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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돈 많고, 지위가 높다고 부러워 할 일 아니다.

5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사람들은 아름다움, 돈, 권력, 명예, 섹스와 같은 것을 소유하려고 애를 쓴다. 그러나 인생은 이 다섯 개의 요소와 맺고 있는 관계, 즉 그것들을 체험하고 활용하는 방식이 더 중요하다. 행복은 이 다섯 가지를 소유하고 있다고 증명하는 데 있지 않고, 그것들과 관계의 누림 속에 있다.

어제는 사주 명리학에서 말하는 "재다신약(財多身弱)"이라는 말을 조용헌 칼럼에서 만났다. 재물이 많으면 몸이 약해진다는 의미라 한다. '재다신약' 팔자를 가진 사람이 돈이 들어 오는 운을 만나면 죽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아니면 감방, 부도, 이혼, 암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거나 아니면 두세 개가 동시에 걸리는 수가 생긴다고 한다. "재다신약'은 돈 들어오는 해가 가장 겁나는 해라 한다. 그리고 관고신약(官高身弱)이란 말도 소개했다. 벼슬도 마찬가지라는 말이다. 그러니까 돈 많고, 지위가 높다고 부러워 할 일 아니다. 이 글을 읽다가 나는 돈이 많지 않고 지위가 높지 않다는 데 큰 위로를 얻었다. 지난 글들은 https://pakhanpyo.blogspot.com 을 누르시면 보실 수 있다.

에피쿠로스에 의하면, 인간의 욕망은 다음과 같이 세 가지이다.
- 자연스럽고 필요한 욕망으로 인간의 생존을 보장하는 기본적인 욕망으로 먹고, 마시고, 잠자는 것이다.
- 자연스럽지만 불필요한 욕망으로 식탐이나 성적 욕망과 같은 감정들이다. 이런 것들은 소유하면 할수록 더욱 더 갈망하게 만들기 때문에 수련을 통해 절제하고, 제어해야 한다.
- 자연스럽지도 않고 불필요한 것으로 명예와 권력 그리고 재력(財力)이다.

우리는 에피쿠로스를 쾌락주의자로 알고 있다. 그러나 그가 주장하는 쾌락은 "육체적인 고통과 마음 속의 걱정거리가 없는 상태"이다. 그에 따르면 고통과 근심의 원인은 자연스럽지 않고 필수적이지 않은 욕구를 충족시키려고 하는 데에서 생긴다. 그러므로 사치를 멀리하고 검소한 식사를 하면서 건강을 유지하는 것, 명예와 권력에 대한 욕구에서 벗어나 걱정거리를 없애는 것 그리고 그것들을 통해 개인적인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다.

사주 명리학에서는 인간 욕망의 범주를 "재색명리(財色名利)", 돈과 색 그리고 명예와 돈으로 보고 있다. 거기서 앞에서 말한 "재다신약" 팔자가 나온다.  이런 팔자를 가진 사람이 명을 오래 이어가려면, "책과 공부 그리고 호학지사(好學之士)를 가까이 하라고 한다. 호학(好學)이 자기 몸 약한 부분을 보강해 준다는 것이다.

배우는 것은 자신을 바꾸는 일이다. 삶은 성공이 아니라 성장의 이야기이다. 배운다는 것은 구경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익힘'이 뒤따라야 한다. 익힘은 삶을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배운 것을 글로 써보는 것이 중요하다. 어제는 <인문학으로 마을에서 소통하기> 세 번째 강의를 했다. 소통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한 다음에, "나에게 소통이란?" 생각을 써 보았다. 오늘 아침 사진이 그것이다. 소통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하겠다. 어제 내가 얻은 결론은 "통해야 오래가고, 그 지속성이 삶의 질이 된다'였다.

어쨌든, 일상의 삶 속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익힘'을 반복하면, '나만의' 새로운 양식을 만들 수 있다. 그리스인들은 그것을 두고 '자유'라 불렀다. 그러니 배움의 목적은 결국 '자유'를 위해서이다. 사실 자유는 그냥 주워 지지 않는다. 내가 자유자재(自由自在)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 때, 그로부터 나는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배워 그냥 많이 아는 것보다 배워 법칙을 알고 그것을 자유자재로 활용해서 나만의 스타일로 만들면, 그 때 우리는 자유롭다. 그러니까 오늘 아침 하고 싶은 말은 욕망으로부터 자유로 우려면, 사는 것을  배우고 익혀야 한다. 그 길에서 우선되어야 할 것이 호학(好學)이다.

