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돈 문제를 가장 잘 지적하고 있는 사람이 짐멜이다. 그는 “돈이란 신을 경배하면 할수록, 우리는 사물의 차이, 혹은 사물의 다양성에 둔감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자신의 책에서 지적하고 있다. 돈의 광신도는 그것이 주는 안정과 평온의 감정에 매료되어 자신과 더불어 살아가는 타인들이나 주변의 사물에 시선을 던지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돈은 갖고 싶고, 사고 싶은 것을 얻기 위해 쓸 때가 아니라, 나의 자아가 훼손당하지 않기 위해 쓸 때 더 큰 가치를 발휘한다. 돈을 어떻게 쓸지는 스스로 정할 일이다. 어젠 소설가 백영옥을 알게 되었다. 그녀가 한 말이다.
자동판매기/최승호
오렌지주스를 마신다는 게
커피가 쏟아지는 버튼을 눌러버렸다
습관이 무서움이다
무서운 습관이 나를 끌고 다닌다
최면술사 같은 습관이
몽유병자 같은 나를
습관 또 습관의 안개 나라로 끌고 다닌다
정신 좀 차려야지
고정관념으로 굳어 가는 머리의
자욱한 안개를 걷으며
자, 차린다. 이제 나는 뜻밖의 커피를 마시며
돈을 넣으면 눈에 불을 켜고 작동하는
자동판매기를
賣春婦(매춘부)라 불러도 되겠다
黃金(황금) 교회라 불러도 되겠다
이 자동판매기의 돈을 긁는 포주는 누구일까 만약
그대가 돈의 권능(권능)을 이미 알고 있다면
그대는 돈만 넣으면 된다
그러면 賣淫(매음)의 자동판매기가
한 컵의 사카린 같은 쾌락을 주고
十字架(십자가)를 세운 자동판매기는
神(신)의 오렌지주스를 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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