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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 산책

6년전 이야긴데...

조금 나아지려 했는데  다시 후진 중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에서 '한국학'을 가르치는 박노자 교수(구 소련 출신으로 한국에 귀화)가 <주식회사 대한민국>이라는 책을 최근에 발표했다. 이 포스팅은 그가 한 인터뷰를 읽고, 내가 동의하는 생각들을 20개로 발췌했다. 좀 길지만, 의식있는 사람은 읽고, 성찰해야 한다. 나 자신도 마찬가지이다. 페북에 올려놓고, 시간 나는대로 읽고 또 읽어 깨어있으리라.

1. 오늘의 현실은 비정규 노동이 지구화하면서, 이제 북반구 구세계 대부분에서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일자리는 비정규, 저임금 노동에 몰리고, 가계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복지가 후퇴하고, 증오가 타오른다.

2. 한국을 포함한 세계 주변국가들은 언제 망할지 모른다는 느낌과 언제 흥할지 모른다는 감정이 공존하기 때문에 다사다난하고, 다이내믹하다.

3. 세상을 보려면 매의 눈으로 높은 곳에서 날카롭게 보아야 한다.

4. 핼조선을 지배하고, 지배당하는 사람의 의식을 알아야 한다.

5. 박노자가 쓴 <주식회사 대한민국>-우리는 주식회사 대한민국에서 다양한 형태의 피고용인이지만, 배당을 받지 못한다. 한국은 상위 10%가 국가 전체 소득의 66%를 차지하는 나라이다. 국가와 기업의 경계가 사라졌다. 국가는 기업의 심부름 센터일 뿐이다. 대통령은 바지 사장이다. 경제 정책은 삼성경제연구소가 세운다. 국내 재벌들의 두뇌 집단과 해외 대자본의 요구를 당선에 성공한 정객들이 알아서 가감해서 경제 정책으로 내놓는다.

6. 대한민국은 잔혹한 나라이다. 기댈 데 없는 사람을 국가나 공동체가 구제하지 못한다. 한국의 노인 빈곤이율 48,6%아다. 헬조선 담론의 유형은 더 나아질 리 없다는 절망이 나라 전체에 퍼졌음을 의미한다.

7. 재벌들이나 기업들, 심지어 공기업도 아니 학생들을 가르치는 대학교에도 정규직은 별로 없고 대부분이 비정규직이다. 예컨대. 삼성의 경우 직접 고용한 노동자 수가 겨우 14만 명 정도로 미미하다. 나머지는 다 하도급, 하도급, 하도급이다. 이런 식으로 단가를 낮추고, 그렇게 해서 국제 경쟁력을 갖추었을 뿐이다. 거 더심한 것은 재벌의 순환출자구조이다. 거의 범죄집단에 가까운, 마피아적 특성을 가진 기업 집단이다.

8. 헬조선이라는 담론이 무서운 것은 이것이다. 지옥은 견디거나, 탈출해야 할 뿐이다. 지옥을 천국으로 바꾸자는 사람은 없다. 단지 탈출해야만 하는 공간일 뿐이다. 이 말은 어떤 면에서 보면 상황에 관한 정확한 진단이다. 한국이 몰락 직전으로 온 것이란 진단이다. 생명력이 아직 살아 있는 사회에서는 바꾸자는 이야기가 나오지, 지옥이라는 말은 나오지 않는다. 더 가슴 아픈 것은 헬조선 담론의 주체가 개인, 특히 젊은이, 아직 내 가족을 꾸리지 못한 젊은이들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사회적 힘도 없고, 돈도 없다. 그러니 탈출한 후 삶을 다시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오죽하면 '이생망'을 외칠까? 이번 생은 망했다는 줄임말이다.

9.  개인 하나가 혁명할 수 없다. 혁명은 개인의 연대에서 일어난다."노동자로서의 자각을 가지고, [다른 나라로 도피하려고만 하지 말고,] 국내에서도 노동자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함께 투쟁하는 게 그래도 더 나은 방법이 아닌가? 우리 생존권을 위해 자본가로부터 비정규직을 고용할 자유나 공장 해외 이전 할 자유, 공공 부문을 민영화할 자유를 빼앗으려고 한다고 선언하고 계급투쟁의 전선을 분명하게 해야 한다."

10. 사민주의(사회민주주의), 복지국가는 1980년 말 동구권이이 사라지고, 중국이 자본주의적 세계 체제에 편입되고 급진 세력이 덩달아 약화되면서 사민주의는 위기에 처한다. 그러다가 자본 세력은 타협은 커녕 신자유주의를 택해 그 방향으로 몰고갔다.

