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일기 쓰기는 마음에 앉은 더께를 치우는 일이다.

우리마을대학 협동조합 2025. 12. 1. 17:31

3년전 오늘 글입니다.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지
(2022년 11월 29일)

오늘 아침도  <나를 깨우는 하루 한 문장 50일 고전 읽기>라는 부제의 <<어른의 새벽>> 읽기 일곱 번째 이야기를 한다. 오늘의 주제는 '일기 쓰기는 마음에 앉은 더께를 치우는 일'이라는 거다. 일기 쓰기는 복잡한 마음을 정리해 준다.

나는 5년 전부터 나의 일상을 지배하여야 한다고 다짐하고, 아침에 일어나 감사일기를 쓰고, 시를 하나 고르고, 내가 직접 찍은 사진과 연결시키고, 한 편의 에세이를 쓴다. 고미숙의 <<읽고 쓴다는 것, 그 거룩함과 통쾌함에 대하여>>을 읽다 보면, "글쓰기는 노동이면서 활동이고 놀이이면서 사색이다"라는 문장이 나온다. 그러면서 고미숙은 글쓰기는 좋은 노후대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나에게 글쓰기는 하나의 배움의 장이다. <<관자>>라는 책의 한 구절에서, 나는 '지무허사(志無虛邪)'라는 말을 알았다. 그 말은 배움에 임할 때, '뜻을 허망하게 두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얼굴 빛이 안정돼 있으면 마음도 경건해 지므로 아침에 일어나서 저녁에 잠들 때까지 옷매무시를 항상 단정히 하라. 아침저녁으로 배우고 익혀야 하며, 마음을 작게 하고 공경하는 태도를 지녀야 한다. 이러한 마음을 한결같이 유지하면서 조금도 나태해지지 않는 것을 '배움의 방법'이라고 한다." (<<관자>>)

매일 <감사 일기>를 쓰게 된 것은 '사람들이 인생에서 가장 얻고 싶다'는 인기, 존경, 돈을 모두 가진 여성, 오프라 윈프리(Oprah Winfrey)에게서 배운 습관이다. 그녀의 성공은 날마다 감사일기를 쓰는 일이었다 한다. 그 사실을 알고 난 후부터 나도 매일매일 감사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그녀처럼 하루 동안 일어난 일들 중 다섯 가지를 찾아 기록한다. 다섯 가지를 찾을 수 없을 때는, '오늘도 거뜬하게 잠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어서 감사하다' 또는 '유난히 눈부시고 파란 하늘을 보게 하여 주셔서 감사하다'는 식으로 쓴다. <감사 일기>를 쓰면 다음 두 가지를 배울 수 있다 한다. (1) 인생에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안다. (2) 삶의 초점을 어디에 맞춰야 하는지를 안다.

참고로 오프라 윈프리의 감사일기 쓰는 방법을 공유한다.
- 한줄이라도 좋으니 매일 써라.
- 주변의 모든 일에 감사하라.
- 무엇이 왜 감사한지를 구체적으로 써라.
- 긍정문으로 써라.
- '때문에'가 아닌 '덕분에'로 써라.
- 현재 시제로 써라.
- 모든 문장은 '감사하다'로 마무리하라.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는 데살로니가 전서 5장의 말씀에 두 개를 더 보태, 2022년도 일상의 지표로 삶을 생각이다.
- 모두를 사랑하라. 즉 따뜻한 가슴, 따뜻한 에너지를 키우고 가꾸어 발산한다.
- 늘 깨어 있으라, 즉 늘 공부한다.
- 항상 기뻐하라. 즉 웃으며 즐겁게 산다.
- 쉬지 말고 기도하라. 즉 영적 성숙, 영혼의 근육 키우고 살찌운다.
- 범사에 감사하라. 즉 늘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아리스토텔레스도 "행복은 감사하는 사람의 것"이라고 했고, 인도의 시성(詩聖) 타고르도 "감사의 분량이 곧 행복의 분량"이라고 했듯이 사람은 감사한 만큼 행복하게 살 수 있다. 행복해서 감사한 것이 아니라 감사하기 때문에 행복해진다. 빌 헬름 웰러는 "가장 행복한 사람은
가장 많이 소유한 사람이 아니라, 가장 많이 감사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손흥민의 아버지 손정웅도 자신의 책,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에서 아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겸손하라, 네게 주어진 모든 것들은 다 너의 것이 아니다. 감사하라, 세상은 감사하는 자의 것이다. 삶을 멀리 봐라.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워라. 마음 비운 사람보다 무서운 사람은 없다."

