 슈퍼전파자로 파악된 31번 확진 자가 이달 초 청도 대형 사우나를 방문한 것까지는 확인됐으나 무엇 때문에 청도를 찾았는지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고 한다.

"31번 환자도 누군가에 의해 감염됐을 수 있다"는 질병관리본부의 말이 사실이라면 청도 대남병원을 통해 대구 신천지로 퍼졌다는 설명이다. 그런 이만희 교주는 "금번 병마 사건은 신천지가 급성장 됨을 마귀가 보고 이를 저지하고자 일으킨 마귀의 짓"이라고 책임을 돌렸다. 그가 보냈다는 특별 편지에는 그 흔한 '죄송하다'는 말도 없다. 기성의 교회들은 신천지의 폐쇄성과 특이한 예배, 반사회적이고 파괴적인 포교, 집단적 단체 행동 등 그들 만의 특이한 행태에 대해 이단을 넘어 사이비 종교단체라고 판단한다. 그러나 그런 신천지만의 문제도 아니다. 이런 '이상한' 집단에 포교 되거나 포함된 자들은 외로워서 그렇다. 혼자 사는 것을 견디기가 힘들어서 그렇다. 그래 인문운동가의 노력이 더 많이 요구되는 때이다.

어쨌든, 우리 시민들의 자발적인 협조가 필요한 부분이다. 시민들의 방역 협조 및 철저한 위생수칙 준수가 요구된다. 이제는 스스로 바이러스의 전파자가 되지 않도록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가벼운 증상이 나타나면 자가 격리하고, 발열 기침 등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선별진료소를 찾아야 한다. 응급실로 직행했다가 확진을 받으면 다른 중증환자들이 피해를 본다. 기본적인 상식이다. 오늘 아침 하고 싶은 말은 마스크 착용 및 손 씻기 준수, 대중교통 및 다중시설 이용 자제 등을 실천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바이러스 전파 고리를 끊어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주변에 소외된 자들을 공동체를 빨리 회복하여 보듬어야 한다. 오늘 아침 공유하는 시처럼, 그래도 "아아, 오늘은 노래하자, 나의 그대여 (…)/우리 하루 몫의 수고는 거의 끝났느니/가고 나면 뒤돌아보며 몹시 그리워할/내일의 어제다, 오늘은."

오늘은/안봉자

오늘은 슬퍼하지 말자, 그대여
그리움 못다 적시는 갈등이지만
마음의 눈으로 들여다보면
이 밤에도 한 켜 박 먹구름 층 뒤 저쪽
은하수 푸른 물 풍성하게 흐른다

오늘은 환하게 웃자, 그대여
일기장 삼백육심오 갈피 사이
기갈든 언어들이 서걱거려도
그 마음 기도처럼 진실하고 겸허하다면
세상은 감사할 아름다운 것들로 가득하다

오늘은 충분히 갖지 못함에 불평하지 말자, 그대여
처음부터 빈손이었던 이승 길 나들이
어느 날 잡고 있던 숨줄 놓으면
헌 옷처럼 벗고 갈 육신은 빈손인 것을

아아, 오늘은 노래하자, 나의 그대여
하루 끝에 타오르는 저녁놀 빛 저리 찬란하고
우리 하루 몫의 수고는 거의 끝났느니
가고 나면 뒤돌아보며 몹시 그리워할
내일의 어제다, 오늘은.

#인문운동가_박한표 #유성마을대학_마이크로_칼리지 #사진하나_시하나 #안봉자 #복합와인문화공간_뱅샾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