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하나, 시 하나

오늘은 음력으로 7월 7일이다. 우리는 이날을 '칠월 칠석'이라 한다. 견우와 직녀가 일 년에 한 번, 은하수를 건너 서로 만나는 뜻 깊은 날이다. 견우와 직녀가 까마귀와 까치들이 놓은 오작교에서 일 년에 단 한 번 만난다는 전설에서 나왔다. 그 애틋함은 동양의 밸런타인데이와 같이 대중 화하면 좋은 듯한데, 아직까지 연인들은 이날에 큰 관심이 없어 보인다.
칠석에 음양을 맞추었다면, 처서 시기에는 숙성 단계에 들어가야 한다. 태양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래 아침 저녁으로 제법 신선한 가을바람이 불어오지만 햇살은 땡볕처럼 왕성하고 날씨는 쾌청하다. 오늘 아침 사진은 어제 산책길에서 찍은 하늘이다. 그런데 일기예보에 의하면, 내일 태풍이 올라 온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19의 재 창궐로 마음이 우울한데, 오후부터는 비 소식이 있다.
그래 오늘 아침은 좀 우스운 '아제 개그'를 하나 한다. 아침에 카톡에서 읽은 것이다. 이 유머를 읽고 마음을 달래고, 선물로 받은 오늘 하루도 즐겁게 보낼 생각이다. 병원의 시체실에 시체 3구가 들어왔다. 그런데 시체가 다 웃고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검시관이 물었다. "아니 시체들이 왜 모두 웃는 거요?" "아! 첫 번째 시체는 일 억원 자리 로또 복권에 당첨되어서 심장마비로 죽은 사람이고요. 두 번째 시체는 아들이 일등 했다고 충격 받아 심장마비로 죽은 사람입니다"라 답했다. 검시관이 또 물었다. 이 세 번째 시체는 요?" 그러자 관리인이 하는 말, 이 세번째 사람은 벼락을 맞았답니다. "어, 벼락을 맞았는 데, 왜 웃고 있지요?" 그 관리인은 "사진 찍는 줄 알고 그랬답니다." 사는 거 별 거 아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다 죽는다. 보고 싶은 사람 만나고 사는 것이다.
그래도 밖의 세상은 어지럽다. 그래 지금 나는 68혁명의 부재가 우리 사회에 드리우고 있는 '그늘'들을 살펴보고 있다. 인권 감수성 부재, 지나친 소비주의, 권위주의, 자기 착취와 소외 문제들을 지금까지 공유했다. 이제 남은 것은 성 도덕 문제이다. 김누리 교수의 이러한 주장들이 나의 눈을 크게 뜨도록 만들어 주었다. 우리나라가 경제성장과 정치 민주화를 잘 보여주고 있음에도 우리 사회가 기형적으로 이상하게 된 것이 일상의 민주화, 즉 사회, 경제 그리고 문화 민주화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그렇다는 김교수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이 문제는 시를 읽은 다음 뒤로 미룬다.
오늘 아침 시는 제주도 바다 이야기로 잘 알려진 이생진 시인의 것이다. 시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백석 시인의 이야기이다. 아침 사진은 어제의 하늘이었다.
그 사람을 사랑한 이유/이생진
여기서는 실명이 좋겠다
그녀가 사랑했던 남자는 백석(白石)이고
백석이 사랑했던 여자는 김영한(金英韓)이라고
한데 백석은 그녀를 ''(자야)子夜''라고 불렀지
이들이 만난 것은 20대 초
백석은 시 쓰는 영어 선생이었고
자야는 춤추고 노래하는 기생이었다
그들은 3년동안 죽자사자 사랑한 후
백석은 만주 땅을 헤매다 북한에서 죽었고
자야는 남한에서 무진 돈을 벌어
길상사에 시주했다
자야가 죽기 열흘 전
기운 없이 누워있는 노령의 여사에게
젊은 기자가 이렇게 물었다
-1000억의 재산을 내놓고 후회되지 않으세요?
''무슨 후회?''
-그 사람 생각을 언제 많이 하셨나요?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는데 때가 있나?''
기자는 어리둥절했다
-천금을 내놨으니 이제 만복을 받으셔야죠
''그게 무슨 소용 있어''
기자는 또 한번 어리둥절했다
-다시 태어나신다면?
''어디서?''
-한국에서
''에! 한국?
나 한국에서 태어나기 싫어
영국 쯤에서 태어나 문학할 거야''
-그 사람 어디가 그렇게 좋았어요?
''1000억이 그 사람의 시 한 줄만 못해
다시 태어나면 나도 시 쓸 거야''
이번엔 내가 어리둥절했다
사랑을 간직하는 데는 ''시밖에 없다''는 말에
시 쓰는 내가 어리둥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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