칸트는 행복의 세 가지 조건으로 할 일이 있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희망이 있다면 그 사람은 지금 행복한 사람이라고 했다. 우리가 행복하지 않은 것은 내가 가지고 있는 걸 누리고 감사하기 보다는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탐내기 때문이다. 정말로 행복해지고 싶다면, 오늘 아침 공유하는 시처럼,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부터 아끼고 사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행복한 일/노원호

누군가를
보듬고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나무의 뿌리를 감싸고 있는 흙이 그렇고
작은 풀잎을 위해 바람막이가 되어 준 나무가 그렇고
텃밭의 상추를 둘러싸고 있는 울타리가 그렇다.

남을 위해
내 마음을 조금 내어 준 나도
참으로 행복하다.

어머니는 늘
이런 행복이 제일이라고 하셨다.

명문가의 가훈 중에 '우리 집안은 정3품 이상 벼슬을 하지 않는다'가 있다고 한다. 고관을 지내면 당쟁(黨爭)에서 죄인으로 몰려 유배나 사약을 받는 수가 많았기 때문 같다. 조용헌에 따르면, "지금도 한국 사회는 당쟁 중이다." 조선 시대에는 인터넷이 없었지만, 지금은 전국민이 스마트폰으로 정치 지도자나 고급 관료들의 일상생활을 감시한다. 여차하면 망신살이고 감옥 가야 한다. 아니면 죽는다. 그는 이렇게 결론을 냈다. "돈과 벼슬은 좋다. 하지만 자기 그릇에 넘치면 위험한 독으로 작용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앞에서 말한 것처럼, 자신의 욕망을 절제하고 제어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은 자리에 올라가면, "잘못을 지적 받을 때 수용할 용기"(배철현)가 있어야 한다. "리더가 리더인 이유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은 도덕적 군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잘못을 지적해 주는 참모가 있고 그런 참모의 충고를 듣고 잘못을 시인하는 용기의 소유자이기 때문이다."

리더 뿐만 아니라, 누구에게 라도 자신의 잘못을 지적해 주는 참모나 친구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지적을 수용하여 자신의 삶을 수정하려는 용기가 우리를 한 단계 위로 도약시킨다고 본다. 그러니 그런 지적이나 진심 어린 충고들을 수용할 정도로 자신을 응시하고 자기 절제 수련을 해야 한다.

21세가 한국 사회에 아직도 봉건주의 흔적이 흐른다는 <경향신문>의 최민영 기자 이야기도 권력을 가진 자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말이라고 본다. 권력자 개인에 대한 숭배에 가까운 '과잉 의전'을 그 흔적으로 본다. 나도 동의한다. 권력을 쥔 이들의 요구대로 의전이 굴러가는 조직은 건강할 수 없다. 직원이 자신의 '심기 경호'나 '욕구 충족'을 위해 근무하는 것이 아니다. 직원을 그렇게 사적으로 부리라고 국민이 세금 내는 게 아니다. 시대가 변했다. 우리 사회는 제도로서 민주화는 이루었지만, 아직도 생활 속 민주화는 아직 진행 중이다. 변화가 필요 없는 '조인 물'같은 조직에는 아직도 봉건 시대의 과잉 의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할까? 권력을 위임 받은 이들에 대한 엄격한 견제와 감시가 필요하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것을 작동시키는 "안전핀"이 부족하다. 지금 우리 사회는 시민단체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 기관으로부터 돈을 얻어 활동하는 사이비 시민단체 뿐이다. 기관으로부터 독립된 시민단체가 사라지고 있다. 이건 우리들의 몫이기도 하다.

권력을 가진 자신은 원래 권력이란 자신의 소유가 아니라 누군가 에 의해 잠시 주어진 임무일 뿐이라는 것을 늘 기억해야 한다. 인생이란 무대에서 내려올 때, 그 사람에 대한 평가는 자신이 맡은 배역을 충실하고 겸손하게 실천했느냐 에 달려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아름다움, 돈, 권력, 명예, 섹스와 같은 것을 소유하려고 애를 쓴다. 그러나 인생은 이 다섯 개의 요소와 맺고 있는 관계, 즉 그것들을 체험하고 활용하는 방식이 더 중요하다. 행복은 이 다섯 가지를 소유하고 있다고 증명하는 데 있지 않고, 그것들과 관계의 누림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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