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아름다운 동행,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한 5가지 조언

우리마을대학 협동조합 2025. 11. 10. 22:06

3년전 오늘 글입니다.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지
(2022년 11월 8일)

지난 주말에는 흥미로운 책을 한 권 읽었다. 책의 원래 제목이 <<30 Lessons for Living>>이었다. 한국 어로 하면, <<삶을 살아가는 30가지 교훈>>쯤 되겠다. 그런데 박여진이 옮긴이고, 출판사 'ORNADO'이다. 문제는 번역서 제목이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인데, 마음에 안 든다. 차라리 부제가 낫다. '전 세계가 주목한 코넬대학교의 인류 유산 프로젝트(Cornell Legacy Project)'. 이것도 너무 거창하다. 그러나 책의 뒷면에 쓰인 "가장 오랫동안, 가장 현명에게 살아온 1000명의 현자가 전하는 인생의 30가지 지혜"가 무슨 책인지 알려 준다. 이 책에서는 노인을 "인생의 현자"라 부른다. 지은이는 코낼 대학교의 칼 피레머(Karl Pillemer)이다.

이 책의 특징은 판에 박힌 교훈이 아니라 현실에 깊이 뿌리박은 생생한 조언과 지혜라는 거다. 5년에 걸쳐 1000명이 넘는 70세 이상의 각계각층 사람들을 대상으로 통찰력 있는 질문과 인터뷰, 그 밖의 여러 사회과학적 도구들을 이용하여 철저한 검증을 거쳐 얻어낸 결과를 이 책에 담았다는 거다. 이 30가지 인생의 지혜는 8만년의 삶, 5만년의 직장생활, 3만년의 결혼 생활을 지켜오면서 얻은 소중한 지혜라는 거다.

이 책의 구성은 8장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우리들의 삶의 영역을 6개-결혼, 직업, 양육, 나이 듦, 후회와 용서 그리고 행복으로 나누고, 각 영역에 5개씩 조언을 한다. 이것은 아마도 우리 각자가 남은 인생에서 현명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삶의 지도'가 될 것이다.

1. 잘 맞는 짝과 살아가는 법: 아름다운 동행,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한 5가지 조언
(1) '끌림'보다는 '공유'를 택하라. 이 말은 가장 핵심적인 가치관과 배경이 비슷하면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거다. 결혼 후 배우자의 태도나 가치관을 바꾸겠다는 생각은 아예 하지마라.
(2) 평생의 친구를 찾아라. 설렘보다는 우정을 믿으라는 거다. 평생 한 사람과 살다 보면, 가슴 두근거리는 열정은 변하기 마련이다. 사랑도 중요하지만, 깊은 우정을 느끼는 사람과 결혼하라.
(3) 상대의 신발을 신어보라. 결혼은 반반 씩 내놓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부부관계가 늘 50 대 50으로 공평해야 한다는 태도는 버려라. 내가 준 만큼 정확히 받을 수 없다. 성공의 비결은 늘 얻는 것보다 더 많이 주려고 서로 노력하는 것이다.
(4) 많이 대화하라. 대화는 두 사람을 이어주는 길이다. 고집 세고 과묵한 것은 관계에 치명적일 수 있다. 오랫동안 부부로 지낸 이들은 모두 수다쟁이다. 최소한 한 사람이라도 말을 많이 한다.
(5) 결혼을 단순히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의 결합으로만 보지 마라. 배우자만이 아니라 약속인 결혼과도 '결혼'한 것이다. 결혼관에 충실하고, 그 개념을 진지하게 생각하라. 당장 필요한 것보다 결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더 큰 것을 얻을 수 있다.

2. 평생 하고 픈 일을 찾아가는 법: 아침을 행복하게 맞는 기술로 만족스러운 직업을 찾기 위한 5가지 조언
(1) 내적인 보상을 주는 직업을 찾아라. 사람들이 직업을 고를 때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는 수입만 고려하는 것이다. 일에 대한 목표의식, 소명과 열정, 즐거움이 월급보다 훨씬 크고 중요하다. 한 마디로 즐거움이 최고의 보상이다.
(2) 쉽게 포기하지 마라. 고통 없는 달콤함은 없다. 평생 해야 할 일이다. 좋아하는 일을 찾는 비결은 끈기이다. 쉽게 포기하지 마라.
(3) 나쁜 직업도 최대한 활용하라. 싫어하는 일에서도 배운다. 그다지 이상적이지 않은 직업을 갖고 있다 해도 그 경험을 낭비하지 마라. 나쁜 직업에서도 많은 것을 배운다.
(4) 인간관계 전부다. 거울이 아니라, 창밖을 보라.  성공하고 싶다면 인간관계 기술을 연마하라. 고도로 전문적인 분야의 일을 하는 사람이라도 감성지능이 결핍된 사람은 공격받기 쉽다.
(5) 자율성을 추구하라. 소매를 걷어붙이는 건 내 손이다. 얼마나 자율성이 있느냐에 따라 직업 만족도가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추구하라. 그리고 상사의 지시에 지나치게 좌우되지 말고 관심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라.

