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나 만나 인연을 맺고 괴로워 할 필요가 없다.
4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기
(2021년 9월 30일)
지금 우리는 조던 B. 피터슨의 <<12가지 인생의 법칙(12 rules for life)>>중 세 번째인 "자기 자신에게 최고의 모습을 기대하는 사람만 만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아무나 만나 인연을 맺고 괴로워 할 필요가 없다. "인생은 작은 오해와 인연을 맺거나 풀어가는 일이라는 말이 있다. 다만, 인생이라는 강은 단번에 건너뛸 수 없다. 사귐도 그렇다. 크고 작은 돌을 내려놓고 그것을 하나씩 밟아 가며 이쪽에서 저쪽으로 차근차근 건너 가야 한다. 삶과 사람 앞에서 디딜 곳이 없다고 조급할 이유가 없다. 어차피 인생과 관계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쌓는 것이다. "(<< 말의 품격 >>)
예를 들어 본다. 팀원들이 목표를 향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탁월한 팀을 맡고 있는 리더가 있다고 해 보자. 팀원들은 하나같이 똑똑하고 창의적이고 단결력까지 강하다. 그런데 또 다른 팀에 조직에 적응하지 못하고 실적도 형편없는 팀원이 있다. 리더는 그 문제의 팀원이 탁월한 팀에서 일하다 보면 다른 팀원들의 영향을 받아 나아지리라 생각하고 그 팀원을 탁월한 팀으로 이동시킨다. 어떤 결과 일어날까?
결과는 오히려 팀 전체의 수준이 떨어진다고 것이다. 새로 들어온 팀원은 냉소적이고 오만하며 신경증적인 성향을 버리지 못한다. 습관적으로 불평을 늘어놓고 책임을 떠넘기며 그나마 맡은 일도 제대로 하지 않는다. 중요한 회의에도 제대로 참석하지 않고, 회의 때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의 잦은 실수로 일의 진행이 늦어지고, 다른 팀원이 그의 업무까지 해야 하는 경우도 많이 생긴다. 그러면 열심히 일하는 팀원들에게 불만이 쌓이기 시작한다. 학교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고 한다. 교사가 문제 아동을 비교적 착한 소년들 모임에 억지로 끼워 넣으면 모임의 안정성이 크게 떨어지고 비행 발생 비율이 올라간다는 것이다. 언제나 추락은 상승보다 훨씬 빠르고 쉽기 때문이다.
삶의 무게도 감당하기보다 피하는 것이 훨씬 쉽다. 우리가 인생에 도움이 안되는 사람들과 인연을 맺는 것도, 그게 쉬운 길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더 쉬운 길로 가자. 앞뒤 생각할 것 없이 현재를 즐기자. 서로 아무것도 요구하지 말자. 그렇게 하면 아무 생각 없이 인생을 낭비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현재를 위해 미래를 희생하기로 하고 만나는 거다. 누군가를 도우려면 그 사람이 왜 곤경에 빠졌는지를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이런 저런 이유로 사건이 터졌는데 피해자에게는 어떤 책임도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과거에 벌어진 사건 뿐만 아니라 현재와 미래애도 그 피해자가 주체적인 인간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누군가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거부한다면, 그 이유는 그 길이 어렵기 때문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어려운 것을 하기 싫어한다. 가 보지 않은 길이기에 더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막상 해 보면 어렵지 않을 수도 있다. 나쁜 짓은 쉽다. 실패도 쉽다. 삶의 무게를 외면하는 것은 더 쉽다. 생각하지 않고, 행동하지 않고, 당장의 싸구려 쾌락에 빠지는 것도 쉬운 선택이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이 진정으로 변하지 않으면 어차피 파멸은 다가온다.
성공은 누구에게나 어렵다. 바르게 산다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실패는 쉽다. 나쁜 습관을 기르면 된다. 그리고 허송세월 하며 복권 당첨을 기다리면 된다. 온갖 나쁜 습관으로 무장하고 시간을 죽이는 사람들의 운명은 뻔하다. 이런 사람을 도우려고 만날 필요는 없다. 도움을 구하는 사람이 개선을 원하지 않을 때는 치유적 관계를 시작하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가 진정으로 변화를 원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너 나아지겠다는 본인의 의지가 필수 조건이라는 말이다. 스스로 변하려는 의지가 없는 사람을 돕는다는 것은 한마디로 시간 낭비이다.
왜 그런 사람을 친구로 계속 두는가? 대다수가 '의리' 때문이라고 말한다. 의리는 우직함과는 다르다. 의리를 지킨다는 것은 상대방을 공정하고 정직하게 대하겠다는 약속이다. 우정은 상호 합의이다. 하지만 도덕적으로 세상을 더 나쁘게 만들려는 사람을 지지할 의무는 없다. 오히려 도와주는 것이 그릇된 선택이다. 세상을 더 좋게 만들어 가려는 사람을 곁에 두어야 한다. 우리에게 유익한 사람하고만 관계를 맺는 것은 이기적인 행위가 아니라 바람직한 행위이다. 우리는 그들 덕분에 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고, 그들도 상장하는 우리를 보고 좋은 영향을 받을 것이다. 이런 것이 건강하고 이상적인 인관관계이다.
