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오늘 아침도 "'아름다움=행복'의 등식은 허상"이라는 담론을 이어간다. 오늘도 결론부터 말한다. 아름다움은 직업에서의 성공, 평안한 생활, 자존감 또는 타인의 사랑을 보장하지 않는다. 세계적으로 2%의 여성만이 스스로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다행히 행복을 느끼는 여성의 비율은 그보다 훨씬 높다. 그러니 아름다움=행복의 등식은 허상이라는 것이다.
아름다운 사람은 그 덕에 인생에서 많은 이점을 누리지만 때로는 대가를 치른다. 신화나 문학 속에서 그 예를 많이 만날 수 있다. 신화 속에서는 나르키소스가 그렇다. 그는 눈부실 정도로 아름다웠지만, 구혼하는 여성들을 모두 물리치고 물 속에 비친 자기 자신과 사랑에 빠져, 가질 수 없는 욕망의 대상 앞에서 슬퍼하다 물에 빠져 죽는다, 동화에는 아름다움과 젊음을 좇다가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는 계모가 많이 등장한다. 예를 들어, 백설 공주 계모의 비극, 신데렐라의 계모와 그 딸들. 문학에서는 오스카 와일드의 소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이 그 예이다.
그래 오늘 아침은 아름다운 외모의 유리함을 행복으로 바꾸는 법을 공유하고 싶다. (1) 행복을 느끼기 위해 필요한 요소는 예쁘고 잘생긴 외모가 아니라, 자신을 편안하게 느끼는 태도이다. 행복이라는 감정은 타인과의 외모 경쟁이 아니라, 자존감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실제로 누군가가 자기 자신에게 만족하고 있는지는 대개 얼굴로 드러난다. (2) 매력을 키우면 된다. 매력과 아름다움은 다르다. 매력은 생에 대한 기쁨과 낙관주의로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든다. 많은 인기를 받고 있는 사람들은 아름다움보다 카리스마로 유명하다.
오드리 햅번이 그렇다. 그녀는 외모도 예쁘지만, 그녀의 말은 무엇이 아름다운 것인지 알게 한다. 몸에 대한 시선으로부터 해방되고, 내면의 아름다움을 가꾸는 데 필요한 그녀의 말이다. "여성의 아름다움은 입고 있는 옷이나 얼굴, 머리를 매만지는 방법에 있지 않다. (…) 여성의 아름다움은 화장이 아니라 영혼의 진정한 아름다움에 있다. 아름다움은 그녀가 베푸는 애정과 사랑, 그녀가 표현하는 열정에 있다. 여성의 아름다움은 해가 갈수록 성장해 나간다."
아름다움의 원동력은 외보보다는 내면에 있다는 말이다. 관대하고 친절하게 타인을 대할 때 아름다움이 실현된다는 것이다. 세계적 규모의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여성들은 아름다운 여성의 본질적 특성으로 행복(89%), 이어서 친절함(86%)과 자신감(83%)을 꼽았다. 외모는 순위에서 한참 뒤였다(64%, 열 아홉 개 특성 항목 중 9위). 그러니 아름다워야 행복한 게 아니라, 행복해야 아름다워지는 것이다.
나는 오드리 헵'번을 좋아한다. 그래, 외모는 오드리 헵번 급인데, 말이 예쁘지 않거나 외모와 다르게 태도에서 실망을 주면, 나는 그녀에게 '오드리 될뻔" 또는 '오드리 할뻔'이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그녀가 어떻게 매력을 가꾸었는지 그녀의 말을 좀 더 들어 보고, 오늘도 내 일상에 적용해 보고 싶다.
"매력적인 입술을 갖고 싶다면 선한 말을 해라. 아름다운 눈을 갖고 싶다면 사람들이 지닌 좋은 점을 보아라. 날씬해 지고 싶다면 배고픈 사람들과 음식을 나누라. 미끈한 머리 결을 갖고 싶다면, 아이가 매일 머리카락을 쓰다듬게 하라. 아름다운 자세를 갖고 싶다면, 절대 혼자가 아님을 생각하며 걸어라. 당신을 사랑하고 사랑했던 사람들이 함께 있으니까. 바로잡고 가꾸고 되살리고 추구해야 하는 것은 물건보다 사람이다. 절대 누구도 버리지 마라."
어쨌든 아름다워지고 싶은 마음은 우리의 본능이다. 플라톤도 "모든 인간의 세 가지 소원은 다음과 같다. 건강해지는 것, 정직한 방법으로 부자가 되는 것, 끝으로 아름다워지는 것"이라 했다. 그러나 아름다워야 행복한 것은 아니다. 행복해야 아름다워지는 것이다. 다시 한 번 또 되새긴다.
어제는 한글날이라고 공휴일이었다. 모처럼 일정 없이 조용한 하루를 보냈다. 오늘 아침에 공유하는 시는 한글날 특집이다. 시 낭송하시는 분들이 좋아하는 시이다. 그리고 시어가 아름답다. 한국말에 이렇게 예쁜 어휘들이 많은데, 요즈음의 한국어는 외국어의 남용으로 오염되었다. 오늘 시는 조용한 곳에서 크게 소리 내어 읽어 볼 일이다.
승무(僧舞)/ 조지훈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薄紗)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臺)에 황촉(黃燭)불이 말 없이 녹는 밤에
오동(梧桐)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히 접어 올린 외씨버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두오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 이야
세사(世事)에 시달려도 번뇌(煩惱)는 별빛이라.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깊은 마음 속 거룩한 합장(合掌)인 양하고
이 밤사 귀또리도 지새우는 삼경(三更)인데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인문운동가_박한표 #대전문화연대 #사진하나_시하나 #조지훈 #복합와인문화공간_박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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