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노자가 말하는 '무위(無爲)'라는 말을 잘 못 이해하면, 삶이 무겁다. "무위하면 되지 않는 법이 없다(無爲而無不爲)".
여기서 노자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무위'보다도 '되지 않는 일'이 없다는 '무불위(無不爲)'이다.
<<도덕경>> 제22장을 보면 안다. "구부리면 온전해지고, 굽으면 곧아질 수 있고, 덜면 꽉 찬다. 헐리면 새로워지고, 적으면 얻게 되고, 많으면 미혹을 당하게 된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노자를 "구부리고, 덜어내는, 헐리는, 적은" 것만으로 받아들이려 한다. 사실 노자는 온전하고 꽉 채워지는 결과를 기대하는 마음이 더 컸다.
<<<도덕경>>> 제7장에서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만난다. "자신을 내세우지 않지만, 자신이 앞서게 된다. 자신을 소홀히 하지만, 오히려 보존된다."고 했다. 노자는 앞서고 보존되기 위해서, 내세우지 않고, 소홀히 할 뿐이다.
노자의 시선은 앞서고 보존되는 결과에 가 있지, 내세우지 않고, 소홀히 하는 소극적인 과정에만 멈춰 있지는 않다. 얇은 지성은 '무불위'로 대표되는 결과를 읽는 대신, '무위'만 읽는다. 그러면 삶이 무겁다.
삶이 무겁거든/정덕수
삶이 무겁다 생각되거든
인간의 가치는 그가 품고 있는 희망에 의해 결정된다는
땅의 흙 같은 진실만 마음에 담아라
희망이 어찌 무거울 것이며
가볍다 하여 가치가 적다 할 수 없으니
가는 길 멀다 생각 되거든
이 길 먼저 걸었을 이들의 고되었을 여정 먼저 기억하라
처음부터 길이었던 적 없는 거친 들
메마른 대지에 쬐는 뙤약볕 타는 갈증
이보다 더 고되고 힘겹게 걸었을 그들
남이 무어라 하거든 물어라
언제 최선을 다해 참여한 적 있더냐
언제 스스로 피맺히게 외쳐 본 적 있더냐
최선을 다한 참여가 힘을 만들고
그 힘이 세상을 바꾸고
그 바뀐 힘이 세상을 편하게 하리니
삶이 무겁다 생각되거든
인간의 가치는 그가 품고 있는 희망에 의해 결정된다는
어둔 하늘 별 초롱한 꿈을 가슴에 품어라
희망이 어찌 무거울 것이며
가볍다 하여 가치가 적다 할 수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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