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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장자>>의 "수레바퀴 깎는 윤편 이야기"

6년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나는 <<장자>>의 "수레바퀴 깎는 윤편 이야기"를 좋아한다. 윤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저는 제가 하는 일로 보건대, 바퀴를 깎을 때 너무 깎으면 헐거워서 튼튼하지 않고, 덜 깎으면 빡빡 하여< 들어가지 않습니다. 헐겁 지도 않고, 빡빡 하지도 않게 하는 것은 손에서 이루어지고, 거기에 마음이 응하는 것이지, 입으로 말해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거기에 비결이 있습니다만, 제가 제 자식에게 알려줄 수도 없고, 제 자식 역시도 저로 부터 그 비결을 얻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70이라는 이 나이가 돼서도 제가 수레바퀴를 깎고 있습니다. (…) 그런 즉 왕께서 읽고 계시는 것이 옛 사람의 찌꺼기일 뿐인 것입니다."  

지식의 생산자는 자유롭고 독립적이며, 지식의 수입자는 종속적이다. 인간이 세계를 이해하고 관리하고 통제하기 위해서 만든 가장 고효율의 장치가 지식이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주도권이 세계에 대한 주도권을 결정한다. 지식을 생산하면, 세계에 대한 통제권을 가지게 되므로 결국은 독립적이고 자유로워진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그러지 못하고 있다. 왜 아직도 이러한가? 그것은 윤편의 '손'을 보지 않고, 환공의 책에 적힌 '글'만 보고 오기 때문이다. 그들의 말만 들었지, 그들의 '말' 이 나오는 '비밀스런 그곳' 에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특강과 토론에서, "패러다임이 바뀌는 때가 왔다. 지금이 때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관찰'하자"고 최진석 교수는 강조했다.

한 걸음 더/정끝별

낙타를 무릎 꿇게 하는 마지막 한 짐
거목을 쓰러뜨리는 도끼의 마지막 한 힘

사랑을 식게 하는 마지막 한 눈빛
허구한 목숨을 거둬 가는 마지막 한 숨

끝을 볼 때까지 한 일 또 하고
끝내 잊힐 때까지 한 일 또 하고

거기까지 한 걸음 더
모르니까 한 걸음 더

벽을 무너뜨리는 마지막 한 줄의 금
시대를 뒤바꾸는 마지막 한 방울의 피

이야기를 끝내는 마지막 한 문장
장군!을 부르는 마지막 한 수

알았다면 두 번 할 수 없는 일
알았다 해도 어쩔 수 없는 일

모르니까 한 걸음 더
거기까지 한 걸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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