3. 건강한 아이를 키우는 법: 등을 보고 자라는 아이와 함께 살아가며 양육하는 5가지 조언
(1)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라. 아이들과 시간을 함께 보내기 위해 필요하다면 희생도 감수하라. 계획된 '좋은 시간' 뿐만 아니라, 흘러가는 소소한 일상을 함께 하는 것이 부모와 자녀를 더 가깝게 만든다.
(2) 깨물면 유독 아픈 손가락, 드러내지는 마라. 자녀가 둘 이상이라면 그중 편애하는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라. 하지만 절대로 아이들이 그 사실을 알아서는 안 된다.
(3) 몸의 멍은 지워지지만, 가슴의 멍은 평생 남는다. 훈육은 애정 어린 방식, 존중하는 마음으로 해야 한다. 체벌은 무조건 안 된다. 매를 아끼면 친구가 된다.
(4) 무슨 수를 써서라도 관계의 균열만은 피하라.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자녀와의 관계에 돌이킬 수 없는 금이 가는 것만은 막아라. 설령 부모가 양보하더라도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 쪼개진 바위는 다시 붙지 않는다.
(5) 자녀와의 관계는 '평생의 관점'에서 보라. 자녀가 독립해서 집을 떠난 후에도 부모자식 관계는 지속된다. 아이들이 어릴 때 내린 결정이 나머지 절반의 인생에서 자녀와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아이는 자라고 부모는 늙는다.

나머지 4. 지는 해를 즐기는 법: 하강의 미학, 즉 내려가는 기술로 두려움 없이 나이 들기 위한 5가지 조언과 5. '그랬어야 했는데"에서 벗어나는 법: 후회 없는 삶을 사는 기술 아니 후회할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한 5가지 조언 그리고 6. 나머지 인생을 헤아리는 법: 행복을 선택하며 인생의 현자처럼 살기 위한 5가지 조언은 내일로 넘긴다.

이렇게 보면, 사람이 복잡한 것 같지만, 오늘 아침 공유하는 시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어떤 풍경"으로 살면 되지 않을까? 반칠환 시인이 소개하는 시는 믿고 읽는다. 내 취향이다. 그리고 그의 덧붙임은 시도 더 아름다울 때가 많다. "서로 같은 줄 알고 사랑에 빠졌다가, 서로 달라서 다투곤 하죠.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알게 되죠. 서로 달라서 나와 당신이라는 걸. 천년 동안 저 건너 눈길 주고, 만년 동안 속 울음 울다니 강산의 연애는 아픔이 길기도 하군요. 산에 대한 별 같은 기대와 강물에 대한 꽃 같은 바람을 떨궈버리자 둘은 비로소 풍경이 되었군요. 내가 넘지 못해서 높은 당신, 당신이 건너지 못해서 깊은 나를 알게 되었군요. 당신이 높이를 허물고, 내가 깊이를 메워서 하나가 되면 아득한 사막이 되는 걸 아셨군요. 높이가 곧 깊이인 걸 알고, 산은 더 우뚝하고 강물은 더 깊게 굽이치는군요."(반칠환) 오늘 아침 사진은 지난 토요일에 만난 우리 동네 어린아이 남매이다. 같이 '버섯 따기' 체험을 떠나기 전에, 내가 부탁해서 찍은 사진이다.

어떤 풍경/이진흥

당신이 산이라면 나는 강, 나는 당신을 넘지 못하고 당신은 나를 건너지 못합니다. 천년을 내게 발을 담근 채 당신은 저 건너에만 눈길을 두고, 만년을 당신 휩싸고 돌며 나는 속으로만 울음 삭였습니다. 그렇게 세월 지나 당신의 능선 위로 별빛 기울고 나의 물결 위로 꽃잎 떨어져 당신은 죽고 나도 죽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의 주검 돌아보니 산은 첨벙첨벙 강 속으로 들어가고 강은 찰랑찰랑 산의 허리 감싸 안고 흘러갑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슬픔도 그리움도 모두 잊어버리고 푸른 하늘 너울너울 날아다니는 새들 바라보며 골짜기에 보얗게 안개 피워 올리는 그런 풍경이 되었습니다.

다른 글들은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pakhanpyo.blogspot.com 에 있다. 최근에는 우리마을대학 홈페이지 블로그에도 글을 올린다. https://www.wmcss.net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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