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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부활은 희망이다.

6년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즈와외즈 빠끄(Joyeuses Paques)! 프랑스어로 부활을 축하합니다!란 말이다. 오늘이 부활 주일이다. "그분께서는 되살아나셨다. 할렐루야, 할렐루야"

할렐루야는 '하느님을 찬양한다.'는 뜻이다. 나는 아침에 2CELLOS의 <Benedictus>들었다. <베네딕투스>는 즈카르야의 노래 "Benedictus deus Israel(주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는 찬미받으소서!)"에서 나왔다. 이건 루까 복음 1장 68절이다. '찬미'란 "아름답고 훌륭한 것이나 위대한 것 따위를 기리어 칭송함"인데, 여기서는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을 기리는 노래'라고 보아야 한다. 길가의 은행나무를 보라. 하느님은 어느 가지 하나도 소홀히 다루지 않으신다. 하느님은 아무런 조건 없이 사랑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이다.

이런 사랑의 하느님에게 가는 길은 '예수가 하느님이다'라고 끊임없이 고백하고 갖가지 예식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지혜로 사람들과 뭇 생명을 사랑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하느님을 본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머무르시고, 그 분 사랑이 우리에게 완성됩니다. (…)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사랑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하느님 안에 머무르고 하느님께서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르십니다."(요한 1서 12-16)

예수의 부활절은 각자 스스로 변화하여 새로운 삶을 살아가도록 터닝 포인트를 주는 날이다. 그래 부활은 희망이다. 우리도 과거의 잘못된 낡은 악습과 어두운 절망은 모두 무덤 속에 묻어두고 희망 가득한 새 삶으로 이 봄과 함께 부활해야 한다. 이것이 예수님의 부활을 믿는 것이고, 우리가 부활의 의미로 사는 것이다. 그 길은 봄처럼, 얼어붙은 땅을 뚫고 어린 생명이 싹을 틔우듯이 노력을 해야 한다.

어제는 우리 동네에 류시화 시인이 와서 팬 사인회를 했다는데, 못 갔다. 친구들과 꽤 전에 약속한 모임이 천안에서 있었기 때문이다. 옷순을 먹기로 약속했었다. 류시화 시인을 못 만난 것이 아쉬운 이유는 최근에 그가 펴낸 아주 좋은 산문 집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때문이다. 제목부터 자꾸 보면 볼수록 생각거리를 준다.

부활 주일 아침에 나는 그의 책에서 "낫싱 스페셜(Nothing Special)!"라는 말을 만났다. 프랑스어로는 "빠 드 스페이시알(Pas de special)!"이다. 류시화 시인은 이것을 한국 말로 이렇게 옮겼다. "큰일 아니니 걱정하지 말라!" 단지 하나의 사건일 뿐인 데도 우리의 마음은 그 하나를 전체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 살면서 겪는 문제 대부분이 그런 식으로 괴물이 되어 더 중요한 것에서 멀어지게 된다. 그걸 그렇게 큰일로 만들지 말고, 문제와 화해하고 받아들일 때 그 문제는 작아지고 우리는 커진다. 실제로 우리 자신은 문제보다 더 큰 존재이다.

"참 좋은 당신"들, 봄이 한 번에 방문해, 나는 너무 분주하다. 주말 농장에 갈 시간이 안 나온다. 상추들이 내 발소리를 그리워할 텐데.

참 좋은 당신/김용택

어느 봄날
당신의 사랑으로
응달지던 내 뒤란에
햇빛이 들이치는 기쁨을 나는 보았습니다

어둠 속에서 사랑의 불가로
나를 가만히 불러내신 당신은
어둠을 건너온 자만이 만들 수 있는
밝고 환한 빛으로 내 앞에 서서
들꽃처럼 깨끗하게 웃었지요

아,
생각만 해도


좋은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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