11. 변증법적 사고에서는 정치를 상태가 아닌 운동의 과정으로 본다. 자본주의 대안 모델을 찾아야 한다. "자본에 대한 공세를 축으로 이 사회의 모든 약자들을 총집결하는 것이 맞다." 지금은 약자가 파편화되어 있다.

12. 자율적 개인이란 내 상황을 상대화해 보편적 기준에 맞춰 행동하는 사람이다. 단순히 계급의식만 지닌 게 아니라, 역사의식, 도덕의식 등 보편적 기준을 세우고, 그에 맞춰 자신의 행동을 규정할 수 있는 사람이다. 국가가 말한다고, 기업이 말한다고, 교사가 말한다고, 언론이 말한다고 그대로 믿고 따르지 않는 사람, 의심하지 않는 사람이다.

13. 모든 약자의 총집결을 담을 정치적 틀이 필요하다. 모든 약자가 최소한의 공통분모를 갖고 집결해서 함께 행동하는 것이다. 예컨대, 최소한의 공공성이 있는 국가', '다수에게 생존을 보장할 수 있는 국가', '국가다운 국가' 독거노인이 굶어 죽는 일이 없는 나라, 보육부터 노후까지 국가가 최소한으로 책임져야 할 부분은 제도화하자는 게 공통분모이다. 서민이 일상적으로 항쟁할 수 없다. 그러니 매일 항쟁에 나서지 못할 대부분의 사람을 대표하는 항시적 기구가 필요하다. 그래야 항쟁의 에너지를 유지할 수 있다. 우리는 서민의 연대 그리고 그들의 요구를 받아안을 정치세력의 존재를 중요한 대안으로 꼽아야 한다.

14. 주류(주변이 아니 지배 세력)의 주문에 놀아나는 지식인이 되지 말자. 그러려면 주류의 혜택을 받지 않아야 한다. 주류의 이해에 봉사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15. 한국 주류 언론은 "정신병적 극우파"이다. 예컨대, "정규직 때문에 비정규직이 어렵다."는 말은 비상식의 극치이다.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주체는 기업이지, 정규직 노동자가 아니다. 고용에 관한 모든 결정은 경영인이 하지 정규직 노동자가 하지 않는다. "우리의 임금 수준이 높아 국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말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식으로 한국의 주류 언론이 상식적으로 말도 안 되는 논리를 만들어 낸다. 그러면서 한국의 이념 지형의 기준치를 극단적인 오른 쪽으로 끌고 간다. 그 결과, 우리 대중은 착각을 한다.

16. 한국은 유럽과 달리 사회가 개인의 생존을 책임지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공공 기관 노동자나 대기업 노동자(화이트 칼라)가 아니고선 시민이 될 수 없다. 나머지는 이등, 삼등 시민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율적 개인이 되는 길은 스스로를 기만하지 않는 것이다. 내가 처한 상황을 직설적인 언어로 스스로에게 말하고, 다른 이들과 공유해야 한다. 여기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17. 한국의 대기업은 현존하는 독재국가이다. 삼성, LG, 현대차는 "세습적 왕조 사회"이다. 군대와 규율의 지켜지고, 고위층의 부정부패가 항상적으로 발생한다. 대기업이 민주화된 적은 없다. 대체로 독재 국가에서 중간 관리자가 범죄자가 된다. 대기업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대기업에 다니는 사람을 부러워 하지 말자. 21세기 형 노예일 뿐이다. 돈이 중요하다면, 회사 잘 다니고, 적어도 자유를 위해 행동하지 못한다면, 적어도 상황판단이라도 하여야 한다.

18. 기본소득제도에는 양면성이 있다. 체제로부터 사람의 자율성을 부여한다. 독재 국가, 왕조 기업의 수족이 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내수를 진흥시키는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경기 부약책으로, 우리가 극복해야 할 자본주의를 오히려 구하기 위한 제도가 될 수 있다.

19. 우리 사회는 일정한 테두리를 만들어 놓고 '이렇게 해야 돼'라고 강요하는 사회이다. 우리가 가진 많은 의식은 이데올로기이다. 진리가 아니다. 누군가가 만든 이념이다. 이 점을 직시해야 한다.

20. "이렇게 나쁜 세상에 또 하나의 생명체가 태어나게 하는 건 범죄이다."(메치니코프) 우리한테 주입된 각종 이데올로기를 해체하면 해방감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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