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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 산책

나만의 서사: 비우자.

1년 전 오늘 글입니다.

어제 오후에 동네 탄동천을 산책했다.
그때 소환했던 시이다.

속 빈 것들/공광규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것들은 다 속이 비어 있다

줄기에서 슬픈 숨소리가 흘러나와
피리를 만들어 불게 되었다는 갈대도 그렇고
시골집 뒤란에 총총히 서 있는 대나무도 그렇고
가수 김태곤이 힐링 프로그램에 들고 나와 켜는 해금과 대금도 그렇고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회의 마치고 나오다가 정동 길거리에서 산 오카리나도 그렇고

나도 속 빈 놈이 되어야겠다
속 빈 것들과 놀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