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오늘 글이에요.

매너는 ‘역지사지’다
매너가 좋은 사람은 입장 바꿔 생각할 줄 안다. 말 그대로 ‘역지사지(易地思之)’다. 매너 전문가들은 “상대의 처지에서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매너의 기본”이라 입을 모은다. 그 때문에 매너가 좋은 사람들 중에는 한때 ‘을’의 입장이었던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한다. 처음부터 ‘갑’이었던 이들은 타인의 마음과 처지를 헤아리는 데 아무래도 서툴다는 것.
이와 관련해 고전처럼 이야기되는 일화가 있다.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중국의 고위관리와 식사를 하게 됐을 때의 이야기다. 서양식 테이블 매너를 모르는 중국 관리가 핑거볼(식사 전 손가락 씻을 물을 담아 내놓는 그릇)의 물을 마셔버리자, 엘리자베스 여왕 또한 태연한 얼굴로 자신의 핑거볼 물을 마신 것. 여왕의 행동은 ‘에티켓’에는 어긋나지만 최선의 매너가 아닐 수 없었다.
이렇게 매너가 좋은 사람은 ‘관계에 대한 감수성’이 뛰어나다. 그냥 입장 바꿔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성격과 처지가 되어 그 앞에 있는 ‘나’를 바라보는 것이다. 20세기 초 독일 사회학자 노버트 엘리아스는 ‘매너의 역사-문명화의 과정’이란 책에서 “매너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함으로써 사회적 불평등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 설명했다. 이 이야기는 매너가 좋은 사람이 곧 ‘사회지도층’이며, 그렇지 않은 이는 아무리 돈이 많고 지위가 높아도 결코 진정한 의미의 리더가 될 수 없음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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