오늘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내 길을 가려 한다. 길은 사람이 만든다. 사람이 왕래하는 곳은 길이 되고, 사람의 발길이 잠깐이라도 뜸하면 아무리 오래된 길이라도 순식간에 사라진다. 길이라는 것은 사람이 오가야 길로서 지속되는 것이다. <<어른의 새벽>> 저자 우승희는 맹자의 다음 이야기를 소개한다. "산언덕에 발자국이 난 틈바구니도 지속적으로 왕래하면 길을 이루게 되지만, 잠깐 동안이라도 왕래하지 않으면 띠 풀이 자라 막히게 된다. 지금 띠 풀이 자라나 마음을 막고 있구나."(<<맹자>>, <진심 하>)

마음에도 길이 있다. 마음의 길도 계속 생각하고 고민하지 않으면 풀이 무성하게 자라서 막혀 버린다. 마음의 길을 왕래하지 않으면, 자기 자신에 대한 숙고는 커녕 마음의 길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고민을 이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고만하지 않으면 않을수록 마음 속 띠 풀은 점점 더 무성해진다. 그래 매일 매일 일기를 쓰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이 이야기는 내일로 미룬다.

마음의 길을 놓친 상태를 나는 '마음 놓침(mindlessness)'라 부르고, 그 반대를 '마음 챙김(mindfulness)'이라 말한다. 이건 우리들의 삶을 바꾸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대부분의 문제는 직, 간접적으로 '마음 놓침'에서 비롯된다고 말할 수 있다. 많은 연구에 따르면, 인간이란 능동적으로 선택하기 보다는 환경의 단서에 그저 수동적으로 반응하고 만다. 예를 들면, 우리는 어떤 사람을 단지 예전에 싫어하던 사람과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싫어하기도 한다. 그리고 고정관념으로 우리 머릿속에서 온갖 가정(if) 또는 마인드세트(mindset)를 활성화 시키고 그와 어긋나는 정보는 가려버린다.

마음의 길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마음이 가 있는 곳에 몸도 가 있기 때문이다. 마음이 온전히 건강한 곳에 있으면 몸도 건강하다. 플라세보(속임약) 효과와 자연치유의 원리가 거기서 나온다. 호텔 객실 청소원 연구가 있다. 연구대상자는 하루 종일 힘든 육체노동을 하는 객실 청소원들이었다. 그들에게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느냐'고 물었더니, 그들은 '운동을 안 한다'고 대답했다. 그런 청소원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고 한 집단에게 그들이 하는 일을 마치 헬스클럽에서 운동하는 것처럼 생각하라고 지시했다. 다시 말하면 침대보를 씌우고 침구를 정리하는 일이 헬스클럽에서 기구를 써서 근력운동을 하는 것과 같다는 식으로 말이다. 그 한 가지 외에 다른 것들은 변화시키지 않았다. 오로지 마인드세트(mindset) 하나를 바꾼 결과, 실험집단은 체중, 허리, 엉덩이 비율, 체질 량 지수, 혈압이 줄었다고 한다. 이 모두가 자기 일을 운동으로 여기겠다는 마음 변화가 작용한 결과였다. 반면 다른 집단에서는 이런 신체적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 한다. 이를 우리는 '심신일원론'이라 한다.

모든 마을 활동일은 11월 말에 마감하여야 한다. 그래 정신 없이 바쁘다. 그래 오늘 <인문 일지>는 여기서 멈춘다. 오늘 아침 사진은 내가 늘 다니는 산책 길이다. 그리고 오늘 아침 시는 언젠가 내가 쓴 거다.

길/박수소리

道在邇 而求諸遠
도제이 이구제원 (맹자)

길은 가까운 곳에 있는데, 이것을 먼 곳에서 찾으려 한다.
먼 곳에서 길을 찾는 것보다,
일상적인 생활 주변에서 즐거움을 찾는 것이 지혜로운 사람이다.
진리도 삶의 기쁨도 보다 가까운 곳에 있다.

去皮取此
거피취차 (노자)
저 것을 버리고, 이것을 취하자.
노자도 저 높은 곳에 있는 이상을 추구하느라 애쓰지 말고,
가까이에 있는 이곳의 일상에서 삶의 행복을 찾자고 한다.

일에는 하고 싶은 일과 해야만 하는 일, 두 가지이다.
두 가지 일이 일치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러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우선 해야만 하는 일에 일단 달라붙어, 일의 앞 뒤를 우선 나름 익히고,
싫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하다 보면, 일의 리듬이 생기고,
거기서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

해야만 하는 일을 하기 싫은 것은 우리의 본능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게으름이다.
게으름의 속성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게으름을 그대로 두면, 그냥 흐른다.
이 흐름을 막아야 일에서 맛볼 수 있는 행복감을 만날 수 있다.
일의 리듬 속에서.

다른 글들은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pakhanpyo.blogspot.com 에 있다. 최근에는 우리마을대학 홈페이지 블로그에도 글을 올린다. https://www.wmcss.net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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