그런 사람들이 곁에 있으면 함부로 행동하기 어려워진다. 자신이 냉소적이고 파괴적인 모습을 보일 때 그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선택을 하면 힘을 보태줄 것이고, 그렇지 않을 때는 등을 돌릴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사소한 선택이라도 신중하게 결정하고, 소임과 책임을 완수하기 위해 각오를 다질 것이다.
위대한 결과는 운명을 건 도전에서 나오고, 모든 영웅은 심판의 순간에 탄생한다. 조각품 <다비드상>을 공유한다.
미켈란젤로의 대리석 작품 <다비드상>이다. 아무도 감히 싸우려 하지 않는 거인 골리앗에 맞서 작은 돌매이를 쥐고 결의 찬 눈빛으로 서 있는 <다비드상>은 우리에게 이렇게 외친다는 것을 이제 알았다. "너는 지금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 우리가, 다비드처럼, 불가능해 보이는 원대한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 현재의 부족함과 미래의 가능성이 동시에 드러난다.
다비드의 형제들처럼 많은 사람들은 혼란에 빠질 것이다. 다비드가 그들의 냉소주의와 게으름이 정당화될 수 없다는 걸 증명하였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삶이 망가진 이유가 세상의 잘못 때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삶의 무게를 감당하기 싫은 자신들의 잘못이라는 점을 그들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선하고 건강한 사람들과 힘께 지내는 일이 쉬울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문제 많고 질 나쁜 사람들과 지내는 것보다 더 어렵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들과 가까이 지내려면 강인한 의지와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겸손해야 하고, 용기가 있어야 한다. 모든 걸 스스로 판단해야 하고, 조건 없는 동정과 연미도 경계해야 한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최고의 모습을 기대하는 사람과 만나'는 것이다.
오늘이 9월의 마지막 날이다. 이어지는 10월에도 조던 B. 피터슨의 <<12가지 인생의 법칙(12 rules for life)>> 이야기를 계속 할 생각이다. 그래 나름의 인생 룰(rule)를 잘 정해 남은 삶을 좀 더 아름답게, 즐겁고, 행복하게 만들어 갈 생각이다. 오늘 시는 <버킷 리스트>이다. 버킷 리스트(Bucket List)는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것들을 적은 목록이다. 옛날에 죄수 목에 올가미를 두르고 양동이(bucket)를 걷어차고 교수형을 집행한 것에서 유래했다.
버킷 리스트/최다원
작업실로 쓰던 나의 작은 우주는
이제 코로나이후 강의를 못 나가는 관계로 교실로 꾸몄다
서둘러 책상을 사고 깔개를 깔고
화분을 정리하고 청소를 깔끔히 하고
문설주를 닦은 다음 허리를 펴고 살며시 피어난 미소를 바르니
분위기 아늑한 교실이 됐다
이제 공부하는 회원들이 가득 넘치길 기원한다.
이곳에서 서예를 하고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고 서로의 마음을 나눌 사랑방이 될 것이다
같은 길을 함께 가는 동행의 여정
이 여정은 멀고 험해도 함께 가는 길은
양옆으로 꽃이 피어날 것이고 새들이 지저귈 것이며
야생화가 만발하여 향기로울 것이다
벌들과 나비들은 우릴 반기며
근면히 꿀을 따고 분주히 날개 짖을 할 것이다
한발 한발 내딛어 가는 예술가의 길은
달콤하지만 쓰고 고속도로 같지만 비포장으로 울퉁불퉁
험하고 흔들리어 힘도 들고 고생스러워도
도착하면 드넓은 푸른 초원에 가득 마가렛이 피어
하얗고 순결한 미소를 보내올지도 모를 일이다
천국 같은 곳 행복이 피어나는 곳
이 길은 우리 생애에 꼭 가봐야 할
버킷 리스트이기에
내일부턴 10월이다. 본격적으로 가을이 시작될 것이다. 나는 이 때쯤 되면 늘 다짐하는 것이 있다. 나무의 지혜 말이다. 이제 나무들은 겨울 준비를 할 것이다. 단풍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나무들은 나뭇잎을 떨굴 것이다. 나무의 겨울나기는 먹을 것을 극한까지 비축해 견디는 동물의 그것과 정반대로 이루어진다. 즉 축적은 나무의 생존 방식이 아닌 것이다. 나무는 축적하는 것이 아니라 비우고 버리는 것으로 혹독한 겨울 준비를 마친다. 비우고 덜어내는 건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10월이 시작되면 채우는 것이 아니라 비우는 것으로 자신을 온건히 지키는 나무의 지혜를 살펴 보리라.
"버려야 할 것이/무엇인가 아는 순간부터/나무가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제 삶의 이유였던 것/제 몸의 전부였던 것/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방하착/제가 키워온/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제 몸 하나씩 내려놓으면서/가장 황홀한 빛깔로/우리도 물이 드는 날"(도종환, <단풍 드는 날>)들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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