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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화이불창

1860,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기

(2022년 1월 2일)

 

삶, 당연한 것을 경탄의 감각으로 발견하는 삶 살기를 비손 했다. 그러라고 새해가 있는 거다. 그러나 '새해'라는 말보다는 '새로워진 해'라고 말하고 싶다. 알프레드 아들러가 말했다. "너무 늦은 때란 없다. 인간은 자신의 입장을 선택함으로써 운명을 변화시킬 수 있다." 새로 시작하기에 너무 늦은 때란 없다. 물리적 나이는 단지 숫자에 불과하다. 나이가 드는 것은 아무도 막을 수 없다. 그러나 정신을 젊게 유지하는 것은 누구나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그래 나는 60갑자를 한 바퀴 돈 이후부터는 나이를 한 살 씩 뺀다. 다 '마음 먹기'이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지 않고, 자신의 역경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거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새로운 다짐을 하나 더 한다. 입으로는 말을 줄이고, 위장에는 밥을 줄이고, 마음에는 욕심을 줄이고 싶다. 욕심이란 성취하면 할수록 더 큰 욕심으로 확장되기 마련이다. 본래 욕심이란 만족이 없기 때문에, 욕심이란 단어로 굳어진 것이다. 작은 것에 만족하는 소욕지족(小慾知足)의 지혜가 행복의 기술이다. 더 바랄 것이 없다는 천상세계인 도솔 지족천(知足天)은 무엇이건 바라는 것을 다 갖춘 곳이 아니라. 반대로 모든 욕심을 비운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일 것이다.

그리고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는 데살로니가 전서 5장의 말씀에 두 개를 더 보태, 2022년도 일상의 지표로 삶을 생각이다.
(1) 모두를 사랑하라. 즉 따뜻한 가슴, 따뜻한 에너지를 키우고 가꾸어 발산한다.
(2) 늘 깨어 있으라, 즉 늘 공부한다.
(3) 항상 기뻐하라. 즉 웃으며 즐겁게 산다.
(4) 쉬지 말고 기도하라. 즉 영적 성숙, 영혼의 근육 키우고 살찌운다.
(5) 범사에 감사하라. 즉 늘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오늘 아침 시로는 이분 하짐의 <나이>를 공유한다. 안 늙으려면, 노화를 더디게 하려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살면 된다. 지루한 시간 속에 자신을 가두지 않는 것이다. 그러려면 하는 일을 즐겁게 하는 것이고, 즐겁지 않은 일은 안 하는 것이다. 세상은 불공평해도 세월은 공평하다. 세상이 안 풀리는 게 아니라, 내가 안 푸는 것이다. 못 푸는 게 아니라, 안 푸는 것이다. 풀지도 않으면서 저절로 풀리기를 바란 거다. 인생 수능의 채점자는 세월이다. 세월은 세상보다 힘이 세다.  세상은 나를 차갑게 대해도 세월은 결국 나를 알아 줄 것이다. 세상이 주는 조건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세월이 주는 가능성과 한계는 누구에게나 똑같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사실, 세월은 세상보다 힘이 세다. 세상과 세월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 세상이 이기는 것 같지만, 결국은 세월이 이긴다. 세상은 나를 차갑게 대해도 세월은 결국 나를 알아준다.


나이/이븐 하짐

누군가 나에게 나이를 물었지.
세월 속에 희끗희끗해진 머리를 보고 난 뒤
내 이마의 주름살들을 보고 난 뒤.
난 그에게 대답했지.
내 나이는 한 시간이라고.
사실 난 아무 곳도 세지 않으니까.
게다가 내가 살아온 세월에 대해서는.
그가 나에게 말했지.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죠? 설명해 주세요.
그래서 난 말했지.
어느 날 불시에 나는 내 마음을 사로잡은 이에게
입을 맞추었지.
아무도 모르는 은밀한 입맞춤을.
나의 날들이 너무도 많지만
나는 그 짧은 순간만을 세지.
왜냐하면 그 순간이 정말로 나의 모든 삶이었으니까.


