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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소심익익(小心翼翼)'

<<대학>>에서도 이와 비슷한, 즉 일상을 지배하는 방법을 말하고 있다. 이를 우리는 수신(修身)이라 한다. "마음이 없으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고, 먹어도 그 맛을 알지 못한다. 이를 일러 수신이라고 하니 그 마음을 바르게 함에 있다." 몸과 마음의 연관성을 말해 주는 구절이다. 수신의 전 단계가 정심(定心)이다. 몸을 바르게 수신하기 위해서는 마음이 바르게 정심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반대로 마음이 바르게 되려면 몸을 바르게 해야 한다는 이치와 통한다.

<<대학>>은 3강령 8조목이다. 3강령은 밝은 덕을 밝히고(明明德), 백성을 새롭게 하면서(新民), 더할 수 없이 훌륭한 경지 이르게 하는 것(止於至善) 이다. 우리 가슴 속에 명덕(밝은 덕)이 확고하게 존재하고 있음을 느끼고 있으면 자연히 사람이 새로워지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높고 넓어진다. 그러면 겸손하게 되고 남을 욕하지 않고, 욕망을 절제하게 된다. 그래서 더할 수 없이 훌륭한 경지에 이르게 된다. 강령이란 우리들의 행동규범, 또는 행위준칙이 한다.

8조목은 3강령을 실현하는 단계이다. '격물, 치지, 성의, 정심,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이다. 사물의 이치를 규명한  뒤에 지혜에 이르고, 지혜에 이르게 된 뒤에 마음이 바르게 된다. 마음이 바르게 된 뒤에 야 몸이 닦인다. 몸이 닦인 뒤에 야 집안이 가지런해 진다. 집안이 가지런해 진 뒤에 나라가 다스려진다. 나라가 다스려진 뒤에 천하가 화평해 진다. 머릿속에 넣고 늘 기억해야 한 기본이다.

앞에서 말한, <관자> 글 중에, "마음을 적게 해서 공경하는 태도를 지녀야 한다"는 말이 나는 좋다. '마음을 적게 하다'는 내가 늘 생각하고 사는 것인데, 가끔씩 그 말을 잊고, 나를 '미친 존재"로 드러내려 할 때가 있다. 평소 늘 '시시하게 살자'고 다짐하면서 말이다. '타자 윤리학'을 연 레비나스의 용어 중에 '농-리외(non-lieu)'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을 우리 말로 하면 '자리 없는 자리'라는 개념이다. 그 반대말이 우리가 흔히 쓰는 '미친 존재'이다. 그러니까 '농-리외'는 '무위진인(無位眞人)', 즉 없는 듯 자리하고 있는 '진짜 모습'이다. 가면을 쓰지 않은 맨 얼굴의 모습이다. 맨 얼굴 인 사람은 '어떤 자리도 없는 참다운 사람, 무위진인(無位眞人)'이다. 나는 '나'답고 싶다. 가면을 쓰면 상대를 사랑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나다. 일체의 자리를 차지하지 않은 진짜 ‘나’다운 사람이다. 이런 것들이 내가 이해하는 '마음을 적게 하는' 일이라 본다.

<시경>에서는 이를 '소심익익(小心翼翼)'이라 한다. 이 말은 '마음 작게 하고 모든 일을 조심하고 삼가며 처신함'을 의미한다. 마음을 세심하게 쓸 조심을 하자는 말이다. 소심한 성격에 대한 비난 보다는 매사에 신중하고 공경하는 자세에 대한 칭찬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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