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새롭게 시작되는 9월이지만, 김누리 교수의 주장을 계속 이어가며 공유하고 싶다. 오늘은 좀 우리 사회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이야기 하려 한다. 김 교수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작은 미국이다. 어떤 학자는 "한국은 미국보다 더 미국적인 나라"라고 평할 정도라 한다. 우리의 거의 모든 제도는 미국식이다. 예컨대, 대학 제도가 그렇다. 엘리트 대학 시스템과 과열된 입시 경쟁에서부터 엄청나게 비싼 학비와 과도한 사립대학체제까지 모두 미국의 제도와 관행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우리는 사립대학의 비율이 87%에 달해 미국을 넘어서는 기형적인 고등교육체제를 갖고 있다.
정치지형도 우리는 미국과 닮았다. 미국은 보수 양당제라고 하는 아주 '예외적인' 정치 지형을 가진 나라이다. 진보정당이 존재하지 않는 아주 특이한 나라이다. 문제는 보수 양당제에서는 어느 정당이 집권한다 해도 본질적인 사회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그러니 경제적 양극화, 사회적 불평등, 고용 불안, 사회적 차별 등의 문제는 풀리지 않고, 사회복지 수준도 개선되기 어렵다. 미국처럼, 사실 현재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도 다음과 같이 네 가지이다.
• 경제적 양극화
• 사회적 불평등
• 고용 불안
• 사회적 차별
게다가 정권이 바뀐다 해도 사회가 변화하지 않기 때문에, 국민들 사이에서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혐오의 정서가 퍼져 나가는 것이다. 정치를 통해 현실을 변화시킬 수 없는 좌절감과 절망감의 표현이 정치의 혐오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런 절망적인 사회에서 번성하는 것이 종교이다. 연대와 협력이 기본인 사회공동체가 무너진 곳에서 종교가 활개를 친다.
미국이나 한국처럼, 정치적 무능과 사회적 비참이 팽배한 현실에서 기독교가 국가를 통합하고 좌절을 위무하는 역할을 했다. 인문학도 이런 좌절을 힐링만 한다면, 그건 불임(不姙) 인문학이다. 미국의 경우, 기독교가 사회를 통합하는 힘이 없었다면, 그토록 심각한 사회적 갈등이 내뿜는 원심력을 버텨내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 사회도 마찬가지이다. 사람들은 종교에서 신비적 방식으로 출구를 찾는다. 김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한국 교회의 성장은 한국인 지닌 '종교적' 심성보다 우리 사회에 각인된 왜곡된 정치사회적 구조와 관련이 깊다고 했다.
9월이 시작되자, 아침 저녁 바람의 색깔이 달라졌다. 이른 아침에는 귀뚜라미 소리도 들렸다. 그러나 오늘 비가 내린다. 일기예보를 보니, 하루 종일 비가 내린다. 어제 하늘은 참 푸르고, 뭉게구름이 둥실둥실 떠다니는 쾌청한 날씨였는데, 오늘은 태풍의 영향권으로 전국 대부분 지역에 매우 강한 바람과 함께 많은 비가 내린다고 한다. 걱정이다. 큰 피해 없이 태풍이 지나갔으면 한다. 요즈음은 산책을 하면서, 새로운 방식의 사진찍기로 신났다. 셀카봉에 스마트폰을 걸어 길게 한 다음, 리모컨으로 찍는다. 카메라의 렌즈를 사물에 더 까까이 대고 찍으니 사물들이 더 가까이 내게 다가온다. 오늘 아침이 그 거다. 강아지 풀도 가을을 준비한다. 오늘 아침 시는 원로시인 조병화 시인의 것이다.
9월의 시/조병화
인간은 누구나
스스로의 여름만큼 무거워지는 법이다
스스로 지나온 그 여름만큼
그만큼 인간은 무거워지는 법이다
또한 그만큼 가벼워지는 법이다
그리하여 그 가벼운 만큼 가벼이
가볍게 가을로 떠나는 법이다
기억을 주는 사람아
기억을 주는 사람아
여름으로 긴 생명을
이어주는 사람아
바람결처럼 물결처럼
여름을 감도는 사람아
세상사 떠나는 거
비치 파라솔은 접히고 가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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