오늘 아침 사진은 어제 2022년 첫 해를 맞이한 거다. 동네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찍었다.
2022년을 시작하며, 일상의 지표로 삼을 사자성어(四子成語)를 다섯 개 선택했다.
(1) 습정양졸(習靜養拙)
(2) 화이불창(和而不唱)
(3) 승물유심(乘物遊心)
(4) 명철보신(明哲保身)
(5) 외천활리(畏天活理)

오늘은 두 번째 "화이불창(和而不唱)" 이야기를 한다. "화이불창"은 <<장자>>의 '덕충부' 4절에 나오는 말이다. '남에게 동조하기는 하지만 스스로 주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라이프 스타일은 '나'라는 자의식에서 완전히 풀려난 상태로, 마치 물 같은 상태를 말한다. 둥근 그릇에 들어가면 둥글어지고 길쭉한 그릇에 들어가면 길쭉해 지고, 추우면 얼고, 더우면 증발한다. 이것은 완전히 빈 배가 된 상태, 자기를 비우고 인생의 강을 흘러가는 사람이 된다는 말이다. 좀 편하게 살고 싶은 데, 인문운동가란 운명을 그러질 못한다.

노나라 애공이 공자에게 물었습니다. "위나라에 못생긴 사람이 있었는데, 이름은 애태타라 합니다. 그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낸 남자들은 그 사람 생각에 곁을 떠나지 못하고, 그 사람을 본 여자들은 부모에게, 딴 사람의 아내가 되느니 오히려 그 사람의 첩이 되게 해달라고 조르는데, 그 수가 열 몇 명으로 아직도 계속 늘어간다고 합니다. 그 사람은 나서서 주창하는 일이 없고, 언제나 사람들에게 동조할 뿐입니다. 임금의 자리에 앉아 사람들을 죽음에서 구해준 일도 없고, 곡식을 쌓아 두고 사람들의 배를 채워 준일도 없습니다. 거기다가 몹시 추하게 생겨서 세상을 놀라게 할 정도입니다. 동조할 뿐, 주창하는 일도 없고, 아는 것이라고는 자기 주변의 일상사를 넘지 못합니다. 그런데도 남자 여자가 그 앞에 몰려드는 것은 그에게 반드시 보통 사람들과 다른 무엇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남의 생각을 그저 묵묵히 들어주면서 상대방을 설득하는 방법이다. 즉 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뿐 내 생각을 강력하게 주장하지 않는 사람으로 
애타타'란 인물을 소개하고 있다. 얼굴도 못생기고, 돈도 없는 추남이지만 한편 그와 대화를 나눠 본 사람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그와 사귀고 싶어 하는 사람이 바로 <<장자>>에 나오는 애타타란 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생각을 주장하여 다른 사람을 설득해 본 적도 없지만 모든 사람들이 하고 싶어하는 이유는 바로 애타타의 '화이불창'의 인생 태도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저 묵묵히 동조할 뿐, 내 생각을 주장하지 않는 애타타의 인생 태도, 진정 상대방을 위해서는 그저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자의 철학이다. 

내가 만든 대화의 원칙은 "S-L-L"이다. 이는, Stop(멈추어라), Look(보아라), Listen(들어라)이다. 말하기 전에 잠깐 멈추어서 생각을 정리한 후에 말한다. 상대의 눈을 바라보면서 대화를 하여야 하고 상대가 말을 할 때는 또한 그의 눈을 바라봄으로써 관심을 표명한다. 대화에서 말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말을 잘 듣는 것이다. 이 세 번째가 가장 중요하다. 쉽지 않다. 하고 싶은 말을 참아야 하기 때문이다. 대화만 시작하면 다투는 사람은 말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듣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聖人’이라는 한문 글자를 풀이하면, 귀 이(耳)자가 먼저 오고, 그 뒤에 입 구(口)자와 임금 왕(王)자가 합해진 글자이다. 그 뜻을 풀어 보면, 먼저 듣고(耳), 말하기를(口) 가장 잘하는 사람(王)이 성인이다. 즉, 남의 말을 잘 듣는 ‘경청 맨’이 ‘성인’이다. 그리고 탈무드에도 ‘인간은 입이 하나인데 귀가 둘이 있다’라고 쓰여 있다. 이는 “말하기보다는 듣기를 두 배 더 하라”는 뜻일 것이다. 즉, 최고의 대화술이 듣는 것이다. 그리고 카네기도 대화의 "1․2․3 법칙"을 말하고 있다. 이것도 '하고 싶은 말은 1분하고, 상대방 말은 2분 이상 들어주며, 이 때 단순히 듣지만 말고, 들으면서 맞장구를 치는데 3분을 사용하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1번 말하고, 2번 듣고, 3번 맞장구치라는 말이다. 이 두 가지 법칙에 충실하면 '상대가 나를 이해하여 준다'고 생각하게 되며 신뢰를 쌓게 될 것이다.

정리를 하면, '화이불창'이란 화합하나 주장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남의 주장에는 찬성하나 자기의 설은 적극적으로 주장하지 않는다는 것처럼 조화롭게 살면서도 자시를 고집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이다.

승물유심(乘物遊心) 이야기는 내일로 미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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