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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건널목/김용택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200자 원고지 글자를 읽듯이 치는 천둥 번개에 잠을 깼다. 오라는 비가 그렇게 오지 않더니, 어젠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그래도 난 오전에 와인 심사를 하고, 오후에는 한국의 명주들을 만났다. <담솔>, <청명주> 등등. 나는 완전히 '주'님 안에서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끝 없는 와인의 세계에서 "신호를 기다리며/이렇게 건널목에/서 있다."  맛있는 와인과 와인이 선사하는 세계를 모른다는 것은 연민과 긍휼의 대상이다. 와인에서 배운다. 모든 것은 우주 전체의 조화로운 원리와 상호 관계에 따라 순리(順理)대로 되어갈 뿐이다. 건너보자.

건널목/김용택
  
나는 많은 것을 배웠다.
그러나
배운 대로 살지 못했다.
늦어도 한참 늦지만,
지내 놓고 나서야
그것은 이랬어야 했음을 알았다.

나는 모르는 것이 많다.
다음 발길이 닿을
그곳을 어찌 알겠는가.
그래도 한걸음 딛고
한걸음 나아가 낯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신호를 기다리며
이렇게